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MR에서 소리 지르지 마!
: 갑자기 미소녀 같은 목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어
: 처음에 낸 목소리가 '와~' 하는 부분에서 아싸 티 난다
: 아까까지의 미소녀 돌려내
: 청초하지 않게 되었다
이, 이 녀석들 .......
"흐, 흐응? 드디어 내가 미소녀라는 걸 이해했어? 정말이지, 여태껏 숨겼는데.”
: 이 고양이 녀석...
: 이 여자, 조용히 있는 편이 더 미소녀가 아닐까?
: 말없이 속삭여라
: 마시로 씨, 테이프 가져와!
: 쿠로네코 씨의 시청자는 항상 이런 느낌인가요...?
“아, 잠깐! 우리 시청자가 난동을 부려서 마시로 씨의 시청자가 당황하고 있잖아. 평소에는 미소녀로 활동 중인 쿠로네코 씨입니다, 잘 부탁해.”
우리 시청자는 다른 곳의 시청자들과는 달리 너무 나대는 면이 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방송인과 시청자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여기선 내가 제대로 도와줘야겠다.
“쿠로네코 씨도 긴장이 풀린 것 같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아, 네.”
: 대견한 후배네...
: 역시 4기생의 보호자답다.
: 쿠로네코에게 팬심은 내보이되, 제대로 할 것은 하는 거 좋아
어쨌든 속삭임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의식적으로 이 톤을 유지하면 그쪽에 마음이 쏠려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역시 ASMR이니까 분위기는 소중히 하고 싶다.
그렇다면.
“우, 웃흥~ 아항~?”
: ?????
: 이번엔 뭐야?
: 혹시 이상한 ASMR 지식을 보고 이상한 시도를 하는 거야?
: ※그녀는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 마시로짱의 사전 강의 때 자고 있었나...?
이, 이상하다.
ASMR은 목소리 톤을 낮춰서 뭔가 섹시한 말을 하면 되는 거 아니었나 ....... 아니, 이건 유혹하는 대사일 뿐 대화가 아니니까 안 되는 걸지도?
그럼 ASMR에서 무슨 말을 하면 좋은지 다시 고민하고 있자,
“쿠로네코 씨, 쿠로네코 씨”
"히얏!"
마시로 씨가 귀에 대고 작게 말을 걸어와서 어깨가 움찔거렸다.
나에 맞춰 목소리 톤을 낮춰 말하는 건 알겠지만, 그런 식의 갑작스러운 충격은 심장에 좋지 않다.
“오늘 저녁은 무엇을 드셨어요?”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이 사람은.
ASMR 중에 저녁식사 이야기라니 ......, 뭐, 물어본 이상 제대로 대답해야지.
“뭐냐니 ......, 여기서 피자 시켜 먹었잖아.”
“맛있었어요?”
“응. 치즈가 살살 녹고 맛도 네 종류나 있어서 맛있었어.”
“그렇죠? 혼자 살면 피자를 주문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저도 오랜만에 먹었는데 맛있었네요.”
: 속삭이는 목소리로 음식 얘기 그만해....... 그만
: 어라, 왠지 속삭이니까 평소보다 맛있게 들려...
: 내일은 피자 먹을까
: ASMR은 뭐였더라
채팅창도 피자 이야기에 당황하며 배고픔을 달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며 의아해하고 있자,
“이런 식으로, 평소와 같은 분위기로 잡답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시로 씨는 내게 미소를 지었다.
아니, 하지만 피자가 맛있었다고 굳이 ASMR로 보고할 필요는 없지 않나.
“아마 쿠로네코 씨는 ASMR이니 평소와 다르게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야 뭐, 평범한 잡담이라면 굳이 ASMR이 아니어도 되지 않아? 속삭이는 거니까 왠지 편안한 느낌으로 하고 싶은데.”
“확실히 보통은 그런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오늘 여기 있는 분들은 쿠로네코 씨가 ASMR을 처음 하는 것을 이해하고 들으러 온 사람들뿐이에요. 즉, 오늘의 쿠로네코 씨는 초보자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말하자면 왕이죠. 왕이라면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마이크를 떨어뜨린다고 말했을 때처럼 자유롭게 행동해도 괜찮아요. 안 그래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