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40 삐땅
    2021년 03월 10일 17시 20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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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41/

     

     

     

     와란에서는 '수확제' 의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오늘 개최된 와란 평의회에 걸린 의제는 '수확제의 스케줄 확인과, 각 길드와 주민조합의 역할분담에 대해' 였다.

     

     그런데 이번 평의회에서는 새롭게 다음 항목이 의결되었다.

     

     마을 안의 남성전용 목욕탕 '주인님의 은신처' 와, 교외에 있는 여성전용 목욕탕 '백합의 정원' 은 부대시설도 포함하여 낮 동안은 영업을 쉬도록 한다.

     그 대신 일몰에서 아침까지의 영업을 인정한다.

     

     낮에 영업을 쉬게 되는 대신, 남성전용 목욕탕의 경영자인 상인길드와 여성전용 목욕탕의 소유자인 와란의 보석상자에게는 비과세인 노점을 광장에 하나씩 여는 것을 허가한다.

     

     이것은 낮에 노점, 밤에는 목욕탕의 부대시설로 관광객한테서 하루종일 돈을 뜯어내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또한 이번에는 공방길드가 고급 화장실과 고급 샤워룸의 전시를 겸하여, 각 숙소마다 유료 화장실과 유료 샤워룸을 설치하는 것이 인정되었다.

     

     목욕탕을 쉬는 것과 맞바꾸어 노점을 허가받은 것이 석연치 않았던 에리스였지만, 의회에서의 발언권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의원들이 즐거워보였기 때문에 '뭐 상관없나' 라며 납득하였다.

     

     

     

     그런데, 전에 미궁에서 데려온 메탈이터인 삐땅은 기본적으로 '잠꾸러기' 다.

     지금도 후라우가 준비한 바구니 안에서 타월에 휩싸여 취침 중.

     "삐땅도 마수니까. 원래 식사는 필요없을지도 몰라요."

     이건 후라우의 분석이었다.

     아마 금속을 먹는 것도, 식사가 아닌 마수의 본능으로 하는 것으로 추측되었다.

     

     에리스가 삐땅의 비늘을 탁탁 치자, 마수는 둥글게 만 모습에서 몸을 펴며 잠에서 깬다.

     삐땅의 눈이 뜨인 것을 본 에리스가 대거를 꺼내들자, 흥미롭게 그걸 바라보는 삐땅.

     하지만 바라볼 뿐이고, 에리스와 만났을 때처럼 혀를 뻗지는 않는다.

     

     그런데 에리스가 대거를 가리키고 "고~!" 라고 말하자, 삐땅은 순식간에 가느다란 혀를 뻗어서 대거를 휘감아 순식간에 열화시키고 말았다.

     

     열화된 금속의 단단함은 도자기 정도로 내려간다.

     그대로 놔두면 열화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무기같은 경우는 상대와 검을 맞대었을 때, 갑옷이라면 공격을 받았을 때 일방적으로 부숴지게 된다.

     

     에리스가 삐땅에게 가르친 것은, 열화를 목적으로 재빨리 혀를 뻗게 하는 방법이었다.

     어쨌든 그 다음 에리스는 삐땅을 품고서, 레베가 가진 대거를 향해 마찬가지로 지시를 내렸다.

     "고~!"

     삐땅은 지시대로 재빨리 혀를 뻗어서, 대거를 열화시킨 채 즉시 혀를 끌어당겼다.

     이걸 다섯 명 전원이 삐땅을 품은 채 연습해나간다.

     삐땅이 다섯 명 모두의 명령을 따르게 하도록.

     

     메탈이터는 생각한다.

     이 인간들이 품으면 기분좋다.

     

     다섯 명 모두 조금씩 품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

     고운 심장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일도 있는가 하면, 풍만한 것에 감싸이는 일도 있다.

     이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밤에는 따스한 물에 담가준다.

     낮에는 부드러운 천의 안에서 마음껏 잠잘 수 있다.

     불렸을 때에 일어나면 다정하게 쓰다듬어준다.

     손으로 가리킨 걸 혀로 뻗으면 칭찬해준다.

     

     무엇보다 "삐땅" 이라고 불러준다.

     

     이제 차갑고 어두운 미궁 속에서 움츠려있지 않아도 된다.

     혐오의 눈으로 보여지며 무시당하는 일도 없다.

     여긴 천국이다.

     

     삐땅은 자신의 행운을 놓치지 않도록, 그녀들의 명령에 충실히 따르기로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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