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마지막 싸움 32024년 09월 29일 22시 51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녀의 눈에서 큰 눈물이 흘러내린다.
“미안해...... 없는 것 ......”
“괜찮으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아이다와 산드라에 대한 분노는 남아 있다. 하지만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지금은 어린아이의 실수라고만 생각된다.
그녀들 역시 어렸을 때 신전으로 끌려와 평범한 삶과 완전히 단절된 채로 살아왔던 것이다.
신전 안의 상식밖에 모르고, 절대적 존재인 실비아의 밑에서 자라면 그녀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왜곡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실비아 님이 ...... 이상해져서 ...... 저주에 걸린 것 같아서 ......”
어린애처럼 울먹이는 아이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실비아는 저주를 받아 끊임없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15년 동안 제국의 다섯 곳에 쌓인 강력한 저주를 한 몸에 받았으니, 지금 살아 있는 것조차도 기적일 것이다.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정신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인지 항상 주변 사람들과 아이다한테 폭력을 휘두르며, 때로는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고 한다.
대성녀로서의 일은 전혀 할 수 없고, 제대로 잠도 잘 수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 결과, 저주의 고통과 아픔을 완화하기 위해 항상 아이다와 산드라에게 성마법으로 치료를 하도록 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초췌해졌구나 ......)
마력을 한계까지 사용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목숨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도망칠 곳은 없다.
이곳을 벗어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고, 만약에 신전을 배신했다고 하면 처지가 곤란해져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정말 불쌍해)
계속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다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내는 그만두고 방으로 돌아가라 말했다.
“하, 하지만 ......”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내가 이대로 도망치면 실비아에게 혼날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다.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제대로 갈 테니 괜찮다고 말했다.
“...... 너, 정말 티아나, 맞아?”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울보로 항상 고개 숙이던 시절의 나밖에 모르니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래, 맞아.”
그렇게 말하고 나는 아이다를 두고 실비아의 방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매일같이 실비아의 방에 들어가 집안일과 뒤치다꺼리를 하였던 나에게 안내 따위는 필요 없다.
(이 얼마나 끔찍한 독기람 ......)
실비아의 방에 가까워질수록 강한 저주의 기운과 독기가 짙어진다. 가장 깨끗해야 할 곳인 신전 내부가 이런 상태라니, 이상하다는 말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 폐하도 가만히 계시지 않을 것이고, 파론 신전은 끝장날 것이다.
성녀 말고도 알아차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텐데, 실비아를 두려워해 계속 숨기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실비아의 방 앞에 도착한 나는 조용히 말을 걸었다.
“티아나예요.”
“...... 들어와.”
실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순간 몸이 움츠러들었다. 이 반응은 내 의지와는 달리 실비아에 대한 두려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심호흡을 하고서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발을 내딛는 순간 독기에 휩싸였고, 곧바로 마력을 몸에 둘러 몸을 보호했다. 이 정도의 독기를 발산하는 것은 실비아 자신인 모양이다.
(이건 이제 인간도 아니야)
이 정도의 독기를 내뿜으면서 살아 있다니, 확실히 이상하다.
“마치 마물 같네.”
그렇게 중얼거리자 가장 안쪽에 있는 침대에 누워있던 실비아는 몸을 가만히 일으켰다.
“...... 너, 건방진 말을 많이 하게 되었구나. 마력을 되찾아서 우쭐해진 거니?”
그녀도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초췌하고 늙어 보였다. 늙었다기보다는 현재 그녀의 나이인 서른 후반의 나이에 걸맞게 늙었다는 표현이 걸맞을 것이다.
새빨간 머리카락의 윤기는 사라지고, 빛이 없는 에메랄드빛 양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생겼다.
엘세가 죽은 이후로 전혀 늙지 않은 것이 신기했는데, 어쩌면 나의 마력이 어떤 형태로든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저주의 반작용으로 온몸의 피부가 까맣게 물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뱀처럼 생긴 흉터는 목과 얼굴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모든 저주를 풀고 난 결과일 것이다.
“너 때문에 ...... 내가 이런......!”
“자초한 일이잖아? 이게 다 업보야.”
허세를 부리긴 했지만, 상당히 약해져 있는 모습이었다. 나를 혼자 불러낸 것은 내 마력을 다시 빼앗으려는 속셈이 틀림없다.
실비아는 더욱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력을 되찾았다고 해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내가 모든 마력을 되찾았다는 것을 알고도 나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듯했다.
확실히 현재의 실비아의 응축된 마력은 양으로만 따지면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성녀가 쓸 법한 힘이 아니라, 전부가 마물과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한동안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깨달았다.
“......당신, 마족에게 영혼을 팔았구나.”
내 말에, 실비아는 부정하지 않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기만 했다.728x90'연애(판타지) > 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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