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2 첫 외출, 의 준비
    2021년 02월 23일 05시 19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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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3/

     

     

     

     거의 앉지 않는 옥좌에 앉아서, 나는 끌어안고 싶어지는 머리를 강제로 들고서 알현실을 바라보았다.

     

     눈 앞에는 엘레노아, 미라, 카르타스, 로자를 포함한 고참 부하 10명이 옆으로 정렬해있다. 그리고, 그 10명의 등 뒤에는 19명의 부하들이 늘어서 있다.

     

     내가 만든 길드의 모든 멤버다.

     

     여태까지 전원을 세워 본 일은 없었지만, 이렇게 모두의 시선을 똑바로 받으면 역시 긴장된다.

     

     나는 한번 깊게 숨을 내뱉고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시작하지 않으면 누구도 말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이미 들은 자도 있겠지만, 우리들은 길드의 거점인 지아이 성이 통채로, 어딘가 다른 땅으로 이동한 모양이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희미하게 동요하는 기척이 퍼지는 것을 느꼈다.

     

     "먼저 해야할 일은 성의 내외의 안전을 확보. 다음으로는 주변의 조사를 하려고 생각해."

     

     내가 그렇게 입에 담자, 제일 앞 열에서 좌측 끝의 남자가 손을 들었다.

     

     긴 갈색머리를 뒤에서 묶은 처진 눈의 청년이다. 겉보기에 무거워보이는 은색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장착한 그 남자의 이름은 로렐. 개의 수인이고, 머리카락에 숨겨진 자그마한 동물 귀가 머리에 있다.

     

     로렐은 나의 시선을 받자,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입을 열었다.

     

     "에, 주인. 주위에는 각종 드래곤이 날아다니거나 합니까?"

     

     로렐은 그런 농담같은 말을 농담같은 가벼운 어조로 입에 담았다. 하지만, 그 얼굴은 그야말로 진지했다.

     

     "아니, 지금은 몬스터는 안 보여. 왜 그런 생각을 했지?"

     

     로렐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약간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난 아직도 스스로 만든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말하는 모습에 위화감을 가졌지만, 자연스레 대화를 하도록 의식하고 있다.

     

     "그래? 아니, 평소엔 두세 명 정도만 데리고 다니던 주인이, 모두를 모아놓고 상황이나 방침을 가르쳐주다니 상상도 못한 일이라서...아니, 죄송하게 되었수다."

     

     로렐은 내가 물어볼 거라 생각치 못했는지, 약간 당황하면서도 이유를 입에 담았다.

     

     정말 실례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안쪽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이 몇 명 있었다.

     

     ".........아~, 이제부터는, 길드 전체가 협력해서 여러 일을 해나갈 거다. 독단이지만, 전체적으로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니, 미안하지만 모두를 꽤 부려먹게 될 거야. 무리는 시키지 않게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어. 힘을 빌려줬으면 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알현실은 정숙에 휩싸였다.

     

     이런, 이상한 말을 해버린 걸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한 다음 순간, 알현실에는 노성과도 같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목소리의 압력 때문에 발 밑이 진동하는 걸 느끼며, 난 스스로 만들어 낸 캐릭터들을 보았다.

     

     날 빛나는 듯한 미소로 올려다보는 자, 말없이 끄덕이는 자,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듯 울부짖는 자, 그 중에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리는 자 까지 있었다.

     

     "주인님."

     

     놀라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그런 목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소리가 난 방향, 엘ㄹ레노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엘레노아는 자애로 가득찬 미소를 띄우면서, 날 올려보았다.

     

     "물론이에요. 저희들은 주인님을 위해 존재하는 충실한 종이에요. 하지만, 주인님은 무력한 저희들을 몸소 훈련시켜주시거나, 과분한 장비까지 준비해주셨어요. 이제야, 주인님의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을 때는, 또 새로운 종을 훈련시키고 계셨지요. 저희들은 기다리고 있던 것이에요. 주인님의 도움이 될 이 때를."

     

     엘레노아가 그렇게 말하자, 눈물을 그렁거리는 로자가 끄덕였다.

     

     "맡겨만 달라구요! 전 도움이 된다니까요! 스스로 말하기도 뭣하지만, 재주도 좋고 전투쪽 이외에도 여러가지 할 수 있으니까요!"

     

     로자는 그렇게 말하며 캬캬거리며 쾌활하게 웃었다.

     

     미라와 카르타스, 로렐과 다른 멤버도 또한 여러 일을 말했다.

     

     그걸 바라보면서, 난 모르는 사이 긴장했었던 몸의 힘이 빠지는 걸 느끼고, 옥좌의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무심코 미소가 흘러나오는 걸 어떻게든 자제하고, 과대하게 끄덕여보였다.

     

     "모두들, 고마워. 그럼, 바로 지시를 내리도록 할게. 바깥으로 탐색을 나가는 건 No.1에서 50의 멤버까지다. 평소였다면 말도 안 되지만, 이번엔 확인을 위해 10명이서 한 소대를 만들도록 해. 성 내의 조사. 안전확보는 5명이 1소대를 만들어."

     

     나는 그렇게 고하고 일단 각 소대의 리더만 선출하고, 나중엔 기술마다 밸런스 좋도록 분배했다.

     

     "난 엘레노아의 소대와 행동을 같이 할게. 다른 소대는 성을 중심으로 주변 1km의 탐색, 몬스터를 발견해도 여럿이라면 되도록 손대지 마. 한 마리라면 먼저 원거리에서 공격해서 대상의 강함을 측정해."

     

     내가 성 밖의 탐색을 나가는 소대를 향해 그렇게 말하자, 전열의 50명이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성 안의 조사는 각 소대마다 담당 장소를 정할게. 두 소대는 전망탑의 감시를 교대로 해. 나머지는 놓치는 일이 없도록 의논해서 정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앞에서 6열째 이후 사람들이 대답했다.

     

     "저기, 하나 여쭤봐도 좋을까요."

     

     문득, 모두의 대답 후에 뒷열 정도에 선 긴 흑발의 미녀가 손을 들며 말했다. 미녀의 얼굴에는 커다란 삼각형의 귀가 붙어있었다.

     

     부드러워 보이는 소재같은 푸른 밑바탕에 흰 무늬가 배합된 복장에, 엉덩이 즈음에서 긴 털이 난 꼬리가 돋아나 있다. 여우 수인인 소아라다. 복장의 위에서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의 일부를 강조한 고혹적인 몸매가 특징이다. 뭐, 솔직히 너무 심했다고 말할 수 있는 에로함이다.

     

     "뭐지?"

     

     난 너무 낮춰부르지 않도록 의식하며 소아라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소아라는 희미하게 입가를 올리고는, 손 바닥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듯한 몸짓을 하였다.

     

     "님의, 그쪽의 방은...어떻게 할까요?"

     

     소라라는 생각났다는 태도로 그렇게 말하면서, 나의 등 뒤를 가리켰다. 옥좌의 뒷쪽에 있는 다다미방이다.

     

     "...그렇지. 소아라, 네 소대가 담당해. 이 알현실도 구석구석까지 조사하고."

     

     내가 그렇게 명령하자, 갑자기 알현실이 술렁였다.

     

     이곳저곳에서 소아라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와중, 소아라는 유쾌함을 억누르는 듯 입가를 구부리며 머리를 숙였다.

     

     "맡겨주세요."

     

     왠지 볼을 상기시키며 젖은 눈을 보이는 소아라에게서 도망치는 듯 시선을 돌린 후, 나는 옥좌에서 일어났다.

     

     "다 됐다! 자, 행동을 개시하자고. 엘레노아, 소대를 모아."

     

     "예!"

     

     내가 호령을 하자, 엘레노아는 곧바로 내가 골랐던 멤버을 불러내어, 나의 주변에 모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지시한 각 소대도 모여서 리더가 말을 걸고 있었다.

     

     "좋아, 모였구나. 지금부터 향할 곳은 성을 나가서 정면, 숲의 저편에 있는 평원이다. 잘 되나면 사람의 마을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를 테니까."

     

     뭐, 이랬는데 미개척의 섬이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모두의 대답을 들은 나는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흔들어 의식을 전환했다.

     

     어느 쪽이든,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난 엘레노아 일행의 얼굴을 확인하고, 거점 안에서의 전이를 실행했다.

     

     "그룹전이, 정문."

     

     내가 그것만 말하자 순식간에 배경이 변화했다.

     

     눈 앞에는, 높이 15미터는 될 거대한 금속제 문이 있다. 장엄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백과 은의 문의 좌우에는 더러움 하나 없는 새하얀 성벽이 이어져있다.

     

     내가 문에 다가가자, 문은 진동이 전해지는 듯한 중저음과 함께 제멋대로 거점 바깥을 향하여 열려졌다.

     

     열린 문의 저편으로 보이는 깊은 삼림과 뿌옇게 보이는 뾰족한 산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엘레노아 일행을 뒤돌아 보았다.

     

     "그럼, 탐색은 다른 소대에 맡기고, 우리들은 달려가기로 하자."

     

     왠지 얼빠진 지시를 한 나를 보고, 엘레노아 일행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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