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1 마르스필드 도착2021년 03월 07일 10시 03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31/
무사히 성채도시 마르스필드의 성문에 도착한 캐러밴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설치된, 확실히 겉모습이 호화로운 다른 문으로 향했다.
두 문의 모습을 마도마 위에서 이상하다는 듯 보고 있던 에리스에게, 후라우가 말을 가까이 몰고 왔다.
"에리스는 마르스필드에 방문하는 게 처음인가요?"
"응."
" '성채도시 마르스필드' 는, 그 이름대로 '왕도 스카이캐슬' 을 수호하는 요새의 역할을 짊어지고 있어요."
왕도 스카이캐슬은 성채도시 마르스필드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카이캐슬로 향하는 가도는 마르스필드에서 향하는 외길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마르스필드에선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성벽과 성문이 있는 거에요."
아아 그런가.
에리스ㅡ에지는 이해했다.
고로 메이도가 선도하는 캐리번이 향하고 있는 문은 '일반인이 아닌' 다시 말해 어느 정도 특권을 가진 자들의 전용 성문이라고.
에리스의 예상은 적중했다.
마리아가 에스코트하고 있던 고귀한 여성은 '미레이・마르스필드 부인'.
다시 말해 마르스필드 영주의 정실부인이라는 것이다.
"미안하게 되었네요. 몰래 올 목적으로 와란을 방문했는데, 전혀 몰래가 아니게 되었네요."
마리리아가 다시 소개해준 미레이는, 누구의 눈으로 봐도 알 수 있는 '고압적인 미소' 로 미소지었다.
저건 '하층민' 들에게 대하는 '건방진' 미소였다.
그런 미레이의 표정에, 에리스 일행은 화가 나고 말았다.
"뭐야 저 여유부리면서 대단한 체 하는 아줌마는......"
이것에 에리스 일행의 정직한 감상이었다.
그런데 미레이는 다음에 그 표정을 '여성' 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레베님. 마리아가 말대로였네요. 부디 마르스필드에서도 디너쇼의 개최를 부탁드리겠어요."
아무래도 미레이도 '레베의 독' 에 당한 모양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냉정히 분석한 레베 이외의 네 명은, 이 아줌마에게 정면으로 불만을 말하지 않고 마음껏 이용하려는 생각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그래서 에리스 일행은 태도를 바꾸었다.
"그런데, 괜찮다면 붙잡은 이 아누비스를 고문할까요?"
"수인의 자백 따윈 증거도 안 되니 됐어요. 그리고 '범인' 은 알고 있으니까요."
"범인이라 함은?"
"측실인 안나에요 레베님."
미레이는 레베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불필요한 말도 해주었다.
"뭐, 저도 안나에게 자객을 보내뒀으니, 피장파장이네요."
그런데 미레이의 표정엔 공포와 초조함이 안 보인다.
어쩌면 이 녀석들.......
에리스는 자신이 생각했던 가능성을 하나 더 추가하고서, 다시 미레이에게 물어보았다.
"이 아누비스는 어떻게 하나요?"
"죽여버리세요."
즉답이냐고 미레이님.
"죽이지 않고 끝낼 수 있다면 죽이지 않고 끝내줬으면 한다냐!"
캐티는 아누비스를 감싸려는 듯 이어말했다.
"이 녀석들은 아마 수인가의 녀석들이다냐. 아마 돈으로 고용된 불쌍한 녀석들이다냐!"
흐음~.
"하지만 네 명은 죽였잖아."
에리스의 확인에, 캐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그건 어쩔 수 없다냐. 정당방위다냐. 하지만 저항하지 않는 수인까지 죽이는 건 봐줬으면 한다냐."
"여기서 우리들이 이 수인을 풀어줘도 결국 고용주가 처분당하지 않을까?"
레베의 냉정한 분석에, 캐티는 신음소리를 내고 만다.
"후냐아......"
어떻게 할까.
"미레이님. 미레이님은 이 수인의 처형을 원하시나요?"
에리스의 확인에, 미레이는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찮은 목숨을 구할 생각은 없어요."
"그럼 살려줘도 되나요?"
"왜 제가 이런 자의 목숨을 신경서야 하는 건가요?"
다시 말해 수인 한 마리의 목숨 따위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말인가 이 썩을년은.
"그럼 저희들의 방식으로 수인을 화려하게 괴롭혀드릴게요."
에리스의 제안에, 다른 네 명도 문득 눈치챘다.
그것이 이 마을까지 퍼져있다고 한다면, 그녀들에 의한 '처벌' 로서 조금은 인지될 것이다.
"근육 아저씨들. 수인이 입은 거 전부 벗기는 일 좀 도와주세요."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 중 어떤 자는 입을 떡 벌렸고, 와란의 소문을 들었던 자는 그 모습에 너털웃음을 지었다.
왜냐하면 '미레이・마르스필드 부인' 일행의 마차의 한 대에, 새빨갛게 칠해진 아누비스가 전라로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잘 보면 아누비스의 고간에는 오색의 리본이 묶여져 있다.
그대로 에리스 일행은 마르스필드의 성문을 지나쳤다.
"그럼 산적을 배달하고 오겠어요."
미레이가 아닌 마리아에게 향해 고개를 숙인 에리스 일행을 보고, 그녀들의 생각을 깨달은 마리아는 미소지었다.
"이후의 예정은 고로 메이도한테 전해뒀으니 그의 지시를 따라주세요. 그럼 나중에 다시."
캐러밴을 배웅한 에리스는 고로 메이도가 마부를 하고 있는 그녀들의 마차와 함께 마르스필드의 '모험가길드' 와 '도적길드' 를 방문하려고 마을을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에리스 일행은 일부러 마차에 타지 않고, 마도마에 탄 채 마차의 주위를 나란히 달렸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에게 일부러 오색을 보여주기 위해.
그녀들의 머리카락이 제각각 바람에 휘날린다.
동시에 마차에 내걸린 깃발 안에 디자인된 '오색의 요정' 도 가볍게 펄럭였다.
마을 사람들에게서 소리가 전해져온다.
"어이 저건?"
"혹시 소문의?"
"와란 녀석인가?"
에리스 일행은 미레이에게서 '백합의 정원' 과 '와렌의 보석상자' 가 마르스필드에도 알려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일부러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녀들의 존재를.
그녀들이 모험가길드와 도적길드에 도착하기 전에 각 길드에 미리 전해지도록.
먼저 모험가길드를 방문한다.
에리스 일행이 접수로 향하고서, 와란 모험가길드에서 발행했던 '3천만릴 길드 어음' 의 인수와 마르스필드 모험가길드에서의 구좌개설을 의뢰했다.
그러자 접수원이 수속을 밟고 있는 도중, 기대했던대로의 인물이 길드의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가씨들이 테세우스의 보석들인가."
"보석이라니 그런. 혹시 길드마스터님인가요?"
"그래 맞다. '와란의 보석상자' 들이여. 마르스필드는 너희들을 환영한다."
그대로 바깥으로 나간 모험가길드의 마스터는, 보고했던 대로의 모습을 목격하고서 웃어제꼈다.
"이게 '백합의 정원' 명물인 '비색의 세탁물' 인가!"
"괜찮으시면 모험가길드의 처마 끝에 내걸 수 있을까요?"
"길드의 몫은 분명 50%였었나. 그리고 신원보증인이 이 녀석을 데리고 오면 면 셔츠를 주면 되는 거지?"
"그걸로 끝이에요."
"알고 있어. 이 녀석의 처분은 이걸로 끝이다."
역시 잘 조사해놓았네.
하지만, 그것도 에리스 일행은 예상했던 일.
"그 말대로에요. 잘 부탁드리겠어요."
에리스 일행이 아누비스를 '비색의 세탁물' 로 만든 것은, 그에 대한 원한을 끊기 위해서였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 수인이 '미레이 암살' 에 관여했다고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
그렇게 되면 그는 뭔가의 벌을 받게 된다.
아마 그건 죽음으로 갚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에리스 일행은 수인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서, 처벌도 해준 것이다.
그 수인은 와란의 보석상자에게 시비를 걸어서 비색의 세탁물이 되어버렸다며.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캐티의 소원인 '쓸데없이 죽이지 먀라' 만큼은 지켜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에리스 일행이 방문한 곳은 도적길드다.
먼저 와란 도적길드의 멤버인 캐티가 접수로 향하여 마르스필드 도적길드에게 인사를 하였다.
"아, 보여지고 있네."
에리스와 레베는 시선을 눈치챘지만 아무것도 안 한다.
다만 시선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그 방향에 내걸린 누군가의 초상화를 향해서 고개를 숙이고 한번만 윙크를 해주었다.
에리스 일행이 도적길드에서의 인사를 끝내고 나간 뒤, 마르스필드의 도적길드마스터는 중얼거렸다.
"저게 바르디스의 비장의 아이들인가. 꽤 얕볼 수 없겠구먼."
그는 길드접수대 뒤에 내걸린 초상화의 뒤에서 재미있다는 듯 웃는 것이었다.
◇
마을의 볼일을 끝낸 에리스 일행은 고로 메이도의 안내로 마리아가 예약해놓은 숙소로 향했다.
숙소의 현관에는 니콜이 기다리고 있었다.
니콜이 안내해준 방을 보고, 다섯 명은 다시 놀랐다.
"이렇게 넓다니!"
하지만 방이 아무리 호화롭다고 해도, 당연하게도 방에는 '욕조' 와 '화장실' 도 없었다.
" '이런 일도 생길거라고' 생각했어."
클레어는 자신만만하게 애용하는 '포식의 등산용 배낭' 을 내렸다.
이어서 배낭에서 다섯 개의 방을 넓혀서 실내에 늘어놓았다.
그건 다섯 대의 고급 샤워룸이었다.
"화장실도 있으니 걱정 마."
다섯 명은 클레어한테 감사하면서 제각각 샤워를 끝내고, 마음에 드는 아로마를 뿌리고, 드레스를 몸에 걸쳤다.
이번에 준비한 드레스는 전에 레베 디너쇼에서 입었던 것이다.
전에는 남장이었던 레베는, 은실을 수놓은 이브닝드레스를 입었다.
참고로 이건 팬클럽의 선물로서는 드물게도, 여성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조금 지나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예."
"마중하러 왔습니다......"
니콜은 숨이 멎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다섯 소녀의 모습을 보고, 그녀들의 마차에 내걸린 오색의 요정을 떠올린 것이었다.
◇
한편 에리스 일행도 안내된 디너의 자리에서 매우 놀라게 되었다.
놀랍게도 디너의 상대는 이 마을의 최고권력자인 '마르스필드 공' 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정실 미레이와 측실 안나가 동석하였다.
마르스필드 공은 풍채좋은 몸에다가, 백발이 섞인 머리카락을 하고 새하얗게 된 수염을 키운, 장년에서 노년 사이의 아저씨였다.
하지만 역시나 그렇다고 해야 할까. 그 안광은 예리하다.
마리아는 마르스필드 공에게 에리스 일행을 '친구' 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마르스필드 공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클레어라는 자는 어디에?"
클레어는 쭈뼛거리며 손을 들었다.
그러자 마르스필드 공은 클레어의 얼굴을 보고 만족한 듯 눈에 힘을 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부디 마르스필드의 마을을 즐겨주길 바라겠네."
그 후는 별일 없는 대화와 함께 무탈하게 디너가 끝났다.
디너를 끝낸 마리아를 포함한 여섯 명은 다음으로 극장으로 향하여 니콜이 모는 마차로 이동했다.
"도착입니다."
니콜은 마차를 극장의 벨보이에게 맡긴 후 여섯 명을 익숙한 몸짓으로 안내하엿다.
"오오~"
극장의 화려한 모습에, 클레어는 무심코 탄식을 내뱉었다.
그 외의 에리스 일행 네 명도 신기하다는 듯 극장 안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캐티가 뭔가에 반응했다.
"냐?"
"왜 그래 캐티?"
다섯 명도 캐티 쪽을 보았다.
캐티가 가리킨 끝에는 금색 로브로 감싸진 무대 위에, 마찬가지로 금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건틀릿이 트로피처럼 내걸려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캐티가 가진 건틀릿 클로보다도 섬세하고 유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클로 웨폰이었다.
"후냐아."
캐티가 넋나간 듯 그걸 보고 있다.
에리스가 보기에, 마도구에서 나오는 빛이 손톱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에리스는 다른 감각을 손톱에서 느꼈다.
캐티의 모습을 본 니콜이 설명해주었다.
"저건 이틀 후에 열리는 '예술 콩쿠르' 의 '우승 트로피' 입니다."
"예술 콩쿠르?"
"주어진 시간 이내에 얼마나 예술표현을 할 수 있는지 겨루는 콩쿠르입니다. 여러 분야의 예술가가 참가하는 모양입니다."
흐음~.
"자자, 시간이 없습니다."
캐티는 뒷머리를 잡아당겨지듯이, 에리스는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인 채, 니콜에게 재촉된 그녀들은 회장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상연된 오페라는, 마리아와 레베 이외의 네 명에게 있어는 그다지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악단은 호화로웠고 노래도 잘 불렀다고 생각하지만 재미가 없다.
그냥 아름다울 뿐이고 '희노애락' 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거라면 백합의 정원 공중목욕탕에서 했던 '노래자랑' 쪽이 즐겁구나 하고 레베와 에리스 이외의 세 명은 생각했다.
오페라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는 레베의 옆에서, 에리스ㅡ에지는 다른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먼저 스테이지의 만듦새를 기억해둔다.
무대의 넓이, 천막의 배치. 조명의 위치와 밝기.
이거다.
30대 방구석 백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오페라 관람도 무사히 끝나서 회장에서 나오는 여섯 명은 사람의 인파에 섞여들었다.
하지만, 캐티는 다리를 멈추고 만다.
로비에 내걸린 손톱을 보고, 캐티는 다시 넋을 잃은 것이었다.
에리스는 캐티에게 물어봤다.
"그거, 필요해?"
"후냐아."
"그럼 우리들도 모레의 예술 콩쿠르에 참전해자!"
"뭣!"
"뭐라구요!"
"뭐라고~!"
갑작스런 제안에 레베, 후라우, 클레어가 제각각 놀람의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무시하는 것처럼 에리스는 니콜에게 '콩쿠르의 참가등록' 의 수속을 부탁했다.
"등록명은 '와란의 보석상자' 로 부탁해요."
숙소로 돌아가서 잠옷으로 갈아입은 참에, 에리스는 모두에게 물어봤다.
"모두 눈치챘지?"
네 명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용자' 나 '마왕' 에 관련된 거야."
에리스가 콩쿠르 참가선언을 한 뒤. 네 명은 손톱을 좀 더 잘 '느끼도록' 에리스에게 지시받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네 명도 느꼈다.
'마왕의 부적' 과 같은 정도의 압력이 저 손톱에서 전해져 오는 것이다.
"모처럼이니 받아야겠네."
"작전은 이미 정해진 모양이네요."
"뭘 하려는 걸까."
"저걸 장비하고 싶다냐."
손톱을 갖고 싶어서 참을 수 없어하는 캐티.
"우리가 할 공연은 이거야."
에리스의 설명에, 네 명은 갑자기 얼굴이 새파래졌다.
"불만은 듣지 않을래. 오늘 저녁부터 연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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