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장 276화 휴이, 기름의 맛을 알아버리다(1)2024년 06월 14일 23시 58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조금 길게 느껴지는걸.
얼마 전에 이곳에서 만난 참인데, 머리 위의 휴이가 너무 익숙하다.
"퓨, 퓨이!"
여전히 나를 포함한 인간들에게 화를 내고 있지만 .......
머리카락을 붙잡으며, 용의 괴력에 의한 두피 마사지를 멈추지 않는다.
방금 전까지는 장난의 느낌이라서 기분이 좋았는데, 엄마가 생각났는지 빨리 찾으라고 성을 낸다.
놀고 있다가는 휴이의 짜증도 더 심해질 뿐이니, 이번엔 거미처럼 빠른 속도로 절벽을 오르기 시작한다.
"............"
반대편 전장이 시끄러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괜찮겠지. 그 넴이라는 사람도 있고, 무엇보다 세레스에게 맡겼는걸.
"자, 그럼 ......"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정도의 절벽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올라갈 수 있다.
공중으로 올라가는 본전의 계단 옆에서 신전을 들여다본다. 휴이와 눈만을 드러내어 절벽에서 들여다보며, 신전의 꼭대기를 관찰한다.
"...... 이곳은 높은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었구나."
"퓨?"
"놀고 있다는 뜻이야."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휴이에게,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알려준다.
아래의 소란은 아랑곳하지 않고, 먹고 마시며 떠들썩한 신전 안에서는 반쯤 벗은 권력자들이 만찬회를 열고 있는 중이다.
"퓨......"
"그래. 추악하지. 하지만 인간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야. 약자에게 일을 시키고, 위에서 거드름만 피우는 나쁜 상사들이 많아. 이런 사람들이 이득을 취하는 세상은 마왕이 망가뜨려도 상관없겠지."
"퓨우우......"
"안돼 안돼. 이 사람들을 때려잡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소란스러워지면 네 엄마를 찾기가 힘들어질 거야."
입에서 불길을 피워내는 휴이를 말리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고민한다.
유력한 후보부터 나열하면 .......
플랜 A : 예정대로 파괴공작을 하면서 병사들과 친해진 다음 몰래 정보를 듣는다.
플랜 B : 배고픈 휴이가 내는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우선은 취사장처럼 보이는 오른쪽 끝에 있는 건물로 진입해 본다.
플랜 C : 아무렇게나 잠입해서, 당첨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참고로, 평소라면 당연히 이것이다.
플랜 D : 알 것 같은 사람을 붙잡아 심문한다. 이 방법의 유일한 문제점은, 내가 심문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플랜 E : 새끼용의 엄마아아아아아!! 라고 외쳐서 돌아온 목소리가 난 쪽으로 간다. 그러면 분명 우리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휴이의 엄마가 이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면 여러 가지로 끝난다.
이상 다섯 가지 플랜을 준비했다.
"캬~...... 다섯 가지나 순식간에 생각해 냈구나. 나는 계략가 체질인가봐 ......"
이세계의 타케나카 한베라고 불러준다면 좋겠다.
나도 모르게 감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스로도 자화자찬할 정도의 지략을 발휘했으니 어쩔 수 없다.
"휴이는 어느 쪽이 좋아? 지금부터 말하는 ............"
"............"
음식 냄새를 맡은 휴이가, 침을 나이아가라 폭포수처럼 흘리며 취사장을 바라보고 있다.
플랜 A와 플랜 B가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한창 자랄 때고, 용은 많이 먹어야 하니깐."
다시 모자에 휴이를 숨겨 넣고, 취사장으로 몰래 다가가기 시작했다.
"오리고기! 로스트가 완성됐어!?"
"이제 나옵니다!"
"아까도 같은 말 했잖아! 10초 만에 끝내!"
주방이라는 이름의 전장을 본다. 쿠죠의 주방보다 훨씬 격렬했지만.
5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 주방장, 아니 요리사가 부하 요리사들에게 화를 내고 있다.
"재료는 아끼지 않아도 돼! 이런 멍청한 일은 오늘로 끝이야! 하지만 우리는 초일류 요리사라고!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마!"
[위, 셰프!]
조금 뭐랄까 ...... 밖과는 또 다른, 영화화될 것 같은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한정된 재료. 입맛 까다로운 귀족들. 보장되지 않는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사에게는 맛있는 요리밖에 허락되지 않는다]
영화의 홍보 같기도 한 문구다. 그야말로 전미가 울 것 같다.
자존심 강한 셰프와 요리사들이 충돌했지만, 그걸 극복한 뒤에는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는걸. 분명 우여곡절이 있었겠지.
그 과정을 보고 싶었어 .......
"ㅡㅡㅡㅡ!"
"셰프님!"
아, 셰프가 쓰러졌다! 분명 과로나 병이야!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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