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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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17일 22시 48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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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 축하해. 당신은 국외추방이야."

    "미레이유 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 성녀로 인정받았어. 이 정도의 기둥은 역대 제일이라고까지 들었어."



     공작영애 미레이유는. 자신의 방에서 항상 곁에 대기하고 있는 시녀 엘레나를 향해 자랑스럽게 말했다.

     방에는 그녀들 외에 다른 사람이 없다.

     사실 엘레나는 이 자리에서 미레이유를 칭찬해야 하지만, 추방이라는 말에 화가 나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ㅡㅡ기둥.

     그것은 하늘에 서 있는 투명한 기둥이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신의 빛을 내려, 지상을 수호하는 힘과 역할을 가진다.

     이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성녀뿐이며, 기둥을 세운 미레이유가 성녀로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ㅡㅡ그 기둥을 세운 것이 사실 엘레나라는 사실은 미레이유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다시 말해, 넌 이제 쓸모없어졌어"

    "그런 ......하, 하지만 기둥이 혹시라도 부서지거나 하면 ...... 그럴 때를 대비해서 제가 있는 편이.."

    "닥쳐. 나한테 말대꾸할 생각이야? 고아 주제에."

    "............"



     엘레나는 고아다. 몸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없다.

     하지만 성녀의 자질이 있었다. 작은 기둥을 세우기도 했다.



     고아원에 있을 때, 상처를 치료하는 힘을 사용하는 모습을 우연히 찾아온 미레이유가 보고 공작가에 입양되었다.

     그 후로는 미레이유의 시녀가 되어 항상 미레이유의 곁을 지켰다. 성녀의 힘을 계속 사용했다.



     그리고 이번에 미레이유가 정식으로 성녀로 인정받자, 엘레나는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



    "안심해. 기둥은 한 번 세우면 20년은 버틸 수 있으니까. 그러니 역시 너는 필요 없어. 무슨 죄를 뒤집어씌워 처형할까도 생각했지만, 나는 착하니까 국외 추방으로 봐줄게."

    "............"

    "이상한 짓을 하려는 생각 마. 뭐, 네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테지만."



     미레이유는 여유롭게 웃었다.



    "공작가에서 태어나 성녀로 인정받아 왕세자비가 된 나와, 초라한 고아로 태어난 너. 어느 쪽이 더 믿을 수 있을까. 어느 쪽이 더 신뢰받을 수 있을지는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겠지?"



     ㅡㅡ성녀는 왕족과 결혼하는 것이 관례다.

     그래서 미레이유는 어떻게든 성녀가 되고 싶었다.



    "맹세해. 다시는 이 나라 땅을 밟지 않겠다고. 제대로 맹세하면 퇴직금 정도는 챙겨줄게."



     ㅡㅡ그렇게 엘레나는 왕국에서 추방되었다.





    ◆◆◆.





     2년 후.



     무사히 왕세자비가 된 미레이유는, 시녀 엘레나를 완전히 잊고서 행복하고 호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왕국의 하늘에 있던 기둥이 부서졌다.

     하늘에서 신의 빛이 사라지자 왕국 내에 소란이 일어났다.



     한시라도 빨리 기둥을 다시 세워야 하는데, 물론 미레이유에게는 그런 힘이 없었다.



     미레이유는 조급해졌다.

     즉시 성녀의 힘을 가진 사람을 찾게 했지만, 쉽게 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엘레나는 이미 죽은 지 오래다. 추방한 뒤 마음이 바뀌어 자객을 보냈다. 자객에게서 증거인 유골을 받았다.



     ㅡㅡ그러던 중, 이웃 제국에 새로운 성녀가 나타나 새로운 기둥을 세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성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미레이유는 남편인 왕세자 오딜롱을 설득해, 제국에 도움을 요청하게 한다.



     사자를 보낸 지 한 달 후, 사자가 친서를 들고 돌아왔다.



    "어땠나요?"



     미레이유가 결과를 묻자 오딜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긍정적으로 검토할 테니 직접 제국에 설명하러 오라고 하더군."

    "다행이다 ......"

    "그리고....... 미레이유, 너도 오라고 적혀 있었다."

    "저도요? ...... 알았어요 ......"



     제국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이쪽은 부탁하는 입장이다.

     미레이유는 당연히 승낙하고, 오디론과 함께 제국으로 향했다.





    ◆◆◆





     제국의 호화로운 궁전 안, 짙은 붉은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방에 황태자 볼프람과 베일을 쓴 여인이 각각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제국의 성녀임이 분명하다.



     왕족이나 고위 귀족치고는 옷차림이 소박하다. 하지만 황태자 옆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성녀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오딜롱과 미레이유에게는 의자조차 없다.

     동등하지 않음을 상기시키는 대접이었다.



    "몇 가지 질문이 있다"



     첫인사가 끝나자마자, 볼프람이 목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도 눈빛도 엄격했다.



    "지난번에 왕국의 기둥을 세웠던 사람이 누구인가?"

    "물론 성녀인 미레이유다."



     오딜롱 왕세자가 당당하게 미레이유를 소개하자 볼프람의 눈썹이 찡그려진다.



    "왜 그녀에게 기둥을 다시 세우게 하지 않는 거지?"

    "그녀는 임신 중이다. 기둥을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신성한 힘을 소모하고 때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한다. 임신 중에 그런 위험을 무릅쓰게 할 수는 없으니까."

    "이 성녀에게는 위험을 무릅쓰게 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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