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화 왕도 저택 순회 - 배고픈 그레일(1)
    2024년 06월 08일 20시 47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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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크는 호흡을 가다듬고 한 번 크게 숨을 내쉬며 천천히 일어섰다.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류크는 렉트에게 시선을 돌렸다. 왠지 아까보다 눈빛이 조금 더 날카로워진 것 같다. 조바심에 가까운 인상이다.



    "...... 모의전을 다시 시작하자."



    "그건 안 돼!"



     류크의 말은 멜로디에 의해 일축되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선 듯 보였지만, 멜로디는 그의 두 다리가 작게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렉트도 고개를 저으며 거부했다.



    "일단은 잠시 쉬자. 서로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 옷을 갈아입는 편이 좋아."



    "그래요. 두 사람 모두 이대로 계속하면 감기에 걸리겠어요."



    "...... 알았어."



     멜로디의 배웅을 받으며 두 사람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정원에 홀로 남은 멜로디도 셀레나와 폴라를 찾아 걷기 시작했다.



    "음, 두 사람은 어디 있으려나?"



     한참 동안 저택 안을 돌아다녔지만, 셀레나와 폴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아, 찾았다."



    "어머, 언니."



    "어서 와, 멜로디"



    "왈왈!"



     웃으며 멜로디에게 인사를 건네는 두 사람, 하지만 조리장에는 두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셀레나의 품에 안긴 그레일도 함께 있었다. 셀레나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우렁찬 울음소리가 주방에 울려 퍼진다.



    "둘 다 어디 갔었어? 마님한테서 저녁 식사에 대해 상의 중이라고 들어서 당연히 여기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더라."



    "이 아이를 쫓아다니고 있었어."



     폴라는 그레일을 가리켰다.

     셀레나는 그레일을 껴안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레일이 식료품 저장실에서 소시지를 훔쳐먹고 있었지 뭐예요."



    "왈왈왈! (소시지 정도는 괜찮잖아!)"



    "또? 분명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아."



     멜로디가 기억하는 것은 왕립학교 편입시험 날의 일이다. 마차를 기다리는 동안 그레일이 소시지를 입에 물고 저택 안을 뛰어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은 시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전말을 보지 못했지만, 분명 셀레나가 그레일을 붙잡았을 것이다.



    "네, 요즘 자주 음식을 훔쳐 먹게 되어서요."



    "밥이 적은가 봐. 양을 줄였어?"



    "아니요. 오히려 조금 늘렸는데 말이에요."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그레일을 쳐다보는 셀레나. 폴라는 "한창 자랄 때라 많이 먹는 걸까?"라며 미간을 모으며 그레일을 노려보았다.



    "음~ 하지만 강아지가 원하는 대로 먹이를 주면 아마 살이 찔 것 같아."



    "네, 그래서 조절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 도둑질을 하는 것 같아서요"



    "식료품 저장실 열쇠를 좀 더 단단히 잠그는 게 좋을 것 같아. 제대로 잠그고 있지?"



    "물론이에요. 그런데 어느새인가 문이 열려있던데, 대체 어떻게 열었는지를 모르겠어요."



    "정말 곤란한 강아지네, 에잇 에잇."



    "깨갱!? 왈왈! (아야야!? 그만둬라 계집!)"



    (쳇, 어쩔 수 없잖아, 배가 고프니까! 더 많이 먹을 걸 줘!)



     요즘 그레일은 유난히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매번 먹이를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역시 이 몸이 성장기라서 그런 걸까, 그레일은 원인을 생각해 보지만 명확한 답은 알 수 없었다.



    (으으으, 최근에야 겨우 얼마 없는 마력이 몸에 익숙해졌는데, 뭐, 열쇠를 여는 정도밖에 할 수 없지만.......)



     자신의 마력의 대부분을 멜로디에 의해 정당화하고 남은 약간의 어둠의 마력이 최근에야 겨우 강아지의 몸에 익숙해져 열쇠를 여는 정도의 염동력 같은 마법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하는 짓이래 봐야 도둑질이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마왕의 자존심은 산산조각이 났다. 너무 초라하게 전락한 모습에 그레일은 속으로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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