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장 265화 과거의 병기를 현대에서(1)
    2024년 05월 28일 18시 46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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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진영보다 앞서 나간 넴은, 지팡이로 지면을 찔러 마법진을 만들었다. 왕국군의 움직임에 경계하며 진형을 취하는 엔제교단에게, 골렘은 그 전모를 드러낸다.



     고대 문명의 신비함마저 느껴지는, 고대 마술사가 남긴 미지의 유산이 현대에 되살아난다.



    "이게 진짜~ 정말로 강하다니깐. 이 아저씨, 나이도 찼는데 화가 나서 쓰러뜨렸다고?"



     마법진에서 떠오르는 정이십면체의 금속으로 보이는 물체. 푸르스름하게 반짝이는 표면을 무지개색이 의심스럽게 흐려지며 떠다닌다.



     넴은 이것을 골렘이라고 부른다.



     생물의 형태를 취하는 연금술의 유산인 그 유명한 '골렘'과는 전혀 닮지 않은 존재다.



     더더욱 이해와는 거리가 멀고, 조형도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그것을 현대에 가져오는 것은 금기시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러나 넴은 아무런 기개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한다.



    "좋아. 만들어버려."



     주인인 넴의 명령에 따라 골렘은 꽃을 피운다. 움직임, 모양, 행동, 결과,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지성을 넘어섰다.



    "뭐야...... 저건............"

    "...... 국가에서 관리해야 할지도 몰라. 이런 건 국가도 뒤흔들 수 있겠어."



     지크도 그 기괴한 광경에 할 말을 잃었고, 알트는 한 명의 마술사가 소지한 점을 위험하게 여겼다.



     중앙의 핵이 되는 구체를 보호하듯, 한 면당 20개씩의 정사면체의 금속체가 규칙적으로 주변에 펼쳐졌다.



     연쇄적으로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흐르며, 이윽고 정해진 배치에 들어가 그 움직임을 완만하게 만든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구체는 내부에 비친 마법진을 지면에 투영했다. 투영된 마법진은 땅을 골렘과 같은 금속으로 변질시켰다.



    "............!"

    "정말 놀랍군 ......"



     금속은 액체처럼 떠다니며 똑같은 골렘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또 다른 두 골렘은 각각 동체의 복제품을 만들어냈다. 골렘은 순식간에 네 마리가 된다.



     아마도 연금술에 의해 증식하는 미지의 골렘. 그 무서움을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막연하게나마 특별함을 짐작할 수 있다.



    "굉장하죠? 어디까지 늘어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이건 줄일 수 있을까? 소멸시키지 못하면 큰일 난다고."

    "안심하세요. 진짜가 아닌 것은 원래의 흙으로 돌아가니까요."



     넴은 어깨너머로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증식하는 골렘은 한눈에 봐도 금단의 발명품이라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좋게 말하면 라이트 왕국의 군사력이 단 하나에 의해 증강된 것이다. 게다가 본체를 잃지 않는 한 손실은 전혀 없다.



     나쁘게 말하면,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꺼림칙한 무기를 내부에 보유하게 된 것이다.



    "그럼 바리케이드를 파괴할게요."

    "......그래, 부탁한다"

    "그러면, 시운전을 해 볼까요?"



     넴이 64대까지 늘어난 골렘 전 기종에게 명령했다. 지팡이를 정문 계단에 세워진 견고한 울타리로 향하고 한 마디만 하면 조작이 완료된다.



     이후, 드디어 골렘의 위협이 드러난다.



    "ㅡㅡㅡㅡㅡ발사."



     골렘들은 각자 연동시키는 정사면체를 한 번만 뒤집었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끝을 앞으로 하여, 바리케이드를 향해 쏘아 올렸다.



     수백 미터를 속도도 줄이지 않고 달려간 64발의 금속탄은, 바리케이드를 산산조각 냈다.



     정말 무서운 먼지를 일으키며 목표물 격파를 완수했다.



     각각의 본체로 돌아가는 금속탄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골렘의 시운전은 끝났다.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무기로서 너무 높은 성능에 오히려 두려움이 더 커졌다.



    "...... 이런 걸 너는 어떻게 쓰러뜨린 건가?"

    "맞아 ...... 나도 오래 알고 지냈지만, 넴에게는 이제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모래와 흙으로 변하는 골렘을 지켜본 알트는, 흐르는 땀을 소매로 닦으며 한숨을 쉬는 지크와 함께 어이없어한다.



     또다시 [반칙]을 하나 더 추가한 넴은, 골렘을 마법진으로 돌려보낸 후 졸린 듯한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아, 맞다. 전하, 이 녀석의 이름을 생각해 주세요. 아직 없거든요. 그런 데는 문외한이라서, 제발 부탁드립니다."



     느긋하게 이름을 지어달라는 넴을 보고, 두 사람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넴은 표정을 약간 굳히며 가장 잊어서는 안 될 말을 꺼냈다.



    "하지만 전하. 저걸로도 베네딕트 씨를 쓰러뜨릴 수 없었던 거잖아요? 그 점을 염두에 두세요."

    "...... 쳇, 그랬었지."

    "그 주검으로 그 <성역> 앞에서 처치하지 못하면, 국민의 생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패배라고요."

    "그럼 죽여. 너밖에 할 수 없으니까."

    "물론 하고 말고요. 다음에는 쓰러뜨릴 수 ...... 있지만,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것만이 신경 쓰이네요 ......"



     자신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내비치는 넴은, 어떤 일을 우려하고 있었다.



     충돌한 폭풍의 날, 베네딕트에게 너무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쓰러뜨리려고 했지만, 도중에 도망친 탓에 자신을 위험인물로 경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이 있을 것을 짐작하고 있을 것이고, 당연히 대책을 세웠을 것이다.



     베네딕트 공략에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는 수뇌들이었지만, 첨병은 태연한 모습이었다.



     목마를 태운 아이를 올려다보며, 예상보다 더 괜찮은 것을 보여줬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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