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39 가란황국 대관, 두란의 passion2
    2021년 03월 10일 14시 42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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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40/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만."

     

     나는 눈앞에 앉은 남자를 정면으로 노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분명, 렌 경의 말대로라면, 렌 경은 심연의 숲을 개척하고 나라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독립을 위해 움직여준 백작이 렌 경의 나라에 종속되었다니요. 그래서, 백작의 영토를 침공해온 가란 황국군을 괴멸시키겠다는 말입니까?"

     

     "뭐야, 이해할 수 있잖아."

     

     "웃기지 마라!"

     

     무시하는 듯한 가벼운 어조에, 난 무심코 노성을 내며 벌떡 일어났다.

     

     나는 이제야 이 사기꾼의 정체를 눈치채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손님께서 돌아가신다. 바깥으로 내보내."

     

     "잠깐잠깐. 보고는 또 하나 있다."

     

     "...뭡니까?"

     

     "너희들의 군 말인데, 이미 괴멸되었다."

     

     "....뭣?"

     

     나는 렌의 말을 듣고 강한 짜증을 느꼈다.

     

     쓸데없이 사람의 신경을 긁어놓는 이 행동을 보고, 난 이제 이 남자가 미친 놈으로만 보였다.

     

     평소라면 흘려보냈을 도발도, 참을성의 한계에 다다른 나로선 무시할 수 없었다.

     

     "바깥으로 나가십시오. 불경죄로 처벌하겠습니다."

     

     "태평한 녀석이로군. 8만의 병사를 잃었으니 큰일났을 텐데....뭐, 상관없나. 그럼 나가기로 하지."

     

     렌은 빈정섞인 말을 늘어놓고는, 소파에서 일어나 집무실에서 나갔다.

     

     나의 호위병들이 살기등등한 눈으로 노려보며, 팔을 붙잡으려 했지만 슬쩍 지나가서니 나가버렸다.

     

     서둘러 뒤쫓아가는 병사들을 뒤에서 바라보며, 확실히 렌 일행의 움직임이 재빠르다는 건 나로서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이 관리의 저택은 항상 열 명 이상의 능력있는 병사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바깥을 순회하는 경비병도 네 명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이 자리에서 숫자의 힘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내심 그런 생각을 하며, 음습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딱 하나.

     

     렌이, 가란황국의 군의 숫자가 8만이라고 입에 담은 것만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병사에게 둘러싸인 렌의 일행은, 어딘가 긴장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난 그 태도에 눈썹을 찌푸리며, 병사들에게 호령하였다.

     

     "호된 꼴을 맛보여줘라."

     

     내가 그렇게 고하자, 병사들은 일제히 대답하고서 렌 일행을 둘러싸 포위망을 좁혀들었다.

     

     병사들은 모두 검을 뽑아서 손에 들고 있었는데, 렌은 태연하게 뭔가를 말했다.

     

     다음 순간, 개의 수인같은 남자가 자취를 감췄다.

     

     뭐가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남자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했더니 흙먼지가 자욱하게 됨과 동시에 주위를 둘러싼 병사들이 지면에 쓰러졌다.

     

     나는 무슨 마술이라도 사용한 건가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면서 장기인 대지계 마술의 영창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의 목에 차가운 금속이 닿자 난 영창을 중단하고 입을 닫았다.

     

     "경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다면 놀랄 틈도 없이 몸이 두 쪽 날 것이오."

     

     맑고 낮으며 침착한 남자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미안하군. 원래 당신의 예상이 맞았다면, 평화에 젖은 비리아즈 백작의 영토는 당신 것이 되었겠지. 하지만, 이제부터 저곳은 내 나라의 일부가 된다."

     

     "지, 진심으로 말하는 겁니까...두 나라에 인접하고, 등 뒤에는 심연의 숲...새로운 나라를 세우기엔 결코 좋은 입지라고 생각할 수 없지 않습니까?"

     

     내가 힘들여 반론하자, 렌은 코웃음을 치고 옆에 선 소년에게 얼굴을 향했다.

     

     "미안하지만, 한번 저쪽에 갔다가 날아와 줘."

     

     "뭐어!? 그럴 거면 처음부터 날아오면 좋았잖아!"

     

     "마을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아마 괜찮을 테니, 어서."

     

     "나만 부끄럽다고....하아."

     

     소년은 싫증이 난 얼굴로 렌에게 불만을 말하고서는, 귀찮다는 듯 가볍게 무릎을 굽혔다.

     

     "플라이."

     

     그리고 뭔가를 한마디 중얼거리더니, 소년은 가볍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세, 세상, 에. 비, 비약마술을, 영창도 없이...!"

     

     그러고 보니, 저 소년의 눈은 붉어보였던 느낌이 들었는데....

     

     내가 당혹해하며 고찰을 하고 있자, 거리에 비명이 울려퍼졌다.

     

     나는 소리를 따라 시선을 공중으로 향하고서, 절규했다.

     

     드래곤이다.

     

     검은 드래곤이 여기를 향해 오고 있는 것이다.

     

     "설마....그 소년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고, 난 스스로의 무서운 생각에 몸을 떨었다.

     

     설마, 그 소년이 드래곤을 길들였다는 것인가.

     

     아니면, 고대의 용기사라도 되는 건가.

     

     여기에 내려오려는 듯 천천히 고도를 낮추는 드래곤을 보며, 난 등줄기에 얼어붙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빠, 빨리, 피난을...."

     

     "필요없다고."

     

     내가 비틀거리며 달려가려 하자, 그걸 제지하는 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부하다. 안심해도 좋다."

     

     얼마 지나서 내려온 드래곤과, 거기에 올라타는 모험가들을 보며, 아무것도 모르는 마을의 주민들은 감탄의 소리를 내었다.

     

     "용기사..."

     

     누군가가 그 말을 입에 담았다.

     

     그만둬.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요, 용기사님이다!"

     

     "신의, 신의 대행자님이다!"

     

     그만둬!

     

     그 용기사가, 신의 대행자가, 우리들의 적이 될지도 모른다고!

     

     "용기사의 나라, 에인헤랴르. 그게 내 나라의 이름이다. 보고서를 쓸 거라면 그렇게 써."

     

     그렇게 말하고, 드래곤에 탄 렌 일행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보고도 뭣도 필요없다.

     

     어차피, 내일 쯤에는 가란 황국의 중심부에 용기사의 소문이 흘러든다.

     

     모레에는 나라 전체가 알게 되고, 1주일도 안 되는 사이 5대국 전체가 그 존재를 인식할 것이다.

     

     "용기사의 나라...에인헤랴르..."

     

     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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