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46 엘레노아는 마망
    2021년 03월 22일 12시 15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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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47/

     

     

     

     나는 옥좌에 앉아서, 계단 밑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세 명은 계단 밑에 꿇어앉고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나의 호위로서 사이노스와 세디아가 남았고, 그 밖의 다른 길드멤버는 성의 건축재료를 만들기 위해 자리를 벗어났다.

     

     참고로, 내 옆에는 엘레노아가 서 있지만 무서워서 쳐다보지 않고 있다.

     

     "자, 세 사람에겐 일부 동료들을 소개하고, 해줄 일과 관련된 일을 배우도록 할까."

     

     내가 그리 말하자, 단이 고개를 들었다.

     

     "예. 가능하다면 렌 님의 호위를 하고 싶습니다만......"

     

     단이 그렇게 말하고서, 알현실에 남아있던 사이노스와 세디아, 그리고 내 옆에 선 엘레노아를 보았다.

     

     "렌 님을 지키는 방패 대신으로 삼아도 좋으니 데려가주시지 않겠습니까."

     

     "흐음...그렇다면, 당분간 하인으로서 고용하겠지만, 만일 사이노스의 일격을 막아낸다면 호위로 데려가겠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사이노스는 갑자기 웃으면서 날 올려다보았다.

     

     "경, 봐주지 않을 것인데 괜찮겠소?"

     

     "봐주지 않아도 좋지만, 실제로 베지는 마."

     

     사이노스의 확인에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우리의 대화를 들은 단이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단의 대답에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에라와 셰리를 보았다.

     

     "미에라는 주방에서 일하도록. 자세한 일은 메이드들한테 물어보고. 셰리는 우리 마도사 중 하나인 윌비에게서 마법을 배움과 동시에, 메이드들과 함께 성의 유지를 담당해."

     

     "예!"

     

     "잘 부탁드려요."

     

     두 사람은 나의 말에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라드 촌락 옆에 만든 성이 완성되면 저쪽 성으로 이동해서, 이 지아이성을 다른 나라가 위치를 알 수 없도록 비밀로 해두겠다."

     

     나는 그렇게 고하고서 옥좌에서 일어섰다.

     

     "자, 어제는 목욕탕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욕탕에 들어가야겠어. 사이노스, 단을 대욕탕으로 안내해 줘. 세디아는 미에라와 셰리를 노천탕으로 데리고 가줘."

     

     "저, 저희들도 목욕탕에 들어가는 겁니까?"

     

     나의 지시를 들은 단이 당황한 기색으로 내게 그렇게 물어보았다.

     

     "땀에 젖으면 기분 나쁘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단 부녀는 절규하며 굳어버렸다.

     

     자주 굳어버리는 자들이다.

     

     쓴웃음을 지으며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 엘레노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입을 열었다.

     

     "자, 사이노스, 세디아. 세 사람을 데리고 가세요. 전 주인님을 시중들겠어요."

     

     냉랭한 목소리가 엘레노아의 입에서 나오자, 사이노스와 세디아는 재빠른 움직임으로 단 부녀를 데리고 떠나고 말았다.

     

     어이, 너희들 왜 한번도 이쪽을 돌아보지 않고......

     

     "주인님."

     

     "....네."

     

     엘레노아의 얼굴을 훔쳐보자, 엘레노아는 눈에 눈물을 그렁거리며 날 노려보고 있었다.

     

     "....걱정했어요."

     

     "....네."

     

     "다음부터는, 외박할 경우에 누군가에게 연락하세요."

     

     "...네."

     

     "그리고, 누군가를 데리고 올 거라면 그것도 연락하세요."

     

     "...네."

     

     "주인님이 안 계신 밤은, 조금 쓸쓸하답니다."

     

     "....네?"

     

     "연락을 못할 경우엔 밤 8시 전까지는 반드시 돌아오세요."

     

     "통금!?"

     

     내가 놀라서 소리내자, 엘레노아는 심술궂은 표정으로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안심했지만, 왠지 어머니한테 혼나는 기분이었다.

     

     딱 하나 애인처럼 토라진 대사가 있던 기분도 들었지만.

     

     

     

     

     "뭐, 뭐뭐, 뭔가요 여기는!?"

     

     하늘에 소녀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셰리였다.

     

     평소엔 묶고 있는 푸른 머리를 풀어 내린 셰리는, 옷을 전부 벗고 타월로 몸을 가린 상태다.

     

     결코 셰리가 특이하기 때문이 아니라, 셰리가 서 있는 장소가 지아이성의 옥상 서쪽에 지어서 전망이 좋은 노천탕이기 때문이다.

     

     "...대, 대단해. 상식이 허물어지겠네요."

     

     그 뒤에서 미에라가 나타나서 셰리보다 자세한 감상을 늘어놓았다.

     

     미에라도 셰리와 마찬가지로 타월로 몸을 가리며 걷고 있다.

     

     "대장이 진심으로 만든 목욕탕이니까. 이것 외에도 실내 대욕탕과 지하의 리조트형 목욕탕도 있어. 신경쓰이면 나중에 목욕탕 입구 앞에다가 팻말을 놓고 나서 들어가."

     

     거기에, 조금 까무잡잡한 피부를 한 장신의 미녀가 나타났다. 다크엘프인 세디아다.

     

     세디아는 몸을 가리는 행동 없이, 커다란 가슴을 흔들며 당당하게 서 있었다.

     

     "자, 몸에 더운물을 끼얹어. 제대로 몸을 씻고 난 후에 탕 속에 들어가도록 해. 씻지 않은 몸으로 탕 속에 들어가면, 오늘의 목욕탕 청소당번이 불쌍하니 말야. 어쩔래? 몸 씻을래?"

     

     "어, 아, 저기....아, 씻을게요."

     

     "자, 여기서 몸을 씻는 거야. 저 물탱크에 물이 들어있어서 꼭지를 비틀면 물이 나와. 반대쪽 물탱크에는 뜨거운 물이 들어있어서, 이쪽의 꼭지에선 뜨거운 물이 나와."

     

     세디아는 20명 분량의 거울이 달린 샤워장에 두 사람을 안내하고서, 두 사람을 돌아보며 그렇게 설명했다.

     

     "세, 세상에....정말 예쁜 거울..."

     

     미에라가 거울을 보며 경악에 휩싸인 와중에, 셰리는 세디아가 말했던 물탱크로 눈을 돌렸다.

     

     "저 물탱크, 어디에서 더운 물이 나오는 건가요? 무슨 원리로..."

     

     "글쎄, 모르겠어. 대장이 성을 만들 때에도 그랬지만, 노천탕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새 만들어졌으니 말야. 가끔 대장을 전혀 만나지 못한 날이 있었는데 그 때 만들었던 걸까."

     

     셰리의 질문에, 세디아는 샤워장 한 쪽에 앉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셰리는 눈을 부릅뜬 채로 놀라며 노천탕을 둘러보았다.

     

     "이, 이런 것을 혼자서, 말인가요? 그럴 수가....."

     

     "대장이니깐. 이 성을 만들 때부터 이상하게 컬러드래곤을 사냥해왔으니까, 어쩌면 드래곤의 소재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네."

     

     "드, 드래곤을요? 사냥하다니, 그렇게 간단히는....."

     

     "대장하고, 조금 전에 있던 금발머리인 엘레노아 둘이라면 어떤 드래곤도 사냥할 수 있어. 난 대형 몬스터가 그다지 전문이 아니라서, 내 경우라면 누군가 한 명을 더 데려갔을지도 모르겠네."

     

     세디아가 잡담하는 듯한 분위기로 그렇게 말하자, 셰리는 메마른 미소를 지으며 줄곧 서 있었다.

     

     "하, 하하....정말로, 신의 대행자님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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