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부 400+4화 괴물 NOT FOUND(1)2024년 05월 29일 22시 23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누구 ...... 아니, [뭐]냐? 너는!"
"자자, 그렇게 겁먹지 마. 괜찮아, 난 무섭지 않아. 우리 친구가 될래? 난, 친구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는 놈이니까. 금전적으로."
"장난치지 마! 누가 너 같은 괴물하고!"
크레슨과의 두 번째 첫 만남은 엉망진창으로 끝났다. 나를 한번 보자마자 온몸의 털이 쭈뼛 서면서 순식간에 전투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노예의 쇠목걸이 때문에 손님을 다치게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예리한 눈썰미는 야생의 직감이라고나 할까. 옆에서 보면 그저 뚱뚱해 보이는 내가 이 세상에 섞인 이물질이라는 것을 순식간에 알아차리는 그 후각은 대단하지만, 아쉽다. 호크님한테서는 도망칠 수 없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로 도망가도 반드시 쫓아가서 붙잡을 테니까 우후후.
"이봐! 손님에게 무례한 말을 하지 마라! 이 멍청한 것! 아이고 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교육을 못 시켜서요. 하지만 이런 반항적이고 건방진 녀석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어때요? 한번 절을 하게 해서 사과를 받아볼까요?"
"아니, 괜찮아.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
"이 녀석은 동방에서 들여온 세상에 보기 드문 산고양이 야수인입니다! 어때요? 이 주황색 털, 예쁘지 않나요? 껍질을 벗겨서 카펫으로 만들어도 좋고! 박제로 만들어서 장식해도 좋고요!"
"좋은데. 머리도 좋아 보이고 분위기도 읽을 수 있어. 그걸 사볼까?"
"구매 감사합니다!"
"장난치지 마! 난 싫다고! 가까이 오지 마! 이 괴물 자식!"
"이봐, 이렇게 귀여운 새끼 돼지한테 심한 말투네. 괜찮아? 저것 봐, 주위가 다 놀라고 있잖아? 나 같은 꼬마한테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면 겁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걸?"
"시끄러워! 너한테 팔리는 것보단, 겁쟁이로 생각되어도 팔리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고!"
"이, 이상하네요? 이 녀석은 부족 중에서도 유난히 용맹한 전사였을 텐데, 혹시 신경이라도 건드린 걸까? 아하하 ....... 얌마, [조용히 해] 이 멍청한 고양이 녀석아!"
"용감하잖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서 제대로 도망쳐야 할 때를 알아차리고 최선을 다해 도망치려는 용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뭐, 불가능하긴 하지만......."
우리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크레슨을 노예의 쇠목걸이의 힘으로 억지로 조용히 만든 점주가, 빙긋이 웃으며 나를 내려다본다. 크레슨 옆에 있던 고양이 귀 아가씨도 그런 크레슨의 모습에 놀람을 넘어 불안감을 느꼈는지 겁에 질린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렇게 정신이 없는 크레슨을 우습게 보지 않고, 그 정도 비상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종족적으로 우수한 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노예상인에게 잡혔는지는 영원한 수수께끼다.
"짧은 만남이 될지도 모르지만, 잘 부탁해, 크레슨."
"어떻게 내 이름을!?"
13년 전의 크레슨과 지금의 나 사이에는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실력 차이가 있다. 파란만장한 인생의 거친 파도에 굴러다니며 다져진 탄탄한 실력과 치트 능력+α에 힘입은 자의식은 자칫 오만하게 비칠 수도 있지만, 내심 나의 텐션은 냉정하고도 싸늘함↓↓↓이었다.
(혹은 그렇기 때문인가?)
짜증 난다. 매우. 우리가 쌓아 올린 13년을 이런 식으로 쉽게 몰수당한 것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시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올리브와 버질이 나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 것도, 로리에가 완전히 적대적으로 변한 것도, 크레슨에게 괴물이라 불리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는 자초한 일인 것 같다.
"앗차, 그랬었지. 처음 보지? 나는 호크 골드. 네 이름은?"
"......"
"[이름]"
"읏! 크레슨이다! 아까 네놈이 그렇게 말했잖아!"
노예의 목걸이의 절대복종 능력이 발동해, 강제로 이름을 대야 하는 크레슨의 얼굴이 괴로움과 분노로 일그러진다. 좋아, 지금은 어떻게 발버둥 쳐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상대에게 노예의 목걸이까지 씌워 복종시키는데도 마음이 꺾이지 않고 아직 반항심을 품을 수 있는 기개가 남아있다면, 역시 크레슨이다. 빌려온 고양이처럼 얌전하게 있어도 의욕이 안 난다.
크레슨은 나한테 그런 말 안 할 거지!?라고 역으로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나는 기뻤다. 그래서 웃었는데, 그런 나의 일그러진 미소에 크레슨도, 노예상인 남자도, 올리브조차도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아~싫다 싫어, 빨리 원래의 세계선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도 이런 짓을 하고 싶지 않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는 있지만, 아직은 아무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조급함이 나를 짜증 나게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말이다.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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