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 ......언니라고......불러도, 돼?(2)
    2024년 05월 09일 01시 19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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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왜 그렇게 하는 거야?
     나, 아모르의 등을 제대로 씻겨줬잖아? 시범을 보였잖아.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야?
     혹시 이 방법도 옛날 동료가 하는 말을 엿듣고 따라한 것일까? 아니, 분명 그렇겠지.

     이유야 어찌 됐든...... 위험해.
     이 장면은 여러모로 위험하다 ......!
     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내가 로리콘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뭔가 여러모로 이건 윤리적으로 안 좋은 것 아닌가!?

    "......으음......!"

     어쨌든! 지금은 최선을 다해 모른 척하는 거다!

     그래 ...... 이것은 슈레딩거의 고양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두 가지 이상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사건에 대해, 누군가가 관찰하지 않는 한 어느 쪽이 사실인지 확정할 수 없는 사고실험을 말한다.

     그리고 내가 뒤돌아보지 않는 ...... 다면! 아직 사건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완만한 언덕이 밀착되어 있다는 것도 결국 내 망상일 뿐 ...... 실제로 본 것이 아니란 말이다.
     어쩌면 정말 손바닥의 촉감일지도 모른다. 손가락의 단단함일지도 모른다 ......!
     나는 그 진실을 절대 관찰하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것은 지극히 건전한, 서로의 등을 손으로 씻어주는 행위의 가능성이 계속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등에 닿는 느낌은 모두 손의 느낌입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R18이 아닙니다!
     나는 그 가능성에 체리를 좋아하는 사람의 영혼을 건다!

    "하아...... 응...... 하으......"
    "............"
    "...... 저기 ...... 하나 ...... 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
    "무, 묻고 싶은 거?"
    "너를......뭘로 부르면, 돼......?"

     왜 이 타이밍에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아니, 그러고 보면 확실히 '너'라든가 2인칭으로만 불렀지, 이름으로 불린 적이 없었지만, 하필이면 이때 .......

    "......하아......"

     가끔씩 목덜미에 닿는 뜨거운 숨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름 끼치는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뇌까지 치솟는다.

     이,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더 이상 등 뒤의 감촉에 신경을 쓰면 머리가 이상해진다!
     대화에, 대화에 집중해야만 해 ......!

    "뭐, 뭐라 불러도 괜찮아. 일단 필리아는 스승님으로 부르고, 시이나는 할로짱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럼......하아...... 겹치지 않는, 호칭이 ...... 좋아."
    "그, 예를 들면?"
    "...... 언니라고 ...... 음 ...... 불러도 돼?"

     두근하고 심장이 크게 뛰는 느낌이 들었다.

     언니.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가족처럼 친근하게 느껴져 반가운, 간지러운 호칭.

     하지만 그것은 내 안의 아모르에 대한 인식을 나이 차이가 나는 여동생 같은 존재로 대체하는 것이기도 했다.
     어리고 순진하고,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게 애교를 부릴 것 같은, 그런 이미지.

     그래서 어울리지 않는다. 그 순진해야 할 여동생이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언니.
     순진해야 할 그 호칭에, 숨길 수 없는 열기가 담겨 있다.
     친근함은 배덕감으로, 순수함은 끝없는 유혹으로. 그것은 마치 여러 프로그램이 겹쳐 심각한 오류로 변질된 것처럼, 헛바퀴를 돌던 사고 회로가 고열로 끊기는 것처럼 말이다.

     바로 저기에 매달려 있는 금단의 열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그것의 냄새에 뇌가 흔들리고, 점차 올바른 생각을 빼앗긴다.

    "괜...... 찮아. 그...... 걸로."

     필사적으로 이성을 유지하며 대답을 한다. 작게 중얼거리는 것이 겨우였다.
     그 뒤로는 미친 듯이 빨리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 끝났어 ......"

     무심해지기 위해 필사적으로 자신의 안쪽에만 감각을 집중하고 있는데, 어느새 그런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와서 의식이 번쩍 깨어났다.

    "그 ...... 그래. 고, 고마워, 아모르."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는 나를 이상하게 여겼는지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그녀의 뺨은, 조금 전에 보았을 때보다 더 섹시하게 달아오른 듯 보였지만 분명 기분 탓일 것이다.
     나는 눈치채지 못했어. 그래, 나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눈치채지 못한 것이야. 눈치채지 못했으면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아모르가 내 등을 씻겨줄 때 무슨 짓을 했는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모르는 내가 왜 동요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 아무래도 아모르의 가치관으로는, 지금의 씻는 방법은 평범하게 씻는 방법 중 하나라는 정도의 인식인 것 같다.

    "그, 그럼 욕조에 ...... 들어갈까?"
    "응 ......!"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순진무구하게 빛나는 눈을 욕조로 향했다.
     그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니 실제로도 아무 일도 없었지만?

     ...... 음마라서 그런지, 아모르의 상식은 인류의 상식과 조금 다른 경우가 많다.
     조금씩 인류의 상식을 가르쳐야겠다며, 욕조에 몸을 담그기 전부터 이미 불타오른 듯이 달아오른 얼굴을 수증기로 감추며 나는 남몰래 결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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