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 마시멜로 먹고 싶어(3)
    2024년 05월 09일 02시 38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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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예를, 그것도 완전 노예를 사는 인간들은 예외 없이 나쁜 놈이야. 사람의 마음을 무시한 채 자신의 욕망만 채우는 ...... 나도 마찬가지야. 이기적인 욕망을...... 어쩔 수 없는 외로움에 부딪히자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예를 구하는 거야"
    "스승님 ......"
    "...... 평범한 외로움이 아니야. 사람의 존엄성을 빼앗고, 모욕하는 것이 목적이었어. 강압적으로라도 시키는 말만 듣게 하는 것조차도 마다하지 않아. 상대방의 기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 혼자가 아니게 된다면 누구든 상관없었어. 신뢰도 사랑도 없어도 좋았어."

     요컨대 '아무나 좋으니 내 말을 들어주는 예쁜 여자애와 억지로라도 냥냥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진짜 쓰레기다.
     역시 그 사실을 그대로 말하기에는 조금은 망설여져서 약간 우회적인 표현을 썼지만, 그 뜻은 잘 전달되었을 것이다.

     물론 최대한 부유하게 살게 해 줄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야한 일을 시킬 것을 요구할 생각이었던 것은 틀림없었고, 예쁜 여자라면 누구라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 으으으 .......
     필리아의 버려진 강아지 같은 눈이 아파 ......!

     왠지 모르게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입만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처음엔 그래, 그렇게 생각했어. 누구든 상관없다고 ...... 하지만 ...... 필리아를 처음 봤을 때 ...... 내 안에 강한 집착이 싹텄다는 걸 알게 되었어."
    "집착......이요?"
    "...... 음, 뭐랄까, ...... 이 아이가 좋겠다고 생각했어."
    "네 ......?"
    "이 아이 말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필리아가 조금 놀란 기색이었지만, 나는 시선을 낮추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그럼 ......?"
    "마법의 재능 때문이 아니야. 그냥 그 ...... 반한 거지. 너무도 필리아가 매력적이라서..."
    "매, 매력적이요?"
    "...... 필리아를 처음 봤을 때 이미 눈길이 꽂힌 것 같아서 ...... 어쩔 수 없는 외로움을 털어놓을 상대로서, 나는 이 아이를 갖고 싶다고 간절히 원했어."

     ............ 이, 이 녀석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

     아니,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필리아의 그, 너무 풍만하고 모양새 좋은 쌍언덕.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보기만 해도 극강의 부드러움이 전해질 것 같은 그 모습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누구라도 상관없었던 마음이었지만, 이 여자가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넋을 잃고 눈을 떼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만약에 그런 것에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분명 성욕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과는 다른 존재일 것이다!

    "최악인 건 알아. 그래도 나는 너와 함께...... 싶고 ...... 목소리를 듣고 싶고 ...... 너...... 만지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해서 너를 샀어. 나는 ......"

     조, 좋아 ...... 제대로 말했어. 말해버렸다.
     ...... 제대로 말했지?

     너와 함께 (밤새도록 야한 짓을 하고) 싶어!
     너의 (야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너 (의 야한 몸을) 만지고 싶어!

     부끄러워서 표현을 많이 생략했지만, 제대로 전달됐을 것이다!

     심판을 기다리듯 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서, 떨리는 마음으로 필리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필리아가 다시 입을 열기까지 몇 초 동안. 그 시간이 내게는 수십 초인지 몇 분인지 모를 시간으로 느껴졌다.
     그제야 천둥소리도 멈추고, 귀에 거슬리는 빗소리만 방 안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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