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5. 스승님의 수많은 큐트차밍포인트의 하나이기는 하지만요......(6)
    2024년 04월 13일 22시 38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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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은 그 아이에게 등을 돌리고 도망친 나를 웃으며 반겨주었던 그 아이가, 그런 식으로 짐을 짊어지게 하는 짓을 말할 리가 없잖아."

     모순이었습니다.
     구원을 원하고 있었을 텐데. 그 때문에 제자를 삼으려고 결심했을 텐데 ...... 그 제자에게 원하는 말을 하지 않다니........

     하지만 들을 필요도 없이, 그런 이유는 바로 알아차렸습니다.
     리무자드 씨의 말대로, 스승님께서 일부러 나를 괴롭힐 만한 말을 하실 리가 없으니까.
     설령 모순이 있더라도, 그렇게 되어버리는 거예요. 스승님은.

     내가 스승님을 처음 만난 날 ...... 스승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혼자가 외롭고, 허전하고, 채워지지 않아서 나를 구매했다고.
     그리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도 혼자였기 때문에 알아요라고.
     스승님을 껴안으며, 이제부터 제가 당신 곁에 있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스승님이 말하는 외로움의 이유를. 허전함의 이유를.
     불사의 저주. 영원한 고독.
     모두가 나보다 먼저 죽는다. 소중한 사람이 계속 떠나고, 어느새 진정한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져서 ...... 세상에서 혼자 남게 된다.
     그 고통을, 절망을, 아무것도 몰랐다.
     그런데도 가벼운 마음으로, 똑같다고, 말해 버렸습니다.

     그날, 그때 스승님은 고맙다며, 웃어주셨습니다.
     하지만 ...... 하지만.
     어쩌면 스승님은, 사실은 계속 .......

    "...... 그날. 나는 그 아이가 나의 저주를 대신 짊어졌다는 것을 이해하고 ...... 내가 맛본 절망을 언젠가 그 아이도 맛보게 될 것을 알고서, 정말 무서워진 나는 도망쳤어. 너와 함께 있고 싶다며 ...... 손을 내밀어준 그 아이에게 등을 돌리고서 ...... 멀리멀리,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으로 도망쳤어."

     모두가 침울하게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마치 죄를 고백하듯 리무자드 씨는 말합니다.

    "어두운 어둠 속에서 홀로 ...... 나는 당장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원래는 그러기 위해 그 아이를 키웠고. 이제 죽을 수 있으니 죽고 싶으면 죽으면 돼. 죽으면 이런 의미 모를 고통도,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함도, 후회도, 죄책감도 ...... 모두 사라진다. 편해진다. 그렇게 생각했지 ......"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자조 섞인 웃음을 짓습니다.

    "...... 하지만 못 했어. 아무리 자해해도 죽기 직전이면 항상 그 아이가 해준 말이 떠올랐어. 그 아이가 내게 건넨 말 한마디가, 그 미소가 ...... 그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계속 내 마음을 사로잡아 ...... 나를 살아있게 해 줬어."
    "요정님 ......"
    "몇 년 동안 그렇게 지내다가 ...... 드디어 깨달았어. 나는 아직도 그 아이와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을. 느긋했던 그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아하하, 새삼스럽지 ...... 하지만 그때 처음으로 나도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 아이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 예전의 나와는 달리, 리무자드 씨는 이해하고 있는 거겠죠.
     스승님이 말씀하셨던 외로움의 이유를. 허전함의 이유를.
     그 고통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는 그녀만이 진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 절망은 원래 리무자드 씨의 것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떠맡기는 형태로 도망쳐 버린 그것과 마주하기 위해, 그녀는 스승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슨 짓을 당할 것도 각오하고 있었어. 그 아이는 나를 위해 그런 일을 해줬는데, 나는 그런 아이의 마음을 모른 척하고 제멋대로 도망쳤으니 원망할 수밖에 없지. 오히려 나는 원래 그 아이 곁에 있을 자격조차 없어. 어떤 끔찍한 짓을 당해도 ...... 받아들일 생각이었지만."
    "언니는 ...... 그런 짓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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