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BonusTrack 413화 속편・모두를 만나러 가보았다(1)
    2024년 06월 01일 13시 17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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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냐 너."



    "나야, 나."



    "알게 뭐냐. 너무 후끈해서 밥맛 떨어지니 얼른 꺼져버려."



    "진짜로 모르는 건 아니지?"



    "알고 싶지 않다고!"



    "다행이다. 드디어 멍청해진 줄 알았네."



    "날려버린다 이 자식! 아니, 이 뚱보가!"



     가메츠 할아버지의 나에 대한 인상이 나빠진 느낌이 든다. 그건가? 꼬마가 상대라서 태도가 원만했는데,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려서 딱딱해진 걸까? 세토 님이 성인 미녀뿐만 아니라 강아지나 미소녀의 모습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구사하는 걸 보면, 역시 외모가 앳된 아이라는 건 여러모로 강점인 것 같다.



    "섭섭하네~"



    "그래 봐야 안 낚여."



     눈앞에서 주눅드는 모습을 보여줘도, 노골적으로 찡그린 얼굴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자, 언제나처럼 귀여운 호크예요."



    "개소리."



    "여전히 입이 험하네."



    "이게 다 누구 탓인데."



     다시 어른으로 돌아가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그와 마주 보는 쪽에 앉았다.



    "뭐, 당신한테서는 재미있는 리액션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지만요."



    "그러셔? 기분이 풀렸다면 얼른 가버려. 답답한 뚱보를 보면서 밥을 먹으면 밥맛 떨어진다고."



    "답답한 뚱보 할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지. 아, 동족혐오라는 녀석이구나?"



     음~ 안 좋은 반응이다. 하지만 그 평소처럼 혼내려는 그 반응이 이제는 오히려 반갑다. 특이한 사람을 만나고 온 후라서 더더욱 그렇다.



    "...... 이봐."



    "왜요?"



    "......원상복귀해서 다행이구만."



     딴데로 고개를 돌리고, 문어튀김을 씹으며 툴툴대는 가메츠 할아버지. 놀리는 건지 아닌지 모를 그런 부분이라고!







    "그래서 몸이 실제 나이에 걸맞게 되었어요."



    "그거 참. 다행이구먼."



    "예. 드디어 만년 꼬마 상태에서 해방되었어요."



     입학식도 끝나고 신입생들의 풋풋한 활기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왕립학교의 원장실. 내가 자주 가는 가게의 신작 마카롱(매진 행렬이 이어지는 인기 한정 상품)을 사들고 놀러 온 나를, 교장은 몰래 교장실로 초대해 주셨다. 눈물겨운 졸업식 이후 아직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너무 이른 졸업생의 습격이다.



    "그때 모습도 그런대로 귀여웠는데, 아쉽구먼."



    "뭐, 돌아가고 싶으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지만요."



    "그래도 너무 지나치면 위험할 걸세? 지금도 자네는 어린아이의 몸에 갇혀 있던 기간이 길어서 그 영향인지 정신적으로도 아직 어린 면이 보이거든."



    "제가 철부지라는 것 정도는 알아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어른이 되어 가야만 하니까요."



    "음, 그 말이 맞네. 하지만, 그 점이 섭섭하다고 느껴지는 것도 사실. 특히 자네는 새끼돼지부의 마스코트였으니까. 피클스 님이나 로사 님도 아마 깜짝 놀랐을 게야."



     학교 내에서는 왕족도 귀족도 없이 모두 평등하게 학생으로 취급되지만, 졸업을 했으니 그 둘도 이제는 왕자님과 그 약혼자님이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알록달록한 마카롱. 일반 마카롱과 달리 과육이 듬뿍 들어간 잼도 사이에 끼워져 있는데, 새빨간 라즈베리, 보라색 블루베리, 초록색 멜론, 노란색은 망고 등이 모두 맛있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품이다.



    "그러고 보니 그 두 분의 결혼식에 당신도 초대받았었죠."



    "후후. 성장한 자네를 보고 놀라는 두 사람의 얼굴이 기대되는구먼."



    "여전히 장난기로 가득하시네요. 그런 점이 좋은 면이기도 하지만요."



    "헛헛, 그렇지?"



     교장이 끓여준 차를 마시며, 나는 교장실의 창문으로 불어오는 초여름의 바람을 즐겼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차임벨이 울리자마자 밖에서 청춘을 만끽하는 학생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평화다. 이 평화가 계속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헤이, 셰리. 여신의 힘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아무것도 변한 게 없습니다. 지금처럼 여신 스마트폰도 연결되겠죠. 하지만 더 이상 기능이 추가되는 일은 아마 없을 것 같군요."



    "버전 업데이트가 종료되었다는 뜻인가?"



    "예. 그녀는 확실히 상위 존재인 여신이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는 독립된 세계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자제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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