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본 사람은 아모르가 아니라 필리아였다.
왜 필리아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이유는 대답한다.
"맞아. 필리아의 옷은 여러 가지로 사이즈가 안 맞을 테고, 그렇게 되면 나나 시이나 것을 입어야 하는데 ......"
"...... 확실히 스승님이나 시이나짱이라면 스승님 것이 더 좋을 것 같네요."
시이나는 현재 아모르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다. 시이나에게 빌린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아모르가 불안해할 수 있다.
필리아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 점을 눈치챘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필연적으로 적임자는 내가 될 수밖에 없다.
...... 왠지 필리아가 부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뭔가 부러워할 만한 요소가 있었을까?
뭐, 필리아가 아모르에게 품고 있는 악감정은 나중에 어떻게든 처리할 생각이니 지금은 넘어가도록 하자.
"그런 거니까, 갔다 와. 장소는 이 식당에 오기 전에 있던 곳인데, 기억나?"
"...... 응."
"그럼 안심이네. 갈아입을 옷은 준비해 놓을 테니 시간은 신경 쓰지 말고 천천히 몸을 담그고 오면 돼."
"응."
"......"
"......"
응, 이라고 긍정한 것에 비해,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아모르의 식기를 치우려고 일어서자 아모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욕실로 향하는 줄 알았던 발이 식기를 들고 부엌으로 향하는 내 뒤를 바짝 따라붙는다.
"...... 저기......"
"......?"
싱크대에 식기를 놓고 다시 정면을 바라보니, 아모르는 "무슨 일이야?"라고 물어보는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은 건 이쪽인데 .......
"그 ...... 목욕하고 싶지 않아?"
"......"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럼 갔다 와. 갈아입을 옷은 제대로 준비해 놓을 테니까."
"응."
"............"
"............"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방금 전까지 있던 곳으로 돌아가면 그 뒤를 바짝 뒤쫓아온다. 화장실로 가려는 기색이 없다.
...... 뭔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일까 ......? 하지만 직접 말하지 못할 이유라도 ......?
아모르의 행동의 의도를 몰라 고민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그녀 쪽에서 입을 열었다.
"목욕 ...... 안 해?"
"어?"
내가 "어?"라고 되묻자, 그것 자체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아모르가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하는 건 아모르인데 ......"
"......? 응. 나는 목욕, 할 거야."
"응. 그러니 갔다 오ㅡㅡ"
"같이 들어가는 거 아니었어?"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필리아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책상 위에 턱을 괴며 멍하니 앉아 있던 시이나가 순간적으로 "!?" 같은 기호를 머리 위에 떠올리는 환상을 본 것 같았다.
아니,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함께? 무슨 뜻이야?"
"무슨 뜻이냐니 ...... 목욕은 누군가와 함께 들어가는 것 ...... 아니었어? 동료들은 귀족을 매료시켜서 같이 목욕을 했다고 자랑했어. 둘이서 들어갔다고 했어."
"아, 아~ 그런 거......"
"그리고 정말 기분 좋았대."
그 기분 좋다는 건, 정말로 제대로 된 목욕의 기분 좋다는 것일까 ......?
"그래서 기대했는데 ...... 혹시 원래는 둘이서 들어가는 거 아니야? 너는 나 혼자 들어가라는 거였어 ......?"
"그럴 생각으로 말했지만 ......"
"............ 같이 들어가 ...... 주지 않는 거야?"
그는 눈썹을 내리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는데, 만약 내가 거절하면 눈물이 적지 않게 흘러내릴 것 같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