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7. 호, 혹시 나는......숙맥, 인가......?(3)
    2024년 05월 09일 12시 06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사실 시이나는 단 한 번도 내 가족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다.
     물론 적대자에게는 일절 용서하지 않고, 그때의 시이나는 정말 무서웠지만, 필리아와도 어떻게든 사이좋게 지냈으며, 내 부탁을 들어줘서 아모르를 끝장내지 않았다.
     아까도 내가 품고 있던 인물상이었다면, 질투에 미쳐서 필리아를 쫓아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쩌면, 의외로 그저 말수가 적고 외로움을 잘 타는 외톨이 소녀일 수도?
     물론 이런 건 가정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너는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애가 사실은 단순히 말수가 적은 것뿐이라니, 얼마나 억측을 부리는 거냐는 이야기다.
     역시 그건 아니겠지. 만일 그렇다면 소통장애의 화신이잖아.

     아무튼 그런 것이니, 한번 시이나의 진심을 직접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내용에 따라서는, 어쩌면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질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 일단 ...... 그런 느낌으로 ......"

     누워있는 동안 점점 의식이 흐릿해져 갔다.
     점점 생각도 흐려진다.

     그리고 내가 잠이 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음 ......으응 ......?
     뭔가 ...... 괴로운데 ......?

     분명 ...... 조금 쉬려고 침대에 누워있던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
     으으...... 왜 이렇게 숨쉬기 어려운 거야......?

    "...... 드디어 일어났어? ...... 언니......."
    "............ 어 ......"

     눈을 떴을 때, 시선의 끝에는 아모르의 얼굴이 있었다.
     어둠 속에서 요염하게 빛나는 주홍빛이 섞인 눈동자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다.
     어느새 폭풍은 그쳤으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만이 그녀의 모습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다.

    "아, 모르 ......?"

     잠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아모르가 이불을 덮은 내 위에 올라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는 기쁜 듯이 입꼬리가 올라갔다.

    "...... 혼자 잠을 자다니 ...... 너무해."
    "...... 저기 ......"

     불과 몇 센티미터 앞까지 아모르의 얼굴이 다가온다.
     이번에는 조금 불만스러운 듯 뺨을 부풀리고 있는데, 정말 귀엽다.
     처음엔 왜 아모르가 이런 짓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반응에서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

    "...... 혹시 ......같이 자고 싶었던 거야?"
    "응......"

     아모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드디어 나도 이해가 되었다.
     혼자 있는 것이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나는 아모르에게 빈 방을 내주었지만, 아모르의 정신은 아직 어린 아이다.
     동료들에게 외면당하고, 그 동료마저 죽임을 당하고, 혼자서 공포를 견디며 오늘까지 필사적으로 모험가들을 피해 다녔다.
     그러니 분명 아직은 혼자서 외로울 것이다.
     그렇다면 납득이 간다.

     귀여운 여동생이 애교를 부릴 때의 언니의 마음은 이럴까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아모르를 안심시키듯 웃어주었다.

    "후후...... 그럼 같이 잘까. 어서 와, 아모르."
    "............ 응 ......"

     내가 옆을 가리키자, 아모르는 내 위에서 내려와 이불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이불속으로 아모르가 파고드는 형태로 함께 잠을 자는ㅡㅡ그런 미래를 나는 가볍게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모르는 내 이불에 손을 얹은 후,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숨에 벗겨버렸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사이, 아모르는 다시 내 위에 올라탔다.

    "...... 같이 ...... 잘래? 언니."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위에서부터 하나씩 자신의 잠옷 단추를 풀어 나갔다.

    "......!? 아...... 아모르......!?"

     내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아모르는 모든 단추를 다 풀고는 조용히 겉옷을 벗었다.
     그녀의 순결을 상징하는 듯한 하얀 속옷과 요염한 갈색 피부, 그리고 음마의 상징인 문양이 드러난다.

     잠을 잘 때는 속옷 차림으로 잠을 자는 스타일인가 하는 예상이 떠올랐지만, 벗은 이유가 그것뿐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어쩌면, 또 하나 떠오른 최악의 예상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아모르는 자신의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갖다 대며, 그 고운 뺨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더니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 나 ...... 처음이지만 ...... 열심히 할게 ......"
    "!!!!"

     기마 자세로, 아모르는 내 쪽으로 상체를 숙여 몸을 밀착시켰다.
     옷 너머로 닿는 아모르의 몸은 전부 부드러워서, 나는 로리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내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건 ...... 이건 ......!

    "...... 내가 언니를 ...... 기분 좋게 해 줄게."

     야, 야야...... 야스잖아 이거~!?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