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58 귀여운 사람2021년 03월 12일 18시 30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99/
슬라임의 모습을 인간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이유없이 아인을 싫어하는 인간은 많다.
거기다 사고형 슬라임은 아인의 카테도리에서도 떨어진 존재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꺼려지는 일도 있다.
적어도, 내가 말했다면 괜찮았다.
난 그럴 셈이 아니었지만 그녀가 속았다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이러면, 싫어하게 될 거야!
날 구해줬었는데!
......물론, 짓눌릴 일은 전혀 없었지만.
그럼, 날 싫어하게 되어도 딱히 상관없지 않아?
레티시아의 마법은 공격적이 아니니까, 두렵지 않고.
그런데도.......
"꺄아!"
레티시아가 자세를 바로하며, 날 보는 순간 작은 비명을 질렀다.
"하와와와와! 죄송해요, 죄송해요! 보통 의태가 풀리는 일은 없는데! 하와와와."
싫어할 거다.
싫어하게 되었다.
영문 모를 절망감에 휩싸였지만, 입에서 나온 건 얼빠진 변명이다.
"마리온은 슬라임이에요. 의태하지 않으면 불편하지만, 항상 같은 사람으로 의태하면 혼란스럽기 때문에 날마다 다른 사람으로 의태하고 있어요."
에리비아의 설명이 들리지 않는 건지, 레티시아는 입을 떡 벌린 표정으로 날 응시한다.
그 표정이 혐오로 가득 차는 걸 보고 싶지 않다.
눈을 감으려 해도 슬라임의 몸에는 눈같은 기관은 없다.
시각에 해당하는 정보를 몸의 표면에서 읽어들인다.
부정할 수 없이 들어오는 정보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표정이 변한다.
빨려들 것 같은 분위기가, 목소리가 되어 터져나온다.
"귀, 귀여워!!"
"에엥?"
예?
예상 외의 말이 나왔다.
어떤 매도의 말을 들어도 받아들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귀여워?
하필이면 그 단어라니!?
혹시 괴롭힘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레티시아의 표정은 정말로 매우 기쁜 모양이었다.
날 끌어안으려는 듯, 재빠르게 뻗은 몸이 뚝 멈췄다.
"마, 마리온, 만져도 될까요?"
"히익!?"
허가?
허가를 받는 거야?
슬라임을 만지는 데?
"아우......괜, 찮은데요......"
"고마워요!"
탐색하는 듯한 손길로 살짝 건드려본다.
어차피 슬라임이니, 아무리 난폭하게 다루어도 괜찮다고......알고는 있을 터인데.
잘 부서지는 물건처럼.
아니, 평범한 여자애를 만지는 것처럼.
"안아봐도 괜찮을까요?"
"히엑!? 끌어안다니요!?"
"안 될까요?"
약간 곤란한 모습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하는 부탁.
......귀엽다.
이 몸짓이 귀엽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기호로서 판에 박힌 귀여움이고......
이게 나에게 향할 때에,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본 일도 없었다.
"......괜찮.....은데요."
"고마워요!"
확 변하는 미소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다고 생각해버린다
이 사람은, 귀엽다.
나처럼 계산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귀엽다.
"귀엽네요."
레티시아는 날 가슴에 끌어안고, 몇 번이나 쓰다듬는다.
그녀의 가슴 속은 따스하고 부드러웠고, 매만지는 손은 기분좋아서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우후후. 포동포동하네. 귀여워."
"새언니, 괜찮으신가요!?"
"뭐가?"
"그, 슬라임을 만지면 녹아버린다고 들었는데요."
글로리아와 에리비라는, 불안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것이 보통의 반응이다.
"녹아버려?"
"괘괘, 괜찮아요!!"
나는 사고형 슬라임이라서, 녹일 것은 스스로 정한다.
그렇지 안 하면 슬라임으로 있을 때, 바닥에 떨어진 유기물 쓰레기나 벌레의 사체 등도 무의식적으로 먹어버리게 된다......절대로 싫고, 그런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건 더욱 싫다!
"가, 강화시켰어요. 표면은 녹지 않아요!"
"그럼, 강화하지 않으면 녹나요?"
"녹지 않아요! 녹기는 해도, 녹지 않아요! 살아있는 건 힘이 강해서 녹일 수 없어요!"
......그래서 사고능력이 없는 슬라임은, 일단 삼켜서 내부에서 질식시킨 후에 천천히 녹이는 것이지만, 그건 말하지 않기로 하자.
내가 설명하는 사이에도, 레티시아는 계속 날 매만지고 있다.
으........역시 불안하니, 일단 주의는 해두자.
"슬라임은 섣불리 만지지 않는 편이 좋아요. 전 표면의 강화를 해두었지만, 사고능력이 없는 슬라임은 닿은 것을 뭐든지 녹이려고 드니까요."
"어머, 신경쓸게요. 하지만, 그거라면 마리온을 만지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네요."
"그렇긴 하지만, 슬라임 따위는 굳이 많지지 않아도."
"에엥~? 만지고 싶은데요. 이렇게나 귀여운걸요."
"으, 으, 으~"
귀엽다고 들으면,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의태하고 있을 때 귀엽다고 듣는건, 기쁘다.
배웠던 귀여움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다는 말이니까.
하지만, 슬라임 때에 귀엽다고 들으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날 도와준 것은, 시간이었다.
수업의 시작이 다가오자,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가버렸다.
에리비라의 모습이 된 나는, 평소대로 조용히 수업을 들을 준비를 했다.
그러고 보니, 인간에게 안겨져서 매만져지는 일은.......처음, 이었구나.
뭐, 저 사람도 만족했을 테니, 이제 내게 상관하려하지는 않겠지.
분명......
728x90'연애(판타지) > 백합 남자는 이세계 전이되어, 마법학원의 사랑받는 언니가 되어버립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0 상냥한 사람 (0) 2021.03.22 ● 059 내가 원하는 것 (0) 2021.03.13 ●057 끝이면서 시작 (0) 2021.03.12 ● <마리온의 장> 056 나는 마리온 (0) 2021.03.12 055 장보기・END (0) 2021.03.12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