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38 나의 실패2021년 03월 05일 10시 50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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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난 평소보다 빨리 눈을 떴다.
태엽시계의 바늘을 볼 것까지도 없이, 하늘에서 들어오는 빛의 위치로 대략적인 시간은 안다.
평소라면 다시 잠들겠지만, 잠들 생각이 안 들어 몸을 일으켰다.
오늘은 레티시아가 주최하는 홍차 강습회에 나가는 날이다.
강습회라고 하는 명목이지만, 아마 다과회같은 것이겠지.
글로리아 일행도 불렸으니까, 메인은 그쪽이고 난 덤에 불과하다.
그렇게 알고는 있지만......
하녀도 없는 작은 방에는 옷이 한가득 흐트러져 있다.
어제 옷입을 것을 정하려고 했었지만, 미처 정하지 못했다.
백작가의 글로리아 일행은, 분명 멋진 사복을 입었을 것이다
그녀들과 어울릴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초라하지 않은 모습은 하고 싶다.
제일 좋은 옷은 기모노.
고향의 민족의상이며 식전용으로 한 벌만 갖고 왔다.
이거라면 빈약하지는 않겠지만......너무 힘을 넣었다.
초라하지 않으면서, 힘을 너무 주지 않은 옷.
정말 어렵다.
팽개쳤던 옷을 주워들어서, 가슴가에 대었다가 원래대로 되돌린다.
잠자기전과 거의 같은 짓을 했지만,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몇 벌까지 추려내고서, 그 다음은 맞는 악세서리가 있나 여부로 정하자.
"이걸로 된 걸까?"
침대 위에 옷을 늘어놓고서, 안을 향해서 물어보았지만, 당연히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녀는 인형이니 당연하다.
안은, 어린 시절 나의 머리카락을 박은 인형이다.
제멋대로 움직여서, 내게 트라우마를 주었던 인형이기도 하다.
갖고 오고 싶지는 않았지만, 강제로 떠맡겨지고 만 것이다.
.......낡은 겉모습이어서 그다지 취향은 아니었지만, 여기선 나의 유일한 말벗이 되어버렸다.
혼잣말인 건 변함없지만, 모습만이라도 대화할 수 있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이거라면, 초라하지 않고, 그렇게 힘을 준 것처럼 보이지도 않겠지? 신발하고도 맞추기 쉽고, 가방도 이걸로 색이 맞아."
안은 입을 다문 채.
조금 의식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 정도는 간단하지만......무섭고 허무할 뿐이다.
"........"
대체, 어째서 난 이런 일로 고민하고 있는 걸까.
레티시아의 다과회에 가는 것도, 그녀가 나쁜 사람인지를 판별하기 위해서인데.
그녀가 내게 다가오는 것에, 뭔가 목적이 있다면......그걸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설마 그런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만의 하나 아무 목적도 없는 그냥 좋은 사람이었다고 한다면.
.......내가 신경써줘야 하지 않을까?
"에이, 설마.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런 사람 있을 리가 없다.
그럴 바에는, 그 사람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음험하다는 편이 더 그럴 듯 하다.
"나쁜 사람이라면......조심해야겠어."
제대로 선물도 준비해야 해.
조금 남겨두었던 고향의 과자를 준비한다.
고르고 고른 옷을 입고서, 머리도 제대로 묶는다.
제대로 예의에 맞게, 틈도 보이지 않게 완벽히!
자, 지금부터 나간다면 지정된 시간에 적당히 맞을 거야!
준비는 완벽, 빠트린 것도 없어!
손잡이에 손을 댄다.
꾸우우우우.
라고, 배에서 사정없이 소리가 들려왔다.
".......아침밥, 먹는 거 잊었네......."
이런 실수, 여기에 와서 처음있는 일이다......
728x90'연애(판타지) > 백합 남자는 이세계 전이되어, 마법학원의 사랑받는 언니가 되어버립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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