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1화 [ASMR/백3dio] 당신을 반드시 치유해서 잠들게 하는 영거리 속삭임♡ 절대영면/최강/무적/천재/미소녀 [이부키 마시로/쿠로네코 씨])(3)
    2024년 10월 18일 00시 53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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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로네코가 해주는 게 어디야.

    :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 마시로짱도 처음엔 풋풋했었지~

    : 쿠로네코는 ASMR을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거 아냐? 평소처럼 대충 방송해!



     마시로 씨의 말대로, 채팅창에는 평소와 같은 잡담을 원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ASMR이라고 해서 딱히 긴장할 필요는 없구나 .......



    “그, 그럼 지난번 합방의 감상도 적당히 이야기해 볼게.”



     그 후로 나는 가끔씩 마시로 씨에게 말을 건네며 10분 정도 잡담을 했다. 물론 목소리 톤을 낮추면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속삭임에 잘 움직이지 않던 혀도 어느새 평상시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럼 다음에는 드디어 모두가 기다렸던 마사지와 귀 후비기를 해볼게."



    : 기다렸습니다!

    : ASMR이라고 하면 역시 이것이지

    : 교체용 고막은 준비해 왔으니 부담 없이 귓속을 긁어줘

    : 불안 반 기대 반, 힘내

    : 마시로짱이 가르치는 거라면 괜찮을 거야, 아마...

    : 고급 이어폰으로 들어보자!



     귀 후비기라고 하면 ASMR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인기 장르 중 하나다.

     채팅창도 이를 손꼽아 기다린 청취자가 많았는지 오늘 중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

     나는 잘할 수 있을지 긴장하면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귀이개를 집어 들었다.

     딱히 특이사항이 없는, 뒤에 털구슬이 달린 평범한 귀이개다.

     이것을 바이노럴 마이크 측면에 있는 실리콘으로 된 귓구멍에 넣는 것인데......, 으으, 긴장된다.



    “그, 그럼 넣어볼게......”



    : 두근두근

    : 두근두근

    : 왠지 야해....



     살살, 살살.

     떨리는 손끝을 애써 억누르며, 귀이개 끝을 조심스럽게 구멍에 넣다가,



     ──── 푸욱



    "앗."



    : 아

    : 아

     : 꺄악!

    : 아얏...!

    : 귀, 귀가...!



     귀이개 끝이 보이지 않는 동시에, 힘을 잘못 줘서 무심코 귀 안쪽까지 한꺼번에 꽂아 버렸다.

     실리콘 귀 안쪽에는 당연히 바이노럴 마이크의 본체가 들어있었기 때문에 .......

     뭐, 쉽게 말해 마이크의 바로 옆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시청자의 귀를 강타한 것이다.

     ASMR로 얼마나 리얼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지금 정말 귀를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미안하다.



    “미, 미안! 정말 미안해! 아팠지? 괜찮았어!?”



    : 꺄악!

    : 귀가 없어졌어!

    : 내 고막 어딨어?

     

    : 쿠로네코야...



    “쿠, 쿠로네코 씨. 소리 지르면 안 돼요.”

    “아, 그랬었지...”



     무심코 원래 목소리로 돌아갔는데, 이러면 2차 피해만 발생한다. 방송 전에 3dio는 고음이 날카로우니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말이다.

     어떻게든 사람들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던 나는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



    “미안....... 귀이개가 보이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힘줬어.”

    “아, 아하하...... 바늘구멍에 실을 꿸 때도 그러는 법이죠. 집중하면 반대로 손끝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요.”



    : 돈워리

    : 솔직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니까 괜찮아.

    : 쿠로네코는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 초보니까 어쩔 수 없지. 실패도 경험의 일부

    :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도전해 보자.



     ASMR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두 번이나 연달아 저지른 나에게도 시청자들은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다.

     평소에는 냉정하다가도 이런 위급상황에서는 다정하게 대해주는 게 치사한 것 같다, 데이트폭력이냐?



    “단 한 번의 실수에 너무 욕먹은 탓에 다시는 하지 않게 되는 일은 흔한 일이니까요. 다들 쿠로네코의 ASMR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실수에는 관대할 수 있는 거죠.”

    “으으, 고마워 ....... 좀 더 힘내서 귀를 후벼볼게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귀를 후빌 때는 먼저 귀 입구부터 긁어주어야 해요. 갑자기 안쪽을 공략하려고 하면 방금 전처럼 강약 조절을 잘못해서 푸욱 들어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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