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252화 디아 메이즈(1)

 

　그렇게 힐데와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아침. 나는 그라스 차림으로 갈아입고, 마음가짐을 고용인으로 바꾸고서 호텔을 나섰다.



　우리는 드디어 디아 메이즈에 침입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힐데가르트 님은 무엇을 하러 가시는 거죠?"



　왜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뒤에 있던 일행들이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빚을 받으러 간다. 마담 시절부터 쌓인 빚을 받으려면 지금밖에 없다. 그리고, 맡겨둔 물건도 가져갈 셈이고."

"그랬군요............. 회장님께서 직접 가시다니, 훌륭하십니다."

"신경 쓰지 마라. 지금부터 너희들에게 닥칠 고생을 생각하면 별거 아니지."

"............"



　양산을 쓴 힐데가르트가 올라탄 짐칸을 이끌고, 힐데의 수행원들과 함께 셋이서 사막에 도전한다.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었던 것을............."



　매우 언짢아하는 힐데는, 떨고 있는 수행원들을 다시 한번 곁눈질로 노려보았다.



　사막을 건너기 위해서는 룬클이라는 마물을 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낙타나 코끼리 같은 동물인데, 한 번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을 수 있어 사막 환경에 딱 맞는 동물이다.



　하지만 수행원들의 부주의로 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알트 왕자 일행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도시의 룬클을 모두 데려갔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짐칸과 힐데가르트 회장님을 모시고서, 모래에 파묻힌 짐칸을 질질 끌며 사막을 건넌다는 고난의 행군에 도전해야만 했다.



　내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원래는 죽는다고 ......?



"자자, 나도 밀어줄게."

"............!"

"우왓!"



　갑자기 짐칸의 힐데에게 가슴팍을 잡혀버린다.



"...... 넌 나와 이 녀석들 중 어느 쪽 편이냐?"

"물론 힐데가르트 님이죠 ......"

"그럼 태도로 보여봐. 넌 내 호위니까, 처신 잘하라고."



　풀려나자, 더 혼나기 전에 짐수레를 밀며 사막으로 향한다.



"이런 실수를 한다니,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증거다. 변명도 옹호도 용납되지 않아."

"죄송합니다 ......"

"직경 2킬로미터의 거대한 요새 ...... 그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상대인 거다."



　시작한 그 장소에 환경, 위치, 지형에 상관없이 몇 분 만에 '디아 메이즈'를 구축하는 《대공의 왕좌》.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자는 당대의 스타코트 후작. 베네딕트에 의해 라이트 왕국이 붕괴한 뒤, 귀족파를 이끌 차세대 왕으로 추정되는 인물.





　.........



　......



　...





　황토색 벽과 천장, 보라색 꽃으로 장식된 테이블. 넓은 공간은 후작가의 객실로서도 매우 화려해 보인다.



"ㅡㅡ배치를 지정하겠다고?"



　엔제교단의 '디아 메이즈'의 책임자인 엘돈 치타 대주교는, 어디까지나 지도자가 자신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하얀 교회 기사복 차림의 부하들을 뒤에 거느리고서, 어깨에 걸린 베이지색 긴 머리를 고개를 젓고, 의자에 앉은 남자를 내려다보며 거만한 태도를 취한다.



　가장 중요한 거점인 디아 메이즈를 맡게 된 자신들은 그야말로 엔제교단의 정점이다. 귀족이라는 호칭조차도 초월한 위치에 있는 자신들이 이 모임의 지시를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해야 ...... 그건 내 요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어."



　테라 스타코트 후작이 말했다.



　4년 전부터 당주직을 맡고 있는 젊은 스타코트 후작은, 동안에 당황한 기색을 띠며 변명했다.



"말투가 좀 안 좋았어,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야. 나와 너는 이곳 디아 메이즈의 주인이자 최고 실력자라고?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력하지 않을래?"

"...... 실례지만. 지휘계통을 확립하지 않으면 비상사태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 내 입장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그야 물론."



　표정처럼 시원한 바람이 커튼 너머로 불어와서는, 뒤에서 테라의 하늘색 동그란 머리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