- ● 059 내가 원하는 것2021년 03월 13일 07시 33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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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었지만.......지금, 난 레티시아 일행과 점심식사를 먹고 있다.
그것도 모습을 빌린 에리비라의 옆에서.
.......솔직히, 몸둘 바를 모르겠다.
에리비라가 머리를 풀게 된 건 최근이어서, 실수로 예전의 머리를 땋았을 때의 모습을 의태버렸지만.....
이렇게 나란히 서 보니, 제대로 지금 상태를 의태하지 않은 일이 부끄러워진다.
지금이라면 머리를 풀어도 되지만, 그 타이밍을 잡을 수 없다.
"하지만, 모습을 빌렸는데....."
"전 신경쓰지 않아요."
에리비아는 그렇게 말했지만......이런 불완전한 의태를 신경쓰지 않다니 믿을 수 없다.
"그, 그런가요, 모두 싫어할 텐데요."
"뭐, 그건 어쩔 수 없잖아?"
"그렇슴다."
"응~"
꼬리를 가진 일족들이 서로에게 끄덕인다.
그렇다는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은 똑같이 의태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일부를 다르게 해도 다툼의 원인이 된다.
지금의 의태도 제대로 똑같이 하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레티시아는 눈에 띄는 존재여서, 이렇게 점심 자리에 불린 나는 학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분명하게 흘끗 보고 있어서.....사실은 제대로 똑같이 의태할 수 있다고 외치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레티시아는 어째서 이렇게나 소문이 자자한 걸까?
3년 연상이고, 제 1기생의 하얀 리본을 달고 있는 점을 빼면, 외모가 유난히 뛰어나다는 것도 아니다.
물론 미인인 편이긴 하지만, 그렇게 수려한 미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터인데.
학교 안에서는 상위에 들어가지만......어쨌든 외모의 아름다움으로는 발군인 엘프족이나, 화사한 자가 많은 아인들과 나란히 보면 인간인 것 만으로도 수수해지는 인상.
그런데도 눈길을 끈다.
이유가 외모가 아니라면 우아한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도 아니다.
도회지 출신이 아닌 탓인지, 미개하다고도 생각될 법한 대담한 행동을 한다.
언젠가 사교계에 나가게 될 소녀들은 조용하고 정숙하게 걷도록 교육받는다.
그런데 그녀는 호쾌하게, 또는 즐겁게 뜀뛰는 것처럼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걷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째선지 귀엽다고 한다.
식사를 봐도, 숙녀는 작은 새처럼 소식을 해야 한다고 배운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대로 먹고는 있지만, 여자아이들만 있는 교실에서도 많이 먹는 건 조금 칠칠맞은 일로 생각되어왔다.
요리는 작은 그릇에 떠서 조금 남기는 게 좋다.
라고 일컬어지고 있지만, 레티시아는 듬뿍 떠가서 깨끗이 다 먹는다.
때로는 리필도 한다.
리필이라니, 그녀가 복학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낫토가 미용에 좋다고 그녀가 가르쳐주자 그게 허용되었다.
아름답게 되는 일은, 귀족계급인 소녀의 의무같은 것이다.
그래서 미용에 좋다는 핑계로 리필이 허용되었다.
거기서부터 조금씩 허물어져갔다.
모두 방으로 돌아가서 몰래 먹는 걸 그만두고, 갓 나온 음식을 먹게 되었다.
그 편이 맛있는 다는 것은, 인간으로 의태해서 먹어보면 안다.
식사에 관해서, 레티시아가 혁명을 일으킨 것은 먹는 양 뿐만이 아니다.
먹는 일을 즐기는 것도 터부시되어왔다.
숙녀가 좋아해도 되는 것은, 단맛의 차나 예쁜 과자나 과일 뿐.
편견에 가득찬 강요였지만 그녀들은 그걸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레티시아는!
생글생글 웃으며 맛있다는 듯 먹는 것이다.
지금도 아무것도 안 들어간 파이를, 이 이상의 진미는 없는 것처럼 미소지으면서 묵묵히 먹고 있다.
그렇게나 맛있나 하며 나도 그대로 먹어보지만......단순한 파이다.
"미안해요. 저도 모습을 빌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관찰한 사람이 아니면 제대로 의태할 수 없어서요."
그래서 관찰이 끝난 지금이라면, 제대로 의태할 수 있지요!
"그렇구나~ 그래서 동급생의 모습을 빌리는 거네요."
"예..... 누구도 따라하지 않고 의태하는 건 정말 어렵단 말이에요."
"그건, 하지 못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네요?"
쑤욱 하고, 레티시아가 몸을 기울였다.
어? 뭐지?
"예. 하지만, 아무래도 이상해지고 말아서요."
"그럼, 지금의 에리비라의 모습인 채로, 글로리아의 귀를 달 수는 없나요?"
"으음, 으음."
들은 대로 해봤지만, 이건 역시 어렵다.
인간과 꼬리인들은 몸의 구조가 틀리기 때문이다.
관찰과 설계를 제대로 한다면 다르겠지만, 이렇게 급하게는.....생각대로 제대로 되지 않아서, 부끄러운 모습이 되어버렸다.
"음~ 그냥 달아버리는 것만으로는 이상해지네요."
"예~ 부모는 자신만의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지만, 전 아직 못해서요.....여러분께 민폐를 끼치고 있답니다아."
"자신만의 인간인가요. 만들어진다면 좋겠네요."
"예~"
정말이지.
나만의 모습이 있다면......
모두가 꺼려하는 일도 줄어들 거다.
그리고 귀여운 모습이라면 생존률도 오른다.
슬라임이라고 하는 마법에 약한 몸으로 마법사가 지배하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귀여움이라는 무기를 유효하게 쓸 수 밖에 없다.
귀여운 외견에다가 몸에 스며든 귀여운 몸짓과 어조.
그것들이 날 구해줄.....터.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본의는 아니지만 귀엽게 아양을 떨며 살아남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게 스며든 귀여움은 부모 세대의 귀여움이어서 시대에 안 맞는다.
새로운, 지금의 귀여움을 배워야만 한다.
그래서......
"마리온, 협력할게요!"
"예에?"
"마리온이 자신만의 인간의 모습을 만들도록, 제가 협력할게요!"
"괘, 괜찮은가요!?"
"네, 가능한 일이라면 뭐든지!"
그래서, 난 그 말에 동의하였다.
자신만의 모습을 원하는 건 정말이다.
하지만, 정말로 원하는 건 레티시아가 갖고 있는 '귀여움' 이다.
난 그걸 원한다.
살아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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