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BonusTrack 419화 요시코 무라소의 보물(1)
    2024년 07월 15일 14시 53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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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코타테산. 그것은 한때 최강의 창을 가진 신과 최강의 방패를 가진 신이 충돌한 여파로 대지가 융기하여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남아있는 산이라고 한다. 소형 비행선 빅투르유호를 타고 밀입국, 아니 몰래 들어온 우리는 산기슭의 호코타테 마을에 있는 현지 관광안내소에 전시된 자료 등을 둘러보았다. 바다와 산 사이에 있는 작은 어촌인 호코타테 마을의 명물은 신선한 가리비와 가리비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고 한다. 가리비 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니 꽤나 도전적인 맛이다. 꽤 흥미롭다고나 할까, 개성적인 맛이 난다.



    "요시코 무라소 자료관 같은 게 있었다면 이야기가 더 빨랐을 텐데."

    "없는 걸 달라고 떼를 써도 소용없습니다요 도련님."



     200년 전의 대장장이 이야기 따위는 전부 잊어버렸는지, 힌트 같은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나는 여신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들고 우주에서 촬영한 이 일대의 위성 항공사진을 바라보았다. 외딴곳이라고 할까, 목가적이라고 할까. 뒤에 산이 우뚝 솟아 있는 것 외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어촌이라는 인상이다. 별 모양이나 오각형 같은 특징적인 지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방인이 드문지 금발에 파란 눈의 나는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겉으로 드러내놓고 배척당하지는 않았다. 불편하지만 불쾌할 정도는 아니다. 그야말로 '시골'이라는 느낌.



    "그럼, 이제 어떻할까."



     호코타테산은 특별히 출입이 금지된 산은 아니지만,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은 자연산이라서 오르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외지인이 무단으로 산에 들어가는 경우는 더더욱. 마을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일단 지명수배자인 카가치히코 선생님의 얼굴에 인식 억제 마법을 걸어 놓았기 때문에 들킬 걱정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대머리 외국인인 버질과 금발에 파란 눈의 내가 있으면 꽤나 눈에 띈다. 가급적 빨리 볼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0년 전에 한량 대장장이 할아버지가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를 수 있는 산. 우리가 못 오를 리가 없습죠."

    "그렇스므니다. 고도도 그리 높지 않으니 발밑을 조심하면서도 3, 4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거므니다."

    "뭐? 마법으로 날아오르면 안 돼?"

    "도련님, 편법만 쓰면 점점 뚱뚱해질 겁니다요?"

    "으윽."



     호크짱 에너지 절약 모드(어린 시절의 모습)라면 모를까, 어른이 된 나는 아빠와 빼닮은 통통한 체형이다. 귀여운 매력 포인트라고 말하기에 이 배는 좀 그렇다. 아니, 이런 포동포동한 배를 귀엽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지 않을까? 있겠지? 있다고 말해!







     그렇게 있는 사이 날이 어두워져서, 관광객으로 가장해 호코타테 마을의 저렴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우리는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호코타테 산에 오르기로 했다.



    "어서 오세요. 여주인 마리에(マリゑ)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지만, 편히 쉬다 가세요"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어디서 오셨나요?"

    "마마이트 제국 쪽에서 왔습니다. 이 나라는 경치가 좋네요."

    "어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여주인이 안내해 준 방은 그야말로 싸구려 숙소, 아니 거의 민박집 같은 느낌이었다. 목욕탕도 온천이 아닌 민가 목욕탕이지만, 여행지에서 깨끗한 목욕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좁은 방에서 이불을 깔고 셋이 잠을 잔다. 셰리는 스마트폰 속이다. 이상한 삼인조에다 집사복 차림의 할아버지까지 합세하면 더욱 눈에 띌 것 같다.



    "이런 것밖에 드릴 수 없어 죄송하네요."

    "아뇨, 신선한 해산물을 현지의 맛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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