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57화 용인 엘든 VS 에리카&소류(1)
    2024년 05월 27일 08시 18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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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라스의 행동으로 구원받은 자들이 냉소적인 응원을 보내던 에리카와 소류에게 슬금슬금 다가가고 있었다.



    "............"



     디아 메이즈의 기믹이 순간적으로 역행하여 돌아왔다. 높은 벽에 짓눌려 있던 에르돈 일행이 풀려나자, 자비 없이 버렸던 무정한 왕녀 일행을 향해 걸어간다.



    "그런 장면에서는 [난 이런 결말을 원치 않아!]라고 외치면서 도와줘야지 ......!"

    "미안해. 이런 전력차이로 그런 말을 할 만큼 멍청하지 않아서 ....... 애초에 그 상황에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겠어?"

    "그건 그래......!"



     논파당한 엘든은, 그럼에도 압사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죽을 것 같았던 원한을 품고 있다.



     여덟 마리의 용인은 다양한 육체의 특징을 취하며 용의 위엄을 빌려 각각의 변신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검은 털, 붉은 화염을 연상시키는 풍채, 물갈퀴와 지느러미를 가진 자 등 다양하다.......



     공통점은 생물계에서 뛰어난 신체적 능력과, 심어 놓은 재생력.



    "읏......!"

    "소류......"



     소류가 왕녀를 감싸듯 앞으로 나와서, 에리카를 등 뒤로 숨겨 물러나게 한다.



     혹시라도 에리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된다.



     에리카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어서, 혼자서 엘든 일행의 발목을 잡겠다는 결정을 내린 소류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줘. 금방 그라스를 불러올 테니까! 미안해!!"

    "!!"



     에리카가 발뒤꿈치를 돌려 뛰쳐나간다. 왕녀라는 이유만으로 동료를 희생해야만 한다. 신분이 그렇기에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해한 소류도 고개를 끄덕였다.



     잘못 읽었다면, 소류 역시 에리카와는 조금 다른 속내를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에리카가 없으면 주변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모아둔 화력을 아낄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반칙]에 버금가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



     용인을 상대로 그동안 갈고닦은 무술을 마음껏 뽐내자.



     의기양양하게 맞서는 소류는, 승리를 향해 양손에 강렬한 푸른 불꽃을 켜며 자세를 취한다. 한 단계 더 사나운 살의를 푸른 불길로 표현하며.



    "............"

    "............"

     

     그 뒤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제시간에 도착한 그라스와 에리카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줄도 모른 채.



    "흥,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도 모르고 도망치는가. 소심한 왕녀다. 왕도에 틀어박힌 라이트다운가. 칼이 다 아깝군."

    "읏............"



     무인에게 있을 수 없는 금지된 수단을 주저 없이 사용한 엘든의 도발이 거침없이 전해지자, 그걸 들은 공주의 귀가 움직였다.



    "...... 방금, 뭐라 말했어."



     흔들흔들 흔들리는 머리카락이 에리카의 분노를 표현한다.



    "누가 도망쳤다고 그래 ......? 나는 단순히 도움닫기가 필요했을 뿐이야! 각오해!"



     20미터 정도를 걸어 돌아와서, 어안이 벙벙한 소류와 나란히 섰다. 도움닫기를 마친 에리카도 그 자리에서 거합베기의 자세를 취한다.



     한 호흡만큼 깊게 내쉬고, 엄지손가락으로 칼을 살짝 뺀다.



    "그라스, 나와 소류가 적의 대장을 처리할 테니 나머지는 부탁해."

    " ......!?"



     소류와 그라스가, 깜짝 놀랄만한 배분으로 역할을 분담한 에리카의 말에 눈을 부릅뜨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여덟의 부하들을 그라스가 맡게 된다.



    "아, 알겠습니다 ......"

    "!?"



     그리고 격식을 차리는 그라스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심경을 드러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적절한 배분이라고 생각하고,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남기면서도 수락하는 그라스였다.



     달려 나간 그라스는 벽을 달리고 선두의 엘든을 넘어서, 지시대로 부하들의 중심부로 내려섰다.



     에리카와 소류의 위기감이 겹친다.



     서둘러야 한다. 그라스가 버티고 있는 동안 처리해야 한다. 늦어도 5분 안에 엘든을 쓰러뜨려야 한다.



     하지만.



     막상 전투가 재개되자, 용의 힘을 얻은 엘든은 마력을 사용하지 않는 순수한 신체 능력만으로 인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쿠쟈로의 왕자가 쾌감에 젖어 검을 휘둘렀던 것처럼, 엘든 역시 격렬한 생명력에 취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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