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부 건국제 1
    2024년 09월 13일 23시 47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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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아침, 펠릭스에 의해 '제국에 걸린 모든 저주가 풀렸다'는 소식이 대내외에 알려지자 온 제국은 환희에 휩싸였다.



     백성들은 모두 진심으로 안도하며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왕성 내부도 기쁨에 휩싸여서,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감사해하는 모습에 나도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저, 정말,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중에서도 바이런의 울음소리가 유난히 커서, 펠릭스도 곤란하다는 듯이 미소 짓고 있다.



     아마도 누구보다 곁에서 펠릭스의 고생과 노력을 지켜보고 응원해왔기 때문에 그 기쁨도 남달랐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하고 위업을 이루신 성녀님께 제가 무슨 말을 ...... 혀를 베어서 사과를 해야......!”

    “이젠 신경 쓰지 않으니 괜찮아.”



     게다가 내가 제국에 처음 왔을 때의 태도를 후회하는 것 같아서,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마리엘과 메이드들도 모두 진심으로 웃고 있어서, 나도 정말 잘 되었다며 하루 종일 행복한 웃음이 계속 흘러나왔다.





     그 후 며칠은 나도 펠릭스도 너무 바빠서 얼굴 볼 겨를이 없을 정도였다.



     바르톨트 무덤의 사후 처리와 재매장은 물론, 앞으로는 지금까지 저주를 받았던 땅의 부흥도 다시 한번 제대로 추진할 생각이다.



     그동안 제국을 얕잡아 보았던 이웃 나라들도 일제히 손바닥 뒤집듯 축하 서한을 보내오는 바람에, 두 사람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응을 이어갔다.



     저주에 당하기 전까지의 리비스 제국은 이 대륙에서 가장 번영했고, 펠릭스라는 훌륭한 황제가 통치하고 있는 이상 제국은 더욱 발전한다고 모두가 생각할 것이다.



     루피노도 다시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법의 탑을 이끌며 저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피해를 입은 지역의 재건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이사벨라는 '며칠 동안 잠만 자겠다'는 선언대로 하루 종일 방에서 자다가 가끔 일어나서 밥을 먹고서 다시 잠을 자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아무쪼록 지금은 편히 몸을 쉬면서 다시 활기차고 밝은 미소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에 큰 활약을 해준 그녀에 대한 소문은 제국 내부만이 아닌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마음씨 착하고 아름다운 성녀라는 평판이 자자하다고 한다.



    [최고의 남편을 얻기 위해서라도 좋은 평판을 얻어야죠!]



     전에 그렇게 말했었던 그녀의 훌륭함을 이후에도 더욱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한다.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밤, 잠자리에 들 준비를 마친 나는 펠릭스의 방을 방문했다.



     그도 오늘 일찍 일을 끝내었으니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초대받은 것이다.



    “하아....... 피곤해.”



     푹신푹신한 소파에 앉으니 온몸에 피곤함이 몰려온다.



     바르톨트 무덤에서 한계까지 마력을 사용한 다음 날부터 황후로서의 일에만 몰두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펠릭스는 그런 나를 위로하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수고했어. 티아나 덕분에 겨우 진정되었어.”

    “나는 펠릭스의 절반도 일하지 않았어. 당신의 체력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대성녀 시절에는 서류 작업이나 외교에 관여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어떻게든 해냈지만, 펠릭스의 업무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만 나온다.



    (정말, 어디까지 완벽한 거람)



     마찬가지로 완벽한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그렇게 예쁜 얼굴로 쳐다보면 부끄러운데'는 말을 듣고서 황급히 얼굴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말의 축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더군.”

    “그거 다행이야.”



     무사히 모든 저주가 풀린 것을 계기로 왕도에서 대규모 축제를 열게 되었다.



     이번 주말 이틀간 진행된다고 하는데, 준비 단계임에도 그 활기가 왕성까지 전해진다.



     성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펠릭스가 배려했다고 하는데, 모두들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펠릭스의 방으로 오는 동안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평소보다 더 밝아 보이고 즐거워 보였다.



    “후후, 다들 진심으로 즐거워하나 봐.”

    “이렇게 무언가를 축하하는 행사도 15년 만이니까.”



     저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후로 우리 결혼식 외의 축하 행사는 자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아이들은 처음 맞이하는 축제에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한다.



    (...... 정말, 정말로 다행이야)



     모든 저주는 풀렸지만, 여전히 피해를 입은 땅을 복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성녀로서, 황후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모두가 미래에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그러고 보니 나는 전생도 현생도 축제에 가본 적이 없었어.”



     전생의 나는 백작영애였기 때문에 외출을 많이 한 적이 없었고, 열두 살에 신전에 들어간 뒤로는 오로지 수행과 일에만 몰두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건국절에는 대성녀로서 퍼레이드에 잠깐 참가하는 정도였고, 내가 그냥 돌아다니려 하면 소란이 일어난다며 주변에서 강하게 말렸었다.



    “그럼 같이 갈까?”

    “뭐?”



     무심코 과거를 떠올리고 있자, 펠릭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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