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있는 다섯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려서, 짜증스러움을 내게 여과 없이 전달하고 있다.
"요, 용건이 뭐야?"
[...... 이전보다 숲에 들어오는 녀석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마도구나 무구를 많이 회수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내 마물도 줄어들고 있지]
"늘리면 되잖아? 대부분의 언데드는 본능으로 움직일 뿐, 자아도 없고 죽을 일도 없잖아? 거의 자연 현상과 같은 존재라고 했었잖아."
[자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보는 게야. 방금 이야기는 지당하다. 소멸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다시 늘리는 일은 가능하지. 여기라면 멋대로 늘어나고. 다만 오니 대장도 나도 요즘 일로 바쁘단 말이지]
모리는 인형처럼 우뚝 서 있는 뼈의 마물 스켈레톤을 가리켰다. 아래에는 마술진이 그려져 있어, 왠지 모르게 사악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한 마리 더, 숲의 파수꾼으로 방목해 볼까 생각 중이다]
"...... 뭐하려고?"
[내 마법으로 강제로 '성장'시키는 게야. 내가 잔챙이 마물에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마법을 접하며 자아를 가지게 된 것처럼, 그 녀석들도 어느 정도는 성장할 수 있을 게야]
여기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마법진에 세운 하급 마족 해골을 앞에 두고, 이제부터 진행될 의식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우연히 수백 년 된 스켈레톤이 발견되었네. 이거라면 강화도 가능하겠지. 하지만 평소처럼 내가 의식을 행해도 솔나다를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게야. 그건 특수한 것이니까]
"흐음, 그럼 내가 뭔가를 하는구나."
[뭐, 어려운 걸 부탁하는 건 아닐세. 그저 내가 마술을 발동한 후, 폐하의 쓸데없이 풍부한 마력을 해골에 먹여주면 된다네]
"쓸데없이 않다고. 이제야 제대로 폐하를 하고 있다고."
상대도 대답을 하지 않자, 몰리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마법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곧 진을 그리는 선이 초록색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의식이 시작되었다.
[뭐든 상관없으니 ...... 자, 마법을 해보시게]
"정말이지 ......"
릴리아와 렐가에게 고생해서 그런지, 모리가 나에게 엄하게 대하는 것은 언제나 그렇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는 대로 스켈레톤에 마력을 쏟아붓는다.
커져라, 커져라~ 하면서 마력을 쏟아붓는다.
"............"
[............]
마술진의 덕분인지, 자랑하는 검은 마력이 새어 나오지 않고 스켈레톤에 흡수된다. 스펀지보다도 스펀지. 잘 빨아들이네. 흡수력 대박이다.
"............"
[............]
...
그러고 보니, 이번에 힐데네 상회에서 발매할 신작 칼 '코테츠 마크 II'에 붙일 부록은 무엇으로 할까?
칼의 부록은 죄다 약간의 조언뿐이었으니, 가끔은 멋지게 사케 같은 걸 곁들여 볼까나.
"............"
ㅔ............]
아니, 잠깐만.
음식물은 힐데의 눈이 험악해지겠지. 그럼 안 되겠군. 꿀 같은 건 절대 썩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칼을 샀더니 꿀을 준다니 말이 안 되잖아.
"............"
[............]
.............................. 아, 광고란에서 구매자를 모집해 볼까? 돈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
"............"
...... 힐데가 하찮다며 화낼까? 에리카 공주도 분명 화낼 거야. [뭐야? 글라스에게 칼이란 대체 뭐야?]라고 케케묵은 정론을 설파할 것이다.
알다마다요, 그만두겠습니다. 그냥 잠깐 생각났을 뿐ㅡㅡㅡㅡ
[ㅡㅡ어, 언제까지 계속할 셈인 게냐!?]
"우옷!?"
그, 그랬었지. 나는 스켈레톤의 성장을 위해 마력을 쏟아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꽤 오래 생각했던 것 같지만, 슬슬 마력을 쏟아 붓는 손을 멈춘다.
[주면 준다고 다 성장하는 것도 아니거늘! 언제까지 할 셈인 게야! 소멸할 뻔하지 않았느냐!]
검은 마력의 소용돌이 속을 들여다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리. 귀중한 개체라고 했으니, 낭비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소멸하지 않을 마력의 농도로 유지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자 내 마음의 변명을 눈치챘는지, 칠흑을 날려버리며 새로운 숲의 파수꾼이 탄생했다.
[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