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5 백작 놀라다
    2021년 03월 05일 02시 39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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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26/

     

     

     

     

     나는 이 똑바로 이어진 복도를 걸으면서 주변을 보았다.

     

     "렌. 저 벽과 갑옷은 뭘로 만들어진 졌는가. 단순한 은이 아닌 듯 하다만?"

     

     "그래, 표면에 1cm정도의 미스릴제 판을 붙여놓았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마력의 전도율이 제일 높은 미스릴을 써야만 해서 말이다."

     

     "미, 미스릴이라고....아니, 그런 바보같은...."

     

     에에이, 그만둬라! 호와레이! 벽을 떼어가려 하지 마라!

     

     내가 몸짓으로 잭슨에게 지시를 내리자, 그가 벽에 달라붙어있던 호와레이를 떼어놓았다.

     

     

     "도착했다."

     

     렌이 그렇게 말하자, 정신을 차리니 우리 눈앞에는 거대한 벽이 있었다.

     

     붉으스름한 금색의 금속이다.

     

     "어, 어이, 렌 경..."

     

     내가 무의식적으로 렌의 호칭을 바꾸었을 때, 그 장엄한 문이 소리없이 조용히 열렸다.

     

     "아...아..."

     

     천천히 열리는 문 저편의 광경에, 난 완전히 말문을 잃었다.

     

     그 알현실의 좌우에는 100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 알겠다. 깨달았다고. 의문은 전부 풀렸다...."

     

     대각선 뒤에서 서있던 잭슨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 뭐냐? 뭘 알았다는 거냐?"

     

     "그들은, 신의 대행자입니다...구전되는 대로, 사명을 다한 대행자는 모두, 신이 거주하는 성에서 살며 안녕의 나날을 지냅니다..."

     

     누구나 숨을 삼키며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 때에 그런 말을 귀로 들으니, 그건 마치 생물처럼 기사들에게 전염되어갔다.

     

     "대, 대행자...."

     

     "신의 성...오오, 이것이 신의..."

     

     "너희들, 앞으로 나와라."

     

     거동하나 취할 수 없게 된 우리들에게, 알현실 안에서 말을 거는 자가 있었다.

     

     낮고 묵직한, 그야말로 남자의 목소리다. 그리고 거슬리는 점은 전혀 없는, 이상하게도 세련딘 매력이 넘치는 목소리였다.

     

     보자니, 진홍의 융단 끝에서 이쪽을 보고 선 남자같은 모습이 보였다.

     

     안쪽은 너무 넓어서 나의 노안으로는 희미하게 보인다.

     

     "가자."

     

     내가 쥐어짜듯이 그렇게 말하자, 잭슨이 저쪽을 본 것같은 기척을 느꼈다.

     

     "....가자."

     

     나는 각오를 다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전 말했던 남자는 아무래도 내가 볼때 오른쪽 줄에 서 있던 모양이다.

     

     나는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고서, 옥좌를 올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역시라고 해야 할까, 렌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앉아있었다.

     

     "자, 백작에게 일부러 쓸데없이 긴 복도를 걷게 하여 이 알현실로 오게 한 것은 이유가 있다."

     

     렌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위엄이 있는 목소리를 내엇다.

     

     "....무릎을 꿇으세요."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

     

     "부하가 실례했군. 뭐, 형식상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넘겨주게. 자, 이야기를 계속하겠다면, 백작...우리들은 이 땅을 나라를 건설하려고 생각한다."

     

     "나, 나라를? 전인미답인 이 심연의 숲 안쪽에? 아니, 분명 렌브란트 왕국도 카란 황국도 손댈 수 없는 토지다. 여기를 지배한다면 영토로서 개척했다고 주장은 가능...하지만, 알고 있겠지만, 다른 나라가 인정할지 어떨지는 다른 문제다."

     

     내가 부정적인 의견을 입에 담자, 렌은 어깨는 들썩이며 짧은 한숨을 쉬었다.

     

     "...쓸데없이 적을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확실한 것은 5대국의 톱에게 인정받는 일인가."

     

     렌이 그렇게 말하자, 조금 전의 대장부가 소리높여 웃었다.

     

     "핫핫하! 5대국이라는 걸 병합해버리면 될 뿐이오, 경! 한번 부숴버리면 순종하게 되지 않겠소!"

     

     "그건 최후의 수단이다. 공격을 온다면 앙갚음을 해준다. 하지만, 처음에 말했던 대로 적을 만들지 않고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무른 남자다.

     

     이건,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틈이다.

     

     잘만 이용할 수 있다면, 나는...

     

     "적당히 해라, 이 바보놈들!"

     

     내가 새로운 작전성취의 방법을 떠올렸던 그 때였다.

     

     그 바보가 쓸데없이 입을 연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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