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2화 빚 갚음 1
    2024년 10월 19일 01시 54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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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에 매니저로부터 긴급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오늘 밤 광고방송을 앞두고 있던 아이바 쿄스케가 고열로 쓰러졌기 때문에 대체자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최근의 광고에서 큰일을 저지른 나인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스케줄이 비어 있는 방송인은 나 말고도 몇 명 있지만, 장르가 게임인 만큼 평소에 어느 정도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어렵다고 해서, 상대방이 직접 지명하는 형태로 대타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뭐, 아이바 쿄스케는 예전에 PC 게임 광고에서 신세를 진 적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납득이 간다면 수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승낙의 답장을 보내고 정상적으로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바 쿄스케로부터 채팅이 와 있었다.

     거기에는 이번 일에 대한 사과와 고마움이 딱딱한 문장으로 적혀 있었다. 이 녀석, 환자인데 뭐 하는 거야.......

     이전에 진 빚을 저울에 매달며 '빚 갚음 1'이라고 답장을 보냈더니 이번에는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 정말 이 녀석 괜찮은 거야?

     환자는 자고 있으라고 무시해도 되지만, 전화를 받지 않으면 평생 계속 걸려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기로 했다.



    “하아 ......, 여보세요?”

    “콜록, 콜록. 미안, 쿠로네코 ....... 광고인데 당일에 대타를 부탁하다니...... 콜록콜록.”

    “아~ 아~ 이제 알았으니 괜찮아! 그, 힘들다면 누워. 그럼, 잘 자~”



     아니나 다를까, 상태가 나빠 보이는 아이바 쿄스케의 모습을 보고 나는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었다. 이대로 가다간 열이 나는 상태로 평생 사과하고 있었겠지, 그 사람.

     책임감이 강한 것은 대견하다고 생각하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정도는 그냥 쉬면 좋으련만.

     뭐,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상대를 위해 무리하는 것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그럴 거면 처음부터 감기에 걸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푹 자서 빨리 낫고, 시청자와 운영 측에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니까.



     그렇게 해서 내가 광고방송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방송은 원래 아이바 쿄스케와 아키라 군이 둘이서 할 예정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미리 준비해 둔 자료와 간단한 대본을 약간 수정하고, 주요 설명은 아키라 군이 담당한다. 대타인 나는 리액션과 말만 하면 일단 괜찮다는 매니저의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아키라 군 혼자서도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방송은 최근 유행하는 FPS 게임에 탑재된 새로운 모드인 듀오 팀을 플레이하기 위해 반드시 방송인이 두 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 자신도 게임을 어느 정도 하긴 하지만, 대부분 커맨드 방식의 RPG나 연애 게임,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소셜 게임이 대부분이라 솔직히 FPS 게임은 잘 못한단 말이지.......

     얼마나 못하냐면, PC 광고방송에서 성능 어필을 위해 FPS를 해봤더니 전혀 이기지 못해서, 화가 난 끝에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한가하게 놀고 있던 아이바 쿄스케와 가오를 방송에 불러서 캐리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못한다. 참고로 아이바 쿄스케에게 진 빚이란 이것이다.



     그보다, 아이바 쿄스케는 프로급으로 게임을 잘하는데 FPS를 못 하는 내가 대신 광고를 맡아도 되는 걸까?



     [비보] 쿠로네코 씨, 게임 방송에서 너무 못해서 논란! 이라고 쓰이지 않을까?



     뭐, 그래도 따로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 나밖에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최선을 다해자. 그런데도 서툴다면 용서해 준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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