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음마는 위험한 존재인 것이다.
단 한 마리라도 마음만 먹으면 한 도시를 붕괴시키는 규모의 무자비한 살육전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차라리 도시에 숨어있는 음마는 이미 퇴치한 것으로 해버릴까?
증거가 없어도, 내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소멸시켰다고 하면 믿어줄 것이다. 그런 마법도 확실히 있다.
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음마 소녀가 지금까지 살던 집에 갇혀 있던 처지였다는 것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걸려 있기 때문이다.
퇴치했다고 거짓말을 하려면, 발견되지 않도록 집 안에서만 생활하게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예전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욕심 같지만, 이 아이가 마음 놓고 밖에서 생활해도 아무 말 안 듣는, 그런 식으로는 할 수는 없을까?
"...... 혼내지, 않아?"
팔짱을 끼고서 앞날에 대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침묵을 깨고 음마 소녀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화를 낸다니, 무엇을?"
"......너는 내가 어린애라고 했잖아. 하지만 나는 어린애가 아니라 ...... 성숙한 음마였어."
"그래. 그런 것 같네"
"같네가 아니라 ...... 내가 마안을 사용한 것 ...... 위해를 가한 것. 너는 내가 어린애니까 용서해 준다고 했잖아 ...... 하지만 나는."
아이가 아니면 화를 낸다. 거부당한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눈동자 안쪽에 두려움의 기색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 모습은, 어떻게 봐도 겁먹은 아이로만 보인다.
여기서 달래주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러면, 아마 이 아이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글쎄. 잠깐 이리 좀 와봐."
손짓을 하자, 음마 소녀는 처음엔 약간 망설이면서도 누운 몸을 그대로 내 쪽으로 다가오게 했다.
그런 그녀의 이마에 손을 뻗었다.
때릴 줄 알았는지 눈을 꾹 감는다.
그런 그녀의 볼기짝을 잡고서 살짝 꼬집었다.
"자, 벌은 끝났어."
"...... 끄, 끝났어?"
"그래. 끝. 아팠지?"
"조, 조금 ......하, 하지만, 이런 거 ......"
왠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이상의 벌을 줄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 아이는 자신이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쁜 짓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성숙한 음마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적당히 속여서, 자신은 그저 어린애일 뿐이라고 과거를 꾸며내면 됐을 텐데 말이다.
제대로 반성하고, 겁을 먹으면서도 자신이 화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앳된 소녀에게 주는 벌은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아니, 이 이상 상처를 주는 것은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나, 나는 ......너한테라면 무슨 짓을 당해도 상관없어. 너는 나를 ...... 받아들여 주었어. 그러니 더 심한 짓을 ...... 해도 괜찮아 ......."
그렇게 겁에 질려서 말해도 .......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지만, 아직 이 아이는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의 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계시처럼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ㅡㅡ이 상황이 ...... 비슷하다.
그 책, 『오크와 여기사』의 한 장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