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어둠의 성녀로 충분했는데 ]32023-12-17 22:50:10"물론, 은혜를 잊은 적은 없답니다." 엘레나는 손 안에서 가늘고 작은 기둥을 만들어냈다. 투명한 기둥은 빛을 받아 작고 반짝반짝 빛난다. "저는 예전부터 작은 기둥을 세우며 놀았는데, 금방 망가지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아무도 모르는 기둥은 금방 망가지고 말겠지요." 방금 만든 기둥을 파괴한다. 한순간 빛이 흩어졌다가 사라졌다. "기둥은 사람들의 신에 대한 믿음과 성녀에 대한 믿음으로 세워진 것이 아닐까 해요. 사람들이 성녀를 잊어버릴 때, 기둥은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기둥이 사라진 공간을 바라보며, 엘레나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성녀는 왕족과 결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도록. 계속하여 믿음을 모을 수 있도록." 왕국에서 엘레나가 기둥을 세웠다는 사실을 아는 ..
- [ 연애(판타지)/어둠의 성녀로 충분했는데 ]22023-12-17 22:49:23볼프람은 화가 났다. 그 불 같은 분노에, 오딜롱이 움츠러들었다. "아니, 아니, 결코 그런 뜻은......" 미레이유는 그 대화를 들으며, 떨리는 마음을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사실 임신한 것은 아니다. 성녀의 힘을 쓸 수 없는 이유를 지어낸 것뿐이다. 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유산했다고 하면 된다. 어차피 아이가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ㅡㅡ전하" 지금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던 제국의 성녀가, 볼프람에게 차분하게 말을 건넨다. "임신했을 때 기둥을 세우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랍니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사랑하는 분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 다정한 목소리에, 미레이유는 마음속 깊이 떨었다. "미레이유 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먼 길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연애(판타지)/어둠의 성녀로 충분했는데 ]12023-12-17 22:48:35"엘레나, 축하해. 당신은 국외추방이야." "미레이유 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 성녀로 인정받았어. 이 정도의 기둥은 역대 제일이라고까지 들었어." 공작영애 미레이유는. 자신의 방에서 항상 곁에 대기하고 있는 시녀 엘레나를 향해 자랑스럽게 말했다. 방에는 그녀들 외에 다른 사람이 없다. 사실 엘레나는 이 자리에서 미레이유를 칭찬해야 하지만, 추방이라는 말에 화가 나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ㅡㅡ기둥. 그것은 하늘에 서 있는 투명한 기둥이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신의 빛을 내려, 지상을 수호하는 힘과 역할을 가진다. 이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성녀뿐이며, 기둥을 세운 미레이유가 성녀로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ㅡㅡ그 기둥을 세운 것이 사실 엘레나라는 사실은 미레이유 외에는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