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4 이세계의 소녀
    2021년 02월 24일 00시 08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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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5/

     

     

     

     어떤 소녀의 경악

     

     

     

     땅끝 마을. 그렇게 불리는 렌브란트 왕국과 가란 황국의 사이에 있는 변두리 마을, 그라드.

     

     그곳이 나의 고향이다.

     

     나는 우연하게도 상당한 마술사의 재능이 있는 모양이어서, 철이 들 무렵에는 간단한 마나를 조작할 수 있었다.

     

     그에 기뻐한 부모님은 마을의 유일한 마술사 할아버지에게 부탁하여, 나에게 마술의 기초적인 지식과 연습방법을 가르쳤다.

     

     11세 생일에는 할아버지의 힘을 뛰어넘고 말아서, 부모님은 날 일류 마법학교에 입학시키기로 결의했다.

     

     그라드는 일단 렌브란트 왕국의 영내다. 그러니, 내가 가는 곳도 렌브란트 왕국의 왕도에 있는 국립 마술학교로 정해졌다.

     

     렌브란트 왕국은 마술적으로는 외국과 비교하면 조금 뒤떨어진다. 그래서, 마술학교는 가능한 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학교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져 있다.

     

     그리고, 그 천 명 정도 있는 학생 중에서도 상위 100명에 들어갈 수 있다면 학교에 다니는 사이의 비용은 일절 들지 않는다.

     

     거기다가, 상위 50위 안의 학생은 랭커라는 실력있는 존재라고 인정되고, 렌브란트 왕국이 직접 고용한다.

     

     그런 학원에서, 나는 어떻게든 50등 대까지 랭킹을 올릴 수 있었다. 50위에서 60위 사이라면 여러 귀족에게서 이야기가 올 때도 있다.

     

     나는 학교 마지막 년도에 몇 번이나 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귀족의 무도회에 참가하여, 이제야 고향의 마을이 있는 백작령의 영주, 비리아즈센트웜즈피쉬 변경백님과 만나는 일에 성공했다.

     

     내가 변경백님의 밑에서 일하고 싶다고 전하자, 비리아즈 변경백님은 기뻐하며 승낙해주었고, 그 자리에서 한곡 같이 추고 말았다.

     

     모두의 주목을 모으고 말아서 부끄러웠지만, 마치 자신이 이야깃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고 말은 것을 기억한다.

     

     학교를 졸업하고서, 나는 곧바로 부모님에게 보고하기 위해 고향으로 갔다.

     

     항상 편지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부모님의 얼굴을 벌써 5년이나 보지 못했다.

     

     돌아오는 사이, 2주일에 걸친 긴 마차의 여행도 전혀 괴롭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뛰고 있었다.

     참고로 마차는 행상인과 교섭하여 탔는데, 내가 호위를 해주겠다고 하자 무료로 탄 데다가 금화까지 받았다.

     

     금화라고 하면 가족이 3개월은 생활할 수 있는 돈이다.

     

     마을에 도착한 나는 의기양양하게 부모를 만나러 향했다.

     

     하지만, 부모와의 재회는 내가 그렸던 것 같은 밝은 것은 아니었다.

     

     "어서오렴, 많이 컸구나."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는 어머니는, 마치 살이란 살을 모두 떼어낸 것처럼 야위고 말았고, 등도 노파처럽 굽어버려서 침대 위에서 상반신을 일으키고 있었다.

     

     "왜, 왜 그래, 어머니!"

     

     난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를 내며 어머니에게 향했다. 그러자, 나의 큰 소리가 몸에 나빴는지, 어머니는 기침을 하며 곤란한 듯 웃었다.

     

     "2년 전부터 몸이 나빠서....혼자서 노력하는 네게 걱정끼치지 않도록 편지에도 쓰지 않았단다. 미안하다."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며 어머니의 등을 가볍게 쓸었다.

     

     보아하니, 아버지도 예전보다 야위고 몸이 작아져버린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를 위해 필사적으로 일하며, 갖은 수를 써서 치료하려고 했을 것이다.

     

     "네가 돌아오지 전에 괜찮아져서 비밀로 하자고 생각했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재빨리 졸업해버렸구나. 조금 더 천천히 공부해도 되지 않았니?"

     

     어머니는 농담처럼 말하고는 즐겁게 웃었다.

     

     난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의 옆에 앉아서는 학교의 일이나 마술의 일, 왕도에서의 생활과,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었던 추억을 많이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어머니. 난 이제부터 백작님이 있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어. 왜냐면, 56등의 실력이니까."

     

     "어머, 대단해!"

     

     "왕도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여행비가 들지 않았는걸? 왜냐면 행상인의 호위를 서준다고 말하며 금화까지 받았으니까."

     

     "어머머, 똑 부러진 아이가 되었네. 이 마을에 있을 땐 낯을 많이 가려서 걱정될 정도였는데."

     

     내가 힘껏 미소지으며 근황을 전하자, 어머니는 정말 즐거운 듯, 때로는 곤란한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상상만 하고 있던 대화다. 왕도에서 고향이 그리워졌을 때, 꿈에서까지 봤던 어머니와의 대화다.

     

     하지만, 전혀 기쁘지 않다.

     

     "어머니, 나 힘냈어...그러니까, 빨리 기운차려...이런 거 싫은걸..."

     

     참을성의 한계가 왔다. 코가 찡 하고 울리고,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게 아니다.

     

     부모님은 곤란하게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견딜 수 없었다.

     

     애처럼 울고부는 내 머리를 아버지가 따스하게 쓰다듬었다.

     

     그 때, 집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발소리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보고 올게."

     

     아버지는 그것만을 말하고서, 집의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문 바깥에서 이웃 사람과 대화하는 아버지의 등을 보고, 난 까닭 모를 불안이 가슴에 샘솟았다.

     

     아버지가 문을 연 탓에 싸움은 보다 확실한 경종처럼 나의 고막을 때렸다.

     

     "아무래도 용병단을 자칭하는 산적이 마을에 쳐들어 오려는 모양이다. 지금, 촌장이 금품과 식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하며 시간을 벌고 있는 모양이다."

     

     아버지는 험악한 표정으로 우리들을 보고 그렇게 말했다.

     

     "시, 시간을 번다니...시간을 벌어서 어떻게 해? 이런 곳에 기사단이 올리 없고, 가까운 마을에 도움을 부르러 가도 때가 맞을지는..."

     

     내가 그렇게 입에 담자, 어머니를 보고 있던 아버지는 내게 시선을 떨구었다.

     

     "...결국, 용병단이 강제로 마을을 점령했을 때를 위해 가질 수 있는 건 갖고서 뒤로 도망치라는 말이다. 물론, 가능성은 낮지만 금품만으로 물러날 가능성도 있고. 일단, 넌 먼저 짐을 최대한 챙기고 마을 뒷쪽으로 향해."

     

     "잠깐,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떻게 해!? 아버지가 어머니를 짊어지고 움직이면 반드시 붙잡힐 텐데!"

     

     아버지의 말에 난 놀라서 반론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의 반론에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흔들었다.

     

     "마을의 반대측에도 용병단이 있을 가능성은 높다. 너 혼자라면 어떻게든 될지도 몰라. 우리들의 일은 신경쓰지 마."

     

     "괜찮단다. 나도 달리는 정도라면 가능하니깐."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짐을 들게 했다. 그 눈동자에는 흔들림이 조금도 없었고, 반드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가 담겨져 있었다.

     

     나는, 아니, 나도....각오를 정했다.

     

     "....알았어. 난 먼저 가서 마을 뒤에서 기다릴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두 사람은 안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나는 화물을 들고 두 사람에게 반드시 오라고 다짐받아놓고서, 먼저 집을 나섰다.

     

     그리고, 난 촌장을 찾으러 달렸다.

     

     "...하지만, 정말로 괜찮은 것이냐? 확실히 그게 가능하다면....아니, 어느 쪽이든, 여부에 관계없이 마을에 있어선 좋은 결과밖에 없겠지."

     

     촌장은 복잡한 표정을 보였지만, 마지막에는 나의 제안에 찬성했다.

     

     

     

     열기를 띈 것처럼 붕 뜬 걸음을 필사적으로 옮겨서, 난 마을에서 사냥을 담당하는 두 남자와 함께 용병단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음, 싸움의 기대 때문에 떨림이 가라앉지 않는구만."

     

     "센 척 하지 마...뭐, 작은 마을이라고 바보취급하는 녀석들한테 본때를 보여주자고."

     

     두 사람의 그런 대화를 들으면서, 나는 용병단의 앞에서 입을 열었다.

     

     미리 말하자고 생각했던 걸 입에 담을 수 있을까.

     

     정신을 차리니 나는 필사적으로 마력을 짜내어 마술을 쏘고 있었다.

     

     수계통의 마술로 위에서 두 번째의 위력을 자랑하는 대군용 마술이다. 이것은 그 학교 안에서도 톱클래스의 마술이라고 자부한다.

     

     다만, 분한 것은 영창시간과 한번 쓰면 마력이 고갈된다는 점일까. 이것이, 내가 50등 이내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걸로 용병단에게 통한의 일격을 입혔고, 모두가 도망칠 시간도 충분히 벌었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고개를 들자, 20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이쪽으로 향해 달려오는용병단 남자들이 보였다.

     

     증오의 눈동자로 노려보는 강인한 용병단들의 박력은, 마력이 고갈된 내게는 짐이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쉽사리 돌파당하면, 어머니가...

     

     정신을 차리니 난 이를 악물면서도 일어나 있었다.

     

     어떻게 해도 승산은 없다. 호위를 해줬던 두 사라도 부상을 입고 말았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든 해야!

     

     그렇게 각오한 순간, 눈 앞에서 갑옷을 입은 남자들이 허공을 날았다.

     

     "괜찮아?"

     

     눈앞의 광경에 절규하고 있자, 귀여운 여자애의 목소리가 났다.

     

     "어?"

     

     보니까, 그곳에는 흰 로브를 두른 금발 여자애가 있었다. 나보다도 약간 연하로 보인다.

     

     "상처는 없는 모양이네요. 저쪽의 남자들은 치료해줄 거니 안심해요."

     

     여자애는 긴장감이 없는 평탄한 음성으로 그것만 말하고서, 시선을 공중에 떠오른 갑옷 남자들에게로 향했다.

     

     돌아보니, 호위를 해주었던 두 사람 쪽에도 금발 여자애가 있었는데 상처에 손을 대며 주저앉아 있었다.

     

     용병단 쪽을 다시 보자, 서 있던 사람이 주저앉은 덕분에 용병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지 알 수 있었다.

     

     믿지 못하게도, 드레스같은 어여쁜 복장의 긴 금발 여자가 맨손으로 갑옷의 남자들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것도, 그 여자는 놀라울 정도의 미인이다. 이 여자들과 자매인 것일까.

     

     "뭐, 뭐야? 뭐가 일어나고 있어? 저, 저 사람은 뭘 한 거야?"

     

     나는 혼란 속에서, 영문을 모른 채 그것만 묻자, 여자애는 작은 얼굴을 갸웃하였다.

     

     "....때렸어."

     

     묘하게 귀엽게 뜸을 들인 여자애의 대답에, 난 절규하며 굳어버렸다.

     

     때리면 사람은 다 큰 어른을 공중에 날려버릴 수 있는가.

     

     망연자실해진 나에게 떨어진 장소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흐음, 괜찮은가? 위험할 뻔 했구나. 그런데, 조금 길을 물어봐도 좋을까. 아, 먼저 이 장소의 나라의 이름같은 것도 들려줬으면 해."

     

     자리에 걸맞지 않은 질문에 내가 귀를 의심하면서 소리난 방향을 보자, 그곳에는 7, 8명의 남녀가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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