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4화 조금 눈을 뗀 틈에 이렇다니!(2)
    2024년 06월 27일 16시 53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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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스티나와 좋은 느낌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크리스토퍼 공략에 조금 소극적이었던 세레디아였지만, 회의가 끝난 지금 크리스토퍼가 자리에서 일어나 혼자 회의실을 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문이 닫히자 세레디아는 슬그머니 일어나 크리스토퍼의 뒤를 쫓았다.



    (역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지? 공략해 줄게요, 왕태자 전하.)



     크리스토퍼와 세레디아가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네마리는 맥스웰과 함께 있었다.



    "맥스웰 님,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괜찮습니다만, 둘이서만 얘기해도 될까요?"



     안네마리는 맥스웰의 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 전하께서도 함께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지만, 저건 평소의 전하랍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다른 방의 소회의실을 빌렸으니. 그쪽으로 가도록 해요."



     안네마리와 맥스웰 두 사람이 함께 회의실을 나섰다. 소회의실에 도착한 안네마리는 "어머?"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세요?"



    "전하가 안 계세요.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디로 가신 걸까요?"



    "......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



     맥스웰의 말에 안네마리는 무심코 가슴을 움켜쥐었다. 심장이 쿵쾅쿵쾅 크게 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맥스웰 님, 저, 전하를 찾아보고 올게요."



    "그럼 저도."



    "아니요, 엇갈리면 성가셔지니까요.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 어쩔 수 없군요. 길게는 삼십 분이 지나면 다시 한번 와주세요."



    "알겠어요."



     맥스웰을 소회의실에 남겨두고, 안네마리는 혼자 뛰쳐나갔다.



    (왜 안 왔어, 바보 히데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 제발 무사해야 돼!)



     이미 해가 지기 시작했고 이제 다른 학생들도 귀가하기 시작할 무렵이었지만, 아직 충분히 많은 학생들이 남아 있다. 방과 후에도 학교에 남아 있는 이유는 학교 축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회의실에서 실행위원회가 사용하는 대회의실까지 가는 동안 크리스토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안쪽 복도로 가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교실?"



     뭔가 잊어버린 물건이나 용무가 생각나서 1학년 A반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크리스토퍼의 인격인 구리타 히데키는 비교적 낙천적인 성격이라서 위기의식이 희박한 편이다. 맥스웰에게 상담하기 전에 잊은 물건을 찾으러 갔을 가능성도 있다.



     안네마리는 1학년 A반 교실로 향했다. 창문을 통해 아카네 빛이 비치는 교실에 들어서자, 그곳에는 학생 한 명만 남아있었다.



    "안네마리 님?"



    "루시아나 씨? 당신만 있어나요?"



     교실에는 루시아나만 남아 있었다.

     실내를 둘러보았지만 다른 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네, 올리비아 님도 오늘은 먼저 돌아가셨고, 저는 멜로디와 함께 돌아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남아 있었어요."



    "그럼, 크리스토퍼 님은 못 보셨나요?"



    "크리스토퍼 님이요? 아니요, 방과 후에는 전혀."



    "그런가요 ......"



    (교실에도 오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그때였다.



     '쿵'하고 천둥이라도 떨어진 듯한 충격음이 학교 전체에 울려 퍼졌다.



    "꺄악!"



    "이건!?"



     순간, 학교 건물 전체가 흔들렸고, 루시아나와 안네마리는 반사적으로 책상에 손을 대며 몸을 지탱했다. 곧장 흔들림이 가라앉고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방금 그건 대체 ...... 설마)



    "방금 그 소리, 의상실 근처에서 나는 소리 아니었나요?"



     루시아나가 새파래진 얼굴로 의상실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쪽 방향에서 소리가 울려 퍼진 것 같았다.



    "멜로디!"



    "아, 루시아나 씨, 잠깐만!"



     의상실에서 옷을 만들고 있는 멜로디가 걱정되었는지, 루시아나는 힘차게 뛰어나갔다. 안네마리도 뒤따라 달려갔다.



    (이 상황에서 저런 소리, 원인은 한 가지밖에 생각할 수 없어. 흑화했구나, 크리스토퍼! 아이 정말! 맥스웰 님께 상담도 하기 전에 뭐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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