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2 이세계 6일째2021년 03월 07일 22시 08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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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왔다.
난 옆에서 자는 금발 미소녀, 엘레노아를 확인하면서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와 엘레노아 사이에서 자는 다크드워프 미라와 반대편에서 자는 하이엘프 서니를 가능한 한 보지 않도록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저질러버렸다...
나이로는 괜찮을 터인데, 저 자그마한 둘의 모습을 떠올리면 범죄의 향기가 짙게 피어오르는 느낌이 든다.
소리내지 않도록 내가 옷을 입고 있자, 천이 쓸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스터, 저, 저어..."
등 뒤에서 들리는. 잠에서 덜 깬 달짝지근한 목소리에, 난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삼십육계 줄행랑이 제일!
아침부터 죄책감으로 가득했던 나는 그 길로 백작의 성에 갔다
동반은 사이노스와 세디아다.
"뭐냐, 너희들은."
하지만 성의 부지에 들어가기 전에 문지기에게 저지되고 말았다.
이건, 익숙한 이벤트의 예감. 그렇게 생각했지만, 문지기에게 이름을 대니 바로 경례를 하고 말았다.
"아, 당신이 렌님이십니까! 미래의 S랭크 모험가로 들었습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 그래. 기대해 줘."
결국, 난 왕족급의 대우를 받으며 백작의 집무실로 안내되었다.
집무실의 소파에 몸을 기대고서, 내 반응에 의아해하는 백작에게 입을 열었다.
"어제의 호와레이 남작을 상대하는 것에 비하면 천지차이였다고."
내가 단적으로 그렇게 백작에게 전하자, 백작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당연하네. 일부러 격상인 상대가 여기로 온다는데, 부하에게 그 대응을 알리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나. 다만, 호와레이 남작의 경우는 우리 가신과 하인들이 싫어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연스레 붙임성이 늘어날 수 밖에."
백작은 그리 말하고는 웃으면서 날 보았다.
"그러고 보니, 백작은?"
"지금은 각 영주가 독립을 위해 준비해뒀던 작전의 실행을 파발로 전하고 있네. 그 녀석은 가문이 유서있는 명가인 만큼 여러 줄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말 하나만 해도 자기 영지에 좋은 말을 기르고 있을 정도라네."
"흐음. 그럼 이야기를 정리해볼까. 그쪽은 확실히 독립가능할만큼의 준비를 한 거겠지? 이쪽은 가란황국의 침략을 막는 것만으로 끝인가?"
"꽤 자신있는 모양이다만, 정말로 괜찮은가? 내가 말한 가란 황국의 전력 10만은 추측일 뿐이네. 그렇다고 해도, 가란 황국 전체의 병력을 생각한다면 제일 타당한 수라고 생각하네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무섭군. 렌 경을 적으로 돌리지 않도록, 이쪽도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하겠네. 뭐, 가란 황국의 인가도 없으니 어쩌면 앞으로 하나 더 계책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좋아, 그럼 우리들도 가기로 할까."
"음. 그런가....어떻게 해서도 5일은 버텨주게. 나도 이런 일을 부탁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치 못했지만, 현재 우리들의 명운은 귀경들에게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
"맡겨줘."
난 백작에게 그렇게 대답하고서, 백작의 집무실을 나섰다.
지금은 나의 비약마술로 세디아와 사이노스를 합해 세 명이서 가란황국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경. 소인은 비리아즈 백작을 믿을 수 없소이다. 만일, 우리들이 가란 황국과 싸우고 있는 사이 뒷쪽에서 쳐들어온다면..."
"이득이 없잖아? 가란 황국한테 공격받는 건 독립을 노리는 백작이다. 그리고, 애초에 백작이 열심히 수만의 병력을 모았을 무렵에는 정세가 결정되어 있을 거야."
거기에 이번엔 세디아가 참견을 했다.
"그래도 대장. 솔직히 이 세계에서 강한 녀석을 본 일이 없어서 전쟁도 그다지 걱정되지 않아. 문제는 대장의 나라가 생긴 후에 녀석들이 배신할까 안 할까, 겠지만."
"그것도 괜찮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도록 화려한 건국을 할 셈이니까. 백작들한테도 전했듯이, 거역할 기분이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의 힘을 일부 보여주기로 하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사이노스와 세디아는 얼굴을 맞대며 미소를 띄웠다.
"뭐야?"
"아니, 아무일도 아니오. 다만, 그 무렵의 경이 다시 돌아온 모습이어서."
"그렇네. 대장은 역시 굳세게 밀고 나가야지. 예전의 대장이었다면 틀림없이 주변국에 팍팍 도전해서, 이 세계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시험했을 테니까."
그런 말을 하는 두 사람을 보고, 난 메마른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게임하는 감각이라면 확실히 할 것 같다.
내가 그런 자기분석을 하고 있자, 우리들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있었다.
"보스! 마침 잘됐어!"
붉은 머리카락과 검은 복장의 미녀, 로자다. 로자는 흑룡이 된 라그레이트의 위에 타 있었다.
"움직임이 있었어?"
"그게, 가란 황국의 군이 일직선으로 렌브란트 왕국의 국경에 도착했지만, 렌브란트 왕국의 국경방위군같은 상주군을 그대로 병합해서 왕국 내에 들어왔습니다."
"응? 병합?"
"그래요. 여태까지 칠팔만 정도의 군이었지만, 아마 10만 정도로 불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로자, 렌브란트 왕국의 군은 어느 부근에 편입되었지? 최전열인가?"
"아, 예. 그렇네요. 확실히 최전열이었습니다."
결국, 군을 맡은 장수가 배반한 건가.
아니면, 백작이 보낸 전령이 도중에 가로막힌 건가.
"...아마, 후자겠지."
백작 진영에서 눈치채지 못하게 여러 스파이를 잠복시키는 일 정도야, 쉽게 할 것이다.
혼란스러운 아군끼리 죽이게 하고서 사기가 떨어진 타이밍에 가란 황국군이 돌격한다는 수법일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평범하게 방어에 나섰다고 해도, 백작은 졌겠구나.
하지만, 이번엔 가란 황국 측의 운이 나빴다.
왜냐하면, 백작 이전에 우리들을 쓰러트리지 않으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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