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34 대(対) 가란 황국군, 전쟁개시 (6일째 오후)
    2021년 03월 08일 13시 37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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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35/

     

     

     

     "뭐냐, 네놈들은!"

     

     어라, 데자뷰인가?

     

     그런,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대사를 또 다시 들으며, 난 귀찮다는 기분으로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있었다.

     

     붉은 깃발의 대군. 가란 황국의 군이다.

     

     꽤 기다란 창끝을 이쪽으로 향하는 병사들의 안쪽에는 말에 탄 채 소리를 지르는 붉은 갑옷의 거한이 있었다.

     

     난 그 거한을 노려보고 소리쳤다.

     

     "여긴 렌브란트 왕국 안이다! 왜 이 땅에 왔지! 대답하라!"

     

     "오오, 그랬나! 우리들은 이 변경의 영주인 비리아즈 백작 경에게 부탁받고 왔다! 하여, 귀경들은 백작 경의 사람들인가!?"

     

     "아니, 심연의 숲에 사는 자다! 그 숲의 안에는 우리들의 나라가 있고, 백작은 렌브란트 왕국에서 벗어나서, 우리나라에 붙었다! 다시 말해, 오늘부로 이 땅은 우리나라의 것이 된다!"

     

     "바보냐, 네놈은! 심연의 숲은, 서쪽 끝의 숲을 말하는 거겠지? 그 땅은 가란 황국황님 조차 손대지 못한 마의 숲이다! 그런 얼토당토 않은 말을 하다니, 네놈들은 미치광이들이냐!?"

     

     거한이 그렇게 말하고 웃자, 사이노스가 칼을 울렸다.

     

     "경, 베어도 좋겠소이까?"

     

     "조금 더 기다려. 지금 것은 내가 나빴으니까."

     

     나는 살기를 내보이는 사이노스를 말리고서, 고개를 들었다.

     

     "어쨌든! 가란 황국군의 힘은 필요없다! 이대로 물러나줬으면 한다!"

     

     "쏴라. 저건 시간벌기다. 조잡한 수법이구만. 핫핫하!"

     

     거한이 그렇게 말하고 웃자, 거한의 근처에서 수십 발의 화살이 날아왔다.

     

     이쪽의 사람 수 정도의 화살이었지만, 완전히 무의미하다.

     

     모든 화살은 선두에 선 사이노스 한 사람에 의해 베어졌으니까.

     

     "핫핫하....하, 하?"

     

     사이노스가 칼을 휘두른 후 칼끝을 아랫쪽으로 내리자, 웃고 있던 거한은 웃음소리를 도중에 그치고 눈을 치켜떴다.

     

     "이 잡것들이....경을 비웃다니 백번 죽어 마땅하다!"

     

     화가 난 사이노스가 배가 울릴 것 같은 노성을 지르자, 창을 든 병사들이 서둘러 무기를 들었다.

     

     "수, 숙련자가 있다!"

     

     "궁병!"

     

     가란 황국군 쪽에서 소리가 들린 후 다시 새로운 화살이 날아왔지만, 또 다시 사이노스 혼자 전부 막아내었다.

     

     그 모습을 보고, 거한은 이를 악물며 외쳤다.

     

     "뭘 하고 있는 거냐! 이런 작은 용병단 정도의 녀석들한테 팔만 대군이 발이 묶인다면 황국황께 목을 베일 것이다! 마술사대! 파이어랜스다!"

     

     거한이 그렇게 외치자, 병사들의 줄이 좌우로 갈라지며 마술사같은 로브를 두른 남자가 10명 정도 나타났다.

     

     그 마술사의 앞에는 큰 방패를 든 중장갑 병사가 두 명씩 서서 지키고 있었다.

     

     영창을 시작한 마술사대를 바라보며 역시 나 마술사부대를 나누는 편이 좋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경! 베어도 좋겠습니까!?"

     

     "안 돼, 기다려."

     

     "아직입니까!?"

     

     사이노스의 비명같은 소리에 웃은 나는, 등뒤에 선 소아라에게 지시를 내렸다.

     

     "대 마술결계와 대 화내성 향상."

     

     "맡겨주세요, 나의 님."

     

     소아라는 그렇게 말하고서 몇 초만에 우리들 전체에 방어용 마술을 펼쳤다.

     

     "바, 바보같은.....아니, 있을 수 없다! 저런 대규모 영창마술을 혼자서, 그것도 무영창으로 하다니! 에에이, 쏴라!"

     

     거한은 뭔가를 중얼거리다가, 마지막에는 제멋대로 기분을 전환한 태도로 마술사들에게 호령을 하였다.

     

     다음 순간, 길이 1미터는 될 법한 불의 창이 공중에 붉은 선을 남기며 날아갔다.

     

     하지만, 사이노스의 정면 수십cm 정도의 장소에서 흩어져 사라지고 말았다.

     

     그 광경에 아연실색하는 가란 황국군의 병사들.

     

     나는 거한이 연 채로 닫히지 않게 된 입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이노스에게 호령을 하였다.

     

     "일단, 100명이다. 100명 베고 돌아와. 알았지? 그럼 갔다 와!"

     

     "예!"

     

     내가 호령한 순간, 사이노스는 지면을 박차고 지면과 평행으로 날아가는 듯이 달렸다.

     

     창끝이 이쪽으로 빈틈없이 향하여진 상태인데도, 사이노스는 칼을 눈으로 쫓지 못할 속도로 휘둘러 단번에 눈앞의 창벽을 돌파했다.

     

     공중에는 사이노스가 잘랐을 부서진 창의 잔해가 날아다닌다.

     

     나의 눈으로도 쫓지 못할 속도다. 지금 목과 몸통이 두 쪽으로 베어진 병사들은 그야말로 무슨 일을 당한 건지도 모를 것이다.

     

     1초에 한두명은 틀림없이 베었을 사이노스는, 1분도 지나지 않아 이쪽으로 돌아왔다.

     

     가란 황국군 병사의 비명과 혼란의 외침이 들리는 와중, 사이노스는 나에게 머리를 숙였다.

     

     "경! 미안하게 되었소! 도중부터 몇 명인지 모르게 되었소! 78명 까지는 정확히 베었다만!"

     

     "아, 음. 딱히 상관없어."

     

     너무 빨라서 힘을 과시하는 것도 못했으니.

     

     나는 사과하는 사이노스에게 대답하고 나서, 거동조차 하지 못했던 거한을 보았다.

     

     "그럼, 개전이다. 나름대로 진심을 낼 것이니, 열심히 도망쳐 봐."

     

     나는 거한에게 그렇게 고한 후, 뒷편에서 서 있는 소환사인 엘프 남녀 두 명을 보았다.

     

     둘 다 쌍둥이처럼 푸른 머리카락의 야윈 몸을 한 미남미녀다. 남자는 델타, 여자는 페로라고 한다.

     

     "일단, 사이클롭스를 10마리 씩. 같은 간격으로 세워서 벽 대신으로 삼아볼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두 사람은 대답하고 나서 소환을 시작했다. 10초에 한 마리 정도의 페이스로 좌우에 파란 마법진이 둥실 떠올랐고, 곧 거기에서 몸 길이 4미터는 될 법한 사이클롭스가 출현해 나갔다.

     

     그 거대한 크기에, 곳곳에서 병사들이 외치는 비명이 들려왔다.

     

     뭐, 자기 눈이 닿지 않을 정도의 크기니까. 무섭겠지.

     

     "그럼, 대지계 마술을 쓸 수 있는 자들은 샌드월이다. 높이 2미터 두께 1미터 정도를 사이클롭스 뒷편에 설치!"

     

     "예~"

     

     "오우!"

     

     "예."

     

     내가 말하자 마술사들이 대답했다. 나의 부대에는 20명의 마술사가 있었는데, 그 중 15명이 일제히 대지계 마술을 사용한 결과, 순식간에 꽤 커다란 벽이 불쑥 솟아났다.

     

     길드 멤버는 길드대항전을 생각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마술사의 비율이 높다. 단순히 범위 내의 적을 쓰러트리는 데 가장 적당한 직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술사는 모두 고레벨이고, 장비도 무기에 대해서만은 최고로 갖추어놓았다.

     

     "자, 신호다! 각자 최대규모의 화염계 마술을 준비해! 다섯 명은 라그레이드에 타서 상공에서 하고!"

     

     내가 그렇게 지시를 내리자, 내 전방의 하늘이 홍련에 휩싸였다.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

     

     설마, 주위에 상급마술사의 군단이 1만 명 정도 숨어있었던 건가!

     

     난 내심 일어난 동요를 어떻게든 억누르고, 아비규환이 된 주변의 병사들을 보았다.

     

     "진정해라, 너희들! 저 정도의 마술을 써버렸다! 적도 곧장 움직일 수는 없다! 하지만 사이클롭스는 아직 움직인다! 전열, 방패를 제대로 들고 창을 전부 사이클롭스의 다리에 꽂아버려! 궁병! 활로 사이클롭스의 눈을 노려.....!?"

     

     내가 명령을 내리고 있자, 역겨운 사이클롭스들의 사이에서 거대한 화염 덩어리가 계속 날아왔다.

     

     뭐냐, 저 마술은!?

     

     설마, 저게 엘프의 나라의 마술사 10명이 전쟁용으로 쓴다는 화염계 대규모마술이라는 건가!?

     

     소리조차 낼 수 없는 나의 눈앞에, 이미 한 화염덩어리가 병사들의 위에 떨어졌다.

     

     그 덩어리는 굉음을 울린 후, 주변의 병사들을 휘말리게 하며 퍼지더니, 거대한 불의 회오리로 변했다.

     

     순식간에 100명이 넘는 병사가 불타버렸는데도, 그 불의 회오리는 다시 퍼져나가며 주변의 병사들을 점점 집어삼켰다.

     

     뭐냐, 이건.

     

     이런 건 전쟁이 아니다.

     

     지옥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광경에, 난 나를 집어삼키려는 화염덩어리가 다가오는 걸 그냥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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