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3화 캐리 부탁합니다(2)
    2024년 10월 19일 04시 39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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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냐니 ......”



     뭐, 아이바 쿄스케의 부탁이라면 어쩔 수 없으니까? 그 녀석한테 빚을 진 채로 있으면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들잖아.

     아니, 하지만 다른 사람의 대타라 해도 나는 아마 수락했을 것이다.



    “솔직히 급한 대타니까 거절해도 아무도 화내지 않았을 것 같슴다. 왜 일부러 못하는 일을 맡았을까 싶었슴다.”

    “음.”



     당사자인 아키라 군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나 역시도 광고방송의 파트너가 고열로 쓰러지고 대타로서 내가 오면 분명 속사정이 있을 거라고 의심할 거다. 저 사람은 평소에 광고라든가 귀찮은 일은 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내 대답은 정해져 있다.



    “첫째, 아이바 쿄스케에게는 전에 신세를 졌으니 이번에는 내가 보답할 차례라고 생각했어.”

    “그 사람 남을 잘 돌봐주긴 함다.”



     그 존재 자체가 라노벨 주인공이니까. 지금쯤은 분명 소꿉친구에게 간호를 받고 있을 거야.



    “둘째로, 내가 워낙 착하고 좋은 사람이니까.”

    “아, 예.”



     뭐야, 불만 있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 셋째, 쿠로네코 씨가 VTuber이니깐.”

    “예?”

    “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생물을 만난 것 같은 목소리는 그만둬.”



     채팅은 그렇다 치더라도 육성으로 그러면 울고 싶어.



    “아니 그게, 내가 생각하는 쿠로네코 씨라면 분명 동료 중 누군가가 곤경에 처하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

    “그 잘난 척은 실패할 것 같슴다.”

    “그, 그야, 도와줄 뿐이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까 ......”



     쿠로네코 씨는 쿠로네 코요이지만, 그 행동 이념이 반드시 쿠로네 코요이와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근거로 쿠로네코 씨는 방송을 할 수 있지만, 나는 방송을 할 수 없으니까.



     예전에 학력왕 결정전에서 다른 버튜버로부터 “그렇게 미소녀라면 버튜버를 하는 것보다 아이돌이나 캠방을 하는 게 낫지 않겠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건 잘못된 의견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원래의 쿠로네 코요이라면 애초에 방송 활동 따위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고, 혹은 자칫 잘못하면 승인 욕구가 악화된 끝에 뒷계정으로 뒷담이나 하는 사람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쿠로네 코요이가 제대로 된 삶을 살면서 쿠로네코 씨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VTuber라는 가상의 몸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면서도 되고 싶은 내가 될 수 있다. 그것이 버추얼의 강점이고, 쿠로네코 씨가 쿠로네 코요이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며, 그 영향을 받아 지금의 쿠로네 코요이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 내가 생각하는 쿠로네코 씨는 동료 중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록 내가 잘 못하는 장르여도 신경 쓰지 않고 대타를 맡았다. 아마 앞으로도 다른 대타가 없으면 뭐든 맡을 것 같다.

     뭐,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모두가 쿠로네코를 도와줬기 때문이지만.

     돕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든 회사였다면 일찌감치 은퇴했을 거야, 분명.



     내 생각을 끝까지 들은 아키라 군은 '그렇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계속 들었던 의문이 풀린 모양이다. 다행이다, 하코니와 니와 같은 수상쩍은 사람과 같은 취급받지 않게 되어서.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그리고 나는 마지막을 마무리하기 위해 말을 이어갔다.



    “FPS를 잘 못하니 캐리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이것도 상부상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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