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 041 꿈의 이후
    2021년 03월 06일 11시 42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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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66/

     

     

     

     

     다과회에서 돌아오는 길. 몸이 왠지 붕 떠 있었다.

     손에는 레티시아가 나누어 준 홍차 주머니.

     

     솔직히, 나에겐 싼 물건이 아니었다.
     이번 달은 절약해야 되어서 조금만 샀는데, 글로리아와의 격차가 나타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홍차를 추가로 사기를 잘했다.

     글로리아가, 새언니의 향기라고 말했지만.....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가슴에 품은 봉지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는, 확실히 레티시아의 이미지에 가깝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홍차의 향기 속에.......잡초을 맨발로 걷던 때와 같은 자연의 향기가 숨겨져 있다.

     

     방에 돌아가서도 두근거리는 기분은 멈추지 않는 대로.

     .......나, 오늘은, 뭐하러 갔던 걸까.

     결국 레티시아의 정체 따위는 알 수 없었고, 그냥 대화하며, 차와 과자를 많이 먹었다.

     이런 즐거운 일, 정말 오랜만이어서.......평소의 방이 더욱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게 보통.

     내일부터, 다시 나의 보통으로 돌아간다.......

     

     

     

     .......그럴 셈이었지만.

     

     "그래서, 이번엔 내가 다과회를 열어서, 새언니를 대접하려고 생각해!"

     "에~ 하지만~ 레티시아는 홍차에 해박하지 않았나~?"

     "메인을 홍차로 하지 않으면 됨다."

     "다과회가 좋아!"

     "........"

     

     어째서, 난 자리에 앉자마자, 글로리아 일행에게 둘러싸여 있는 걸까?

     그녀들 틈에서 반 친구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독립되었던 내가, 갑자기 학급위원장인 글로리아 일행에게 둘러싸이면 신경쓰이긴 할 것이다.

     어째서 저런 일이 되었냐며.

     .......내가 알고 싶어.

     

     "그래서, 에리비아도 협력해줬으면 해!"

     "협력?"

     "그래! 새언니, 에리비아의 고향에 흥미가 깊잖아? 그러니 에리비아의 고향의 차와 과자를 가져왔으면 해."

     "아~ 그거 좋을지도~ 나도 그 달달한 낫토 먹고 싶어~"

     "냄새만 안 난다면 나도 좋슴다."

     

     아아, 그렇구나 그런 이유였나.

     

     "가능하지만, 조금 비용이 들어요."

     "그 정도야, 새언니의 기뻐하는 얼굴과 비교할 수 없지!"

     "그런가요."

     "새언니는, 정말 행복한 듯 웃었잖아? 그 미소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그건.....조금 알 것 같아요."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한 듯 웃고 있었다.

     어머니가 작은 아이들을 지켜보는 듯.

     키워온 꽃이 열리는 걸 기다리는 듯.

     

     "알겠어!?"

     "네......조금."

     "그렇네! 알고 있겠네!!"

     

     글로리아가 몸을 일으킨 뒷편에서, 이르마와 라우라가 약간 질린 기색으로 있다.

     

     "난 모름다."

     "마찬가지~"

     "정말 상냥하고, 뭐든지 좋아요~, 좋아요~ 하고 말해주는데, 가끔은 완고해지는 마음이라던가!"

     "그렇네요.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도 깊지만, 자신의 잣대를 확실히 갖고 있는 거네요."

     "맞아, 맞아맞아, 그거야!!"

     "흐음~"

     "헤에~"

     "정말, 두 사람은 이렇다니까!"

     

     이르마와 라우라의 흥미없어하는 모습에, 글로리아는 볼을 부풀린다.

     

     "아니, 레티시아가 상냥하고 포용력 있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슴다."

     "같이 있었으니~"

     ".......하지만, 내 새언니라니까!"

     "알고 있슴다."

     "글로리아, 성가셔~"

     "에리비아도."

     "네?"

     "레티시아는 내 새언니라는 거, 잊지 마."

     ".......네에."

     

     글로리아의 오빠와 약혼했다는 말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차분하고 상냥하지만, 잘 들리는 목소리가 교실에 울린다.

     교실 입구에 푸근한 미소를 띄운 레티시아의 모습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새언니!"

     "안녕. 글로리아. 여러분도 안녕. 후후, 어제는 즐거웠어요."

     "예!"

     

     즐거운 느낌의 글로리아 일행.

     그녀들은, 눈치채지 못한다.

     우리들을 향하는, 반 친구들의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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