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있어?"
그때 마침 호크가 버질의 방 문을 두드렸다.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한 타이밍에, 올리브의 얼굴이 굳어지고 버질의 얼굴에 경련이 일어난다.
"있습니다요. 들어오십쇼."
"야호~ 어라? 올리브도 있었네."
"내가 있어서 곤란한 일이라도 있나? 그리고 도련님의 그 옷차림은 뭔가?."
호크의 모습은 어른의 모습에서 익숙한 비만아 체형으로 돌아갔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모습으로만 만나왔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이쪽의 호크가 더 익숙하다.
"아니 그, 이쪽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더 좋지 않나 싶어서. 어른의 몸으로 돌아다니면 특별대우를 받을 수 없으니까."
아무래도 주변에서 계속 오냐오냐 해주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갑자기 성인 남성으로 취급받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겨난 모양이다. 호크가 근본적으로 응석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토록 떼를 쓰던 귀찮고 성가신 애송이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자기 긍정감이 폭발적으로 상승해 이렇게 솔직하고 직접적인 애정표현을 요구하게 된 것은 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성인 남성이 [마음껏 나를 사랑해! 마음껏 애지중지하고 귀여워해!]라고 뻔뻔하게 주장하는 것도 그건 좀 그렇다고 버질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 외모로는 창관에 갈 수 없을 텐데. 설마 거기 갈 때만 어른으로 돌아갈 생각인가?"
"어? 나 간다는 말은 한마디도 안 했는데?"
놀란 표정의 호크. 올리브의 날카로운 시선이 버질에게 꽂혔고, 그는 요도에 얼음송곳을 찔러 넣은 듯한 긴장감 때문에 사과를 목구멍으로 넘기려다가 목이 막혀 기침을 했다.
"괜찮아?"
"얘, 얘기가 다릅니다요, 도련님! 오해라고, 올리브! 나는 거짓말 안 했어! 그렇죠!?"
"나는 딱히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라고 말했을 뿐이지, 같이 간다고는 한 마디도 안 했어. 가고 싶으면 애초에 언제 갈지 스스로 계획을 세웠을 거야."
호크는 버질이 들고 있는 접시에서 사과 한 조각을 집어 들어 싱싱한 과일을 입에 물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호위 두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점심에 피자 무한리필을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아, 그 가게입니까요. 기꺼이 같이 가겠습니다요."
"나도 간다."
"좋아~! 그럼 옷 갈아입고 12시에 현관으로 모여!"
그 말을 남기고 재빨리 방을 나간 어린이 호크를 배웅하며 올리브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버질은 피곤한 듯 쓴웃음을 지었다.
"목숨을 건졌구나, 버질. 로리에의 원한을 사지 않아도 되겠군."
"그래, 여러 의미로 말이야. 그보다, 로리에만으로는 끝나지 않았겠지........"
아이에게 하는 성교육이란 정말 어렵다며, 보호자와 과보호자는 각자의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현관으로 향하기 위해 방을 나갔다.
"도련님은 부디 색욕보다는 식욕에만 신경 쓴다면 좋겠군."
"과보호가 심하다고. 하지만 로리에는 그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왜냐면 그 녀석도."
"제가 어쩠다고요?"
"히익!?"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서, 버질은 엉덩이에 마상창을 찔린 것 같은 공포를 느끼며 뛰어올랐다. 그녀도 외식에 초대받은 모양인지 메이드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상태다. 매우 봄에 어울리는 세련된 옷차림이다. 마치 데이트 복장 같다고 농담을 했다가는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입을 다물었다.
"로리에, 나중에 얘기 좀 하자."
"우연이네요. 저도 용건이 있어요."
"아~ 걱정하는 건 좋지만 너무 과보호하지 말자고? 도련님도 일단은 건강한 성인남성이니까. 너무 걱정해서 귀찮아하면 안 되잖아?"
진지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을 보고, 안 되겠다 이 녀석들 역시 내가 성인 남자의 선배로서 소년을 잘 보살펴 주어야겠다고 혼자 결심하는 버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