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48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2021년 03월 09일 03시 06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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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후 레티시아는 교실에 돌아오지 않았고, 이젠 괜찮다는 소식만 들은 우리들은 걱정하면서도 각각의 방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긴 하루였다,
방에 돌아가면 바로 피곤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매우 두근두근거리고 진정되지 않는다.
"저기, 저기. 안."
인형인 안은 당연히 묵묵히 있는 채, 유리로 된 눈으로 날 바라본다.
안의 눈동자는 특별하게 만든 유리인데, 어느 위치에서 쳐다봐도 마주 보는 것이다.
예전엔 그것도 무서웠지만, 지금은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마음은, 늘어나는 법이네."
그런 거 전혀 몰랐다.
레티시아를 생각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겁다.
누군가를, 이렇게나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생기다니.
만일, 언젠가 그녀에게 배신당하게 된다 해도 상관없다.
그 사람을 믿었다가 배신당한다면, 그 아픔조차도 분명 사랑스럽다.
하지만.......
"저기, 안. 난 정말 못된 여자야."
배신이든, 증오심이든 가릴 것없이 그 사람이 준다면 뭐든지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그녀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가슴에 검은 것이 솟아나오는 걸 주체할 수 없다.
레티시아의 주변에는, 지금도 그녀에게 특별한 생각을 품은 애들이 있다.
그건 당연하다.
그녀는 어딘지 상식을 벗어나서 붕 떠있는 모양이면서도, 누구한테도 굽히지 않는 올곧은 정신을 가졌으며, 우리들이 그게 당연하다고 믿었던 세계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유연함도 갖고 있다.
불가사의한 사람.
정말 불가사의해서......더욱 더욱 알고 싶어진다.
.......그것은, 나 뿐만이 아냐.
글로리아는 정말 적극적이고, 다른 애들도 그런 방식이긴 했지만, 행동에 나서고 있다.
나는?
커다란 골렘을 만들어 레시티아를 기쁘게 해주려 했지만, 결국 민폐를 끼쳐버린 것 뿐.
그냥 신경쓰게 만들어서, 말을 걸어주는 걸 기다릴 뿐인 인형과 다름없다.
아니, 인형은 그걸로 좋아.
예쁘고 귀엽고, 사랑받기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난 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내 머리카락이지만, 예쁘다.
찰랑거리고, 언제까지나 매만져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머리 풀어보는 게 어때요? 이렇게 예쁜 머리카락인걸요, 분명 그 편이 어울릴 거에요.'
레티시아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 때의 일을 떠올리자.......얼굴이 화끈해진다.
어울리, 려나?
절반 정도 풀린 머리.
나머지 한쪽의 리본도 푼다.
머리카락은 곧 생머리로 돌아간다.
이왕이라면, 레티시아처럼 옅은 웨이브였으면 좋았는데.
내 머리카락은 정말 완고하다.
하지만, 그녀가 분명 어울릴 거라 말해줬다.
그럼.......내일은 그 머리 모양으로 교실에 가자.
인형은 귀여우면 사랑받는다.
나는 인형 정도로 귀엽진 않지만, 적어도 옆에서 레티시아가 부끄러워하지 않을 정도는......예쁘게 있고 싶다.
화장이다, 액세서리다, 유행이다만 말하는 애들을 조금 경멸하던 일도 있었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었다.
그녀들은, 자신을 갈고 닦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것이었다.
"질 수 없어."
질 수 없어.
가능한 일은 뭐든 해야 해.
머리카락에 손을 대고서, 결을 확인한다.
문득......머리카락을 먹인다면, 그 사람을 조종할 수 있지 않아? 라고 들었던 일을 떠올린다.
그 때는, 무슨 바보같은 말이냐고 생각했었지만,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물론, 골렘처럼 조종하는 일은 못하겠지만, 아주 약간이라면?
어느 쪽으로 할까 고민하는 것을, 결정짓게 하는 부추김 정도라면?
그런 힘이 이 머리카락에 담겨져 있다면......원해.
그건 이미 저주인 걸지도 모르겠지만, 만일, 그게 가능하다면......
아주 약간, 정말 약간이라도, 레티시아가 날 돌아봐주는 것도 가능할 지도 몰라.
지금은 마침 운이 좋아서 레티시아와 함께 하는 일이 많지만, 마법 강의의 이동수업이 필요없어지면, 난 그냥 옆자리에 있을 뿐인 반 친구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자리를 바꾸게 된다면, 말할 기회도 사라질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크라우지 아저씨가, 골렘술이 생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지.
난 책상에 앉아서, 편지세트를 꺼내들었다.
뭔가 연구를 도와줄 수 있을지 물어보자.
가능한 일은, 뭐든 해야 해.
뭐든지.
뭐든지.......언니의 옆에 있기 위해.
"언니......."
글로리아를 따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확실하게 와닿는다.
"언니. 저, 반드시......."
당신을 돌아보게 만들겠어요.
"후훗."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나온다.
가능한 일은 뭐든지 하겠어.
언니가 예쁘다고 말해준 머리카락을 땋고.
글로리아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반 친구들보다, 한걸음 앞선 존재가 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다.
언니한테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으니까.
그래서 난.......뭐든지 할 거야.
뭐든지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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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에리비아 편, 완결입니다ㅡ.
728x90'연애(판타지) > 백합 남자는 이세계 전이되어, 마법학원의 사랑받는 언니가 되어버립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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