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아에게 키스를 당할 뻔한 적이 있었기에, 다행히도 그 의도를 금방 알아차렸다.
음마의 가치관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인간의 가치관, 특히 여자의 첫 키스는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아모르의 그것을 이런 한순간의 실수로 사용하게 할 수는 없어 ......!
나는 키스를 당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아모르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것을 금방 후회하게 된다.
"앗......"
키스를 피하기 위해 얼굴을 돌렸을 때, 대신 아모르의 숨결이 내 귀에 닿았다.
으으......! 내가 직접 만질 때는 괜찮았길래 완전히 잊고 있었지만, 그렇다.
이 몸은 남이 귀를 만지는 것에 매우 민감했다!
어떻게든 목소리를 낮춰서 들키지 않게 하려 했지만 ...... 서로 몸이 밀착되어 있는 지금은 어떤 작은 소리도 다 들리는 것 이다.
애초에 이런 일에 관해서는, 음마인 아모르를 그리 쉽게 속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힉."
아모르는 내가 필사적으로 쾌감을 억누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요염하게, 그러면서도 장난꾸러기처럼 싱긋 미소 지었다.
그리고 다시 내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서 숨결을 불어넣었다.
아까의 아무렇지 않게 숨결이 닿았을 때와는 달리, 의도를 가지고 들이대는 숨결은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소름 끼치는 감각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후후............. 왜 그래? 아직 아무 데도 안 만졌는걸 ......?"
귀를 자극받았을 때의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정면으로 보이게 되었다.
그 사실을 의식하니, 이래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심술궂게 웃는 아모르에게, 나는 제발 그만 좀 해달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호소했다.
눈빛뿐만 아니라 목소리로도 외쳐야 한다는 말은 맞지만 ...... 만약 목소리를 내는 타이밍과 아모르가 숨을 불어넣는 타이밍이 겹쳤을 때, 이번에는 더 큰 소리로 음란한 비명을 지를 것이기 때문에 주저하고 마는 것이다.
물론 그 역시 잘못된 행동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아무래도 그녀는 뭔가를 착각했는지, 내 시선을 더 많은 행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녀는 내게서 몸을 떼어내더니 검지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 그 손가락 끝을 내게 보여주듯 핥아내더니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
침으로 축축하게 젖은 손가락 끝이 창문 너머 달빛에 난반사되어 요염하게 빛난다.
"...... 알고 있어? 음마의 체액 ...... 특히 타액에는 음마 이외의 다른 생물의 흥분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걸."
그 사실을 내가 모를 리가 없다.
어떻게든 필리아와 야한 짓을 하려고, 음마의 추출물이 든 액체 약을 필리아가 마실 예정이었던 주스에 넣은 경험은 기억에 선명하다.
그리고 나는 그 계획을 도중에 실패하여, 결국 내가 그 주스를 마셔야만 했다.
그때의, 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끝없이 솟구치던 성욕의 열기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왜,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 ......?
"피부에 직접 바르면 그 부분을 매우 민감하게 만들고 ...... 체내에 흡수시키면 그 사람의 마음을 기분 좋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릴 거야."
"제, 제발 부탁해 아모르! 그, 그것만은 ......!"
그때 내가 몸에 받아들인 것은, 주스에 넣은 한 방울에 불과했다.
그것도 사람의 손에 의해 가공된 약으로.
하지만 지금 내 귀에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그녀의 손가락에 묻어 있는 것은 그 원액이다.
어떠한 배합도, 희석에 의한 효과의 조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음마의 추출물.
그것을 직접 사용했을 때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지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우선 언니가 좋아하는 귀에 먼저."
나의 간청은 당연히 들어주지 않았다.
조금씩 조금씩, 아모르의 젖은 손가락 끝이 내 귀에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