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 046 만능이 아냐
    2021년 03월 08일 10시 24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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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71/

     

     

     

     "그, 그런 걸로 납득할 수 있을 리 없잖아요!"

     "그럼, 그쪽이 날 설득해 봐! 어째서 에리비라가 새언니를 상처입히려고 하는 건데?"

     

     속사처럼 쏘아붙이는 말을, 글로리아가 가로막았다.

     강한 말투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되받아친다.

     

     귀여운 외모에 속기 쉽지만, 글로리아는 위에 서는 교육을 받은 사람인 것이다.

     많은 자들에게 공격당해도 전혀 위축되는 일이 없다.

     

     그 반대측인 반의 여자애들은 쪽수를 믿고 있다.

     동료가 있으니, 어떻게든 입을 열 수 있다.

     

     저 애들도 딱히 그렇게 나쁜 애들은 아니다.

     평범한 애들이다.

     

     저주(모르는 것) 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두려운 건 멀리하고 싶다.

     레티시아와 접하는 날 부럽다고 생각하는 마음과, 두려워하는 마음이 날 배제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뜻을 품은 동료가 많이 있으면 행동하기 쉬워지는 건 당연한 일.

     

     아마 그녀들도, 글로리아의 모습을 보고 자신들이 하는 짓이 볼품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물러설 타이밍을 잃고 말았다.

     

     .......나의 일인데, 내가 제일 다른 사람처럼 본다.

     

     "그건 새언니의 전례없는 정의감이 만들어낸 일이야. 그 상태에서 새언니가 뛰어들거라는 걸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어?"

     

     글로리아의 말에, 날 탓하던 여자애들의 말문이 막힌다.

     

     안 돼.

     

     "그런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에리비아는 저주를 쓴다구요! 위험해요!"

     "그래요! 이번엔 아니어도, 분명 언젠가 위험한 꼴을 당할 거라구요!"

     "저주는 나빠요!"

     "너희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거야!"

     

     너무 내몰려있다.

     물러날 때를 그르친 그녀들은, 이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이대로는 글로리아까지 적이 되어버린다.

     

     "이제 됐어요, 글로리아."

     "뭐?"

     

     함께 있어서 즐거웠다.

     친구같이 대해줘서 기뻤다.

     감싸줘서, 정말로 든든했다.

     

     "그래요, 난 저주의 가계에서 태어난 인간이에요. 그래서 저주를 쓰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요. 당신들이 자기가 가진 마법만 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그래서, 당신들은 나같이 되지 말아줬으면 해.

     

     "그러니 적어도 가만 놔둬요. 저한테 상관 말아요. 이제 질렸어. 무섭다면 조용히 교실 구석에서 떨고 있지 그래."

     

     적은 나 뿐이면 충분하잖아?"

     

     "뭐."

     "뭐야! 자리가 조금 가까워서 레티시아가 돌봐주니 좋아?"

     "마법이 똑같은 엑스트라 클래스라며 우쭐대지 마!!"

     "어차피 틈을 봐서 저주를 걸 셈이잖아!"

     

     이걸로 됐어.

     너희들은 나만을 증오하면 돼.

     

     그 뒤엔, 한껏 심한 말을 내뱉으며, 나만을 적으로 돌리면 돼.

     

     계속 숨을 들이마시고, 입을 연다.

     

     "이야기는 다 들었어요!!"

     

     교실에 울린 것은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레티시아?

     

     "새언니!"

     "고마워요. 잘 힘써줬어요."

     "아......예! 에헤헤."

     

      뛰어든 글로리아의 얼굴을, 레티시아가 쓰다듬는다.

     

     .......그런 짓을 해버리면, 겨우 나한테 돌렸던 적의가 다시 글로리아한테!

     라고 생각했지만, 끊어질 듯 팽팽했던 분위기가 한껏 풀어졌다.

     독기를 뺀다는 말은, 그야말로 이 상황을 가리킨다.

     

     "에리비아. 미안해요. 제가 앞뒤 생각치 않고 뛰어든 탓에, 이런 일이 생겨버렸네요."

     ".......레티시아의 탓이 아니에요."

     

     내 탓이다.

     내가......

     몇 번이나 머릿속에서 되풀이하던, 자신을 책망하는 말이 다시 흘러나온다.

     

     "모두, 이런 짓을 그만뒀으면 해요. 보는대로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에리비아를 탓하는 건 잘못 짚은 거에요! 하지만, 걱정을 끼쳐서 죄송해요."

     

     부드럽게 미소짓는 레티시아를 보고, 조금 전까지 분노의 표정을 지었던 여자애들도 쩔쩔매게 되었다.

     

     "그리고 에리비아는 딱히 저주를 쓴 게 아닌걸요? 원류가 저주인 것 뿐. 지금은 마법이라고 불리는 것들도 거슬러 올라가면 저주였던 것도 많아요."

     

     그건!

     그건......금기로 되어있는 생각이다.

     나같이 저주를 원류로 하는 자들에게는 상식이어도, 마법과 저주를 명확히 나누려 하는 주류마법의 사용자들은 생각도 하지 않던 일.

     

     레티시아의 폭탄발언에, 여자애들은 눈을 부릅뜨며 굳어버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믿고 있던 상식이 뒤집혀버린 것이다, 무리도 아냐.

     

     "그보다, 마법도 만능이 아니에요. 저주도 분명 마찬가지. 에리비아가 가능한 것은 골렘술. 저를 재울 만한 저주가 아니에요."

     "그, 글치만......그래요! 골렘을 조종한다면 인간도 조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과자에 머리카락을 넣어서 먹게 한 뒤에 조종하거나."

     

     앞에 선 여자애가, 어떻게든 추스르고는 반론을 펼쳐봤지만.......

     

     "가능한가요?"

     

     레티시아는 반짝거리며 기대에 찬 눈으로 날 돌아보았다.

     

     "설마. 가능할 리가 없어요."

     

     눈에 딱 보일 정도로 어깨가 처졌다.

     정말로 아쉬워하고 있어?

     

     ......아아, 이 사람은 정말로 저주 따윈 두려워하지 않는 거다.

     저주를 원류로 하는 골렘술도, 이 사람에겐 약간 별난 마법에 불과하다.

     

     "잊혀진 네크로맨시도, 조종하는 건 사체에요. 살아있는 인간을 조종할 수 있다면, 스톨기나 가문은 이렇게 스러지지 않았을 거라고요. 저의 일족에게 전해지는 건, 머리카락을 쓴 골렘술 뿐. 거기다 일족의 남자는 빨리 대머리가 되어버리는 가계에요. 저주받은 쪽은 이쪽이라고요."

     

     그래, 골렘술은, 레티시아의 생각처럼 훌륭한 마법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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