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ASMR/백3dio] 당신을 반드시 치유해서 잠들게 하는 영거리 속삭임♡ 절대영면/최강/무적/천재/미소녀 [이부키 마시로/쿠로네코 씨]

 

“안녕, 또 만났네. 알테마 4기생인 이부키 마시로야.”



: 하이~!

: 시작됐다!

: 안녕 마시~

: 오늘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은 예고했던 대로 선배인 쿠로네코 씨를 집에 초대해서 ASMR을 하려고 합니다~ 마시리스 여러분도, 쿠로네코의 시청자 여러분도 잘 부탁해~”



: 네~ 잘 부탁드려요~!

: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쿠로네코 씨네 시청자였구나!

: 활동 1년 반 만에 드디어 ASMR에 도전하는구나, 쿠로네코

: 오늘 방송 제목은 분명 쿠로네코 생각했겠지

: 영면이 아니라고 숙면이라고

“그럼 쿠로네코 씨, 자기소개해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시로 씨가 마이크를 넘겨주었다.



“아, 안녕하다냐~ 알테마 2기생 쿠로네코 씨, 입니다.”



: 안녕하다냐~

: 엄청 긴장하지 않았어?ㅋ

: 오오, 왠지 쿠로네코의 목소리가 맑아진 것 같아!

: 마시로짱, 평소보다 노이즈가 많네?



“아, 노이즈에 관해서는 쿠로네코 씨가 직접 마이크를 들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을지도 몰라. 쿠로네코 씨가 익숙해지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니까 참아줘.”



: 네~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 엥, 그럼 지금 우리들은 사실상 쿠로네코에게 귀를 잡히고 있다는 뜻...!?



　일반 마이크는 스탠드를 이용해 책상 위에 설치하거나 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ASMR에 사용하는 바이노럴 마이크는 마이크 본체를 만질 기회가 많기 때문에, 방송하는 사람이나 그날의 테마에 따라 고정하는 방법도 다르다고 한다.

　간편하게 하는 사람은 보통 마이크 스탠드를 이용해 책상 위에 설치하고, 상하좌우의 소리를 중시하는 사람은 대형 스탠드를 이용해 바닥에 설치하여 넓은 공간을 확보한다.

　이번에 나는 ASMR 초보자라 요령이나 어려운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무릎 위에 올려놓고 말하는, 이른바 고정하지 않는 스타일로 진행하게 되었다.

　무릎 위에 올려놓는 장점은 역시 마이크를 직접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지금 여러분들의 목숨은 제가 직접 쥐고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려 고막을 망가뜨릴 수도 있으니, 부디 나를 거스르지 말도록.”



: 헉!

: 남의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리지 마!

: 그거 한 10만 엔 정도 할 거야...

: ASMR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주최 측의 눈치를 살피는 데스게임이 시작됐다...

: 애초에 남의 방송이니 조용히 듣겠습니다...



　평소에는 잘 듣지 않던 시청자들도 이렇게 쉽게 얌전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마이크를 무릎 위에 직접 올려놓거나 위치를 조정하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특유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큰 단점일 터. ASMR에서 불쾌한 소음은 천적이라 할 수 있다.

　잘하는 사람이라면 허벅지 사이에 단단히 끼워서 소음이 생기지 않도록 고정시키겠지만......, 뭐 초보자가 그런 고도의 기술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다.

　이번엔 어디까지나 초보니까, 소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기로 했다.

　참고로 마이크를 직접 들고 있다 해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것을 청취자에게 알릴 생각은 없다. 어차피 귀찮을 테고,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애초에 소리로 알아차릴 테니까.



“그럼......”



　미리 가르침 받은 최소한의 요령을 떠올리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옆에 있는 마시로 씨는 그저 웃고만 있을 뿐, 아무런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일단은 뭐든 해보게 놔둔다는 스파르타식 정책인가.

　일단 지금까지 들었던 ASMR을 떠올리며 그걸 따라 속삭이는 소리를 내보자... ASMR이라고 하면 우선은 이거지.



"와, 와~"



: 우오

: 와우

: 갑자기 속삭이지 마!

: 뭐야!?



“그건 이쪽이 할 말인데!?　왜 목소리를 조금 낮춘 것만으로 그런 말까지 들어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