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부-09 오! 리발(5)
    2024년 06월 28일 07시 26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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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개하고 있던 '유성'의 포격을 대기 중으로 흩뿌려버린다.

     서로의 거친 숨소리만이, 고요한 도심에 쓸쓸히 울려 퍼지고 있다.

     공격이 사라진 것을 보고, 나이트 에덴이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세웠다.

     

    "...... 왜, 마무리를 하지 않는 거지?"

    "승부는 났답니다."

     

     나는 이 녀석과 죽이려고 온 게 아니야.

     그 점을 착각하면 안 된다. 나의 우선순위는 이 녀석을 무력화시키고,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그리고 우르스라그나 일파의 다른 놈들을 차례로 제거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저는, 당신을 죽이지 않아요 ...... 아니, 죽일 수 없어요."

    "왜 ......"

     

     왜냐고?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왜냐면 당신과는, 친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말을 내뱉고 나서야 실언을 깨달았다.

     입을 떡 벌린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나는 코를 훌쩍였다.

     모든 것이 싫었다. 모든 것이, 이런 소년에게 싸움을 강요하는 세상도, 사람들의 평화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싸워서 승리한 나도.

     

    "당신은 ......! 당신은 구세주가 아니야!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조차 아니야! 당신은, 아직, 누구도 아닌 ......!"

     

     뒤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도 아니었으면 좋았다. 그쪽이 더 좋았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타이밍에 만났더라면 분명 친구가 될 수 있었을 소년.

     이미 늦었다,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가 선택했고, 나도 맞서고 말았다.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는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거기서ㅡㅡ그 때,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여기까지 완성한 나이트 에덴을 정면으로 타도하다니, 역시 [유성]의 금주보유자. 아니 ...... [개벽]의 전 각성자이며, 가장 새로운 최소의 우주라고 불러야 할까?"

     

     

     

     나와 나이트 에덴이 있는, 폐허가 된 시가지 속.

     잔해에 앉아 우리를 응시하는 남자가 있었다.

     나이트 에덴과 마찬가지로 검은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오른쪽 눈과 황금색의 왼쪽 눈으로 나를 응시하는 그 남자는,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기시감을 불러일으켰다.

     

    "당신은 ...... 하지만, 그 오른쪽 눈은?"

    "이 얼굴을 기억하나? 그렇다면 기억의 봉인이 느슨해졌다는 뜻인가, 정말 장래가 두렵구나."

     

     갑자기 머리의 안쪽이 아팠다.

     알고 있다. 나는 그를 알고 있다.

     

     

     지나치게 낮은 시야.

     나를 보호하듯 서 있는, 만신창이가 된 아버지.

     그 눈앞에서 신비를 폭발시키며, 무언가를 큰 소리로 외치는 남자.

     

     그때의 나는.

     그저 아버지를 슬퍼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어둠 속에서 빛나는 빛에 손을 뻗어ㅡㅡ.

     

     

     평형감각이 엉망이 된다. 유지할 수 없게 된 나의 우주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그래, 알고 있어. 이 남자가 바로 [혼돈]의 ......!

     

    "아버, 지............"

     

     나이트 에덴의 한 마디가, 기억의 혼탁한 흐름을 강제로 멈추게 했다.

     깜짝 놀라 숨이 멎은 채로 나는 시선을 돌렸다.

     

    "어......?"

    "그래, 몸은 다르지만 영혼은 분명 그의 아버지를 대신했던 남자다. 우르스라그나 가문의 선대 당주이자 한 때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였으며, 지금은 부관직을 맡고 있지."

     

     불타는 왕도를 바라보다가, 나를 바라보며 남자는 중얼거렸다.

     칠성사가 '혼돈'의 육체를 이용해, 한때 '개벽'의 각성자였으리라 짐작되는 남자가.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마치 자상한 선생님 같아서.

     

     

    "그럼 정답 맞히기를 해볼까, 마리안느 피스라운드. 세상을 구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무고한 사람들을 불태워 없애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대악마 루시퍼와 하늘에 앉은 신들을 모두 처단하려는 나의 소박하고 작은 소망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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