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 040 곤란해
    2021년 03월 06일 07시 51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65/

     

     

     

     .......곤란해.

     정말 곤란해.

     홍차가 이상해.

     홍차도 좋은 것이겠지만, 달이는 방법에 따라 이렇게나 맛있어지는 건가.

     

     .......정말로 곤란해.

     오랜만의 대화가 즐거워.

     

     여기에 온 후로 대화할 상대라고 하면 안 정도였고, 교실에서 레티시아와 대화하는 것도 조금 긴장될 정도였는데.

     오늘은 정말......아마 한 달 동안 말한 걸 전부 합한 정도로 떠들었다.

     

     "아, 레티시아~ 이거 마지막 아마낫토. 글로리아랑 먹었으면함다."

     "그래그래~ 우리들 많이 먹었어. 잘 먹었습니다~"

     

     라우라와 이르마가, 바닥에 조금 남은 아마낫토를 레티시아에게 내민다.

     

     "어라. 둘은 이제 괜찮은가요?"

     "우헤헤. 너무 먹어버렸슴다."

     "응~"

     "그럼, 먹을게요. 글로리아. 조금 휴식하죠."

     

     메이드에게서 차를 달이는 법을 진지하게 배우고 있는 글로리아에게 레티시아가 가는 틈을 노려서, 이르마와 라우라는 글로리아가 가져온 쿠키에 재빨리 손을 뻗었다.

     

     "이거랑 이거랑 이거~"

     "이것도......아슬아슬함다."

     

     "무, 뭘 하는 건가요?"

     "쉿~! 쉿~! 잠깐 기다렸으면 함다."

     "이 정도려나~"

     "아니, 이것도. 음, 이것도."

     

     그릇에 쌓였던 쿠키는 절반 정도가 냅킨에 싸여서, 이르마의 옷 아래에 숨겨지고 말았다.

     

     "그거, 어떻게 할 건가요?"

     "아니, 그게 말임다......"

     

     이르마가 목소리를 낮추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이거, 쿠키가 아니라 숯임다."

     "숯......."

     "남은 건 아슬아슬하게 쿠키야~"

     "아슬아슬."

     "이렇게 기분 좋게 지내게 하는 것도, 글로리아의 감시역의 일임다."

     "그~보~다~. 이건 레티시아한테 먹이면 안 되는 거~"

     "꽤 레티시아를 신경쓰네요. 그렇게 어려운 사람인가요?"

     

     이 사람들이 본 레티시아를 알 수 있는 찬스일지도 모른다.

     

     "음~? 어렵지 않슴다. 아마 이 숯도 웃으며 먹어줄 거라 생각함다."

     "신경쓴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하고 싶다고나 할까~?"

     "만일 레티시아가 맛없다고 말해버리면, 글로리아가 완전 주눅들 테니 말임다."

     "그런가요......"

     

     확실히......그런 일이 생긴다면, 글로리아는 엄청 절망하겠지.

     

     "왜 글로리아는 그렇게나 저 사람을 존경하는 걸까요."

     "음~ 이상한 사람이라 그럴까?"

     "응. 그럴지도~"

     

     이르마와 라우라가 서로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상한........?"

     "이상하잖슴까, 저 사람. 당연한 걸 당연하게 안 대함다. 낫토도 먹고."

     "당연한 걸 다르다고 말해주는 거, 재밌어~ 낫토를 먹긴 하지만."

     "다과회도, 신분이 낮은 사람이 위인 사람을 초대하면 안 됨다. 레티시아는 새언니라서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보통은 안 함다."

     "그래서 재미있어~"

     

     상식을 벗어남.

     확실히 그래.......

     

     저주에 걸렸으면서도, 저주는 무섭다는 상식에 휩싸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인 걸까......아니면 2년 동안 자면서 변화한 걸까?

     죽음을 뛰어넘으면서 배운 것일까.

     

     글로리아와 즐겁게 대화하는 레티시아한테, 그런 그림자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 싶은 거다, 저 사람의 본성을.

     

     "에리비라, 귀한 음식 고마워. 괜찮으면 내 쿠키도 먹어봐. 엄선한 재료로 만들었으니까."

     

     아마낫토를 다 먹은 글로리아가 쿠키를 추천했지만.......

     

     "......."

     "......."

     

     이르마와 라우라가 말없이 끄덕인다.

     남은 건 먹어도 괜찮다는 듯.

     

     "잘 먹겠습니다."

     "먹어봐."

     

     쭈뼛쭈뼛 베어문다.

     한순간 탄내가 난다고 생각했지만, 산뜻하고 바삭한 촉감 뒤에, 어렴풋한 단맛이 느껴진다.

     

     "맛있어."

     "그렇지!"

     "정말 공들여 만들었네요."

     "알 수 있어!?"

     "네."

     

     그을리기는 했지만, 그건 산뜻하고 바삭하게 구워내려 해서 그럴 거다.

     그리고 이 양.

     꽤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레티시아가 그렇게나 좋은가요?"

     "그, 그그그그야, 내, 새언니인걸!!"

     "그런가요."

     "......새언니면서, 강하고 멋진걸."

     "강해. 그렇네요. 가련하게 보이지만, 이상하게 강한 사람."

     "알겠어? 그래 맞아. 이상해! 요령이 없고......미스테리어스한 점이 말야."

     "확실히......"

     

     그래서, 알고 싶어진다.

     진정한 저 사람을.

     

     "그래서 말야. 새언니는......"

     "제 이야기인가요?"

     

     메이드와 대화하고 있던 레티시아가 이쪽을 돌아본다.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 미소는, 곤란해.......

     뭔가 흑심같은 걸 숨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무조건 믿고 싶어지니까.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