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2. 할로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 알고 싶어(4)
    2024년 04월 12일 05시 44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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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왜 이렇게 ...... 이상하게, 움직여 ...... 으, 으으 ......!"

     보아 하니, 리자는 무언가에 집중하는 듯 눈을 감으면서 얼굴에 홍조를 띠고 있다.

     리자는 말했다. 이 촉수와 리자의 감각은 연결되어 있다고.
     이 마법은 아마도 요정으로서의 작은 몸으로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는 리자가 일부러 이런 때를 위해 준비한 전용 마법일 것이다.
     그래서 아마, 이 촉수는 리자의 손과 손가락과 같은 것.
     이 불쾌한 움직임도 리자가 이런 식으로 나를 만지고 싶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다.

    "리, 자 ......"
    "누군가가 나를 만지거나, 내가 만지는 것 ...... 그런 건 정말 기분 나빠서 견딜 수 없었지만 ...... 후후. 좋아하는 사람이 상대라면 이렇게나 기분 좋은 거구나."

      ㅡㅡ할로의 일이라면 뭐든 알고 싶어.
     그 말에는 거짓이 없었던 것 같다.
     기어 다니는 것 외에도 촉수 끝으로 허벅지나 배를 꼬집거나 겨드랑이를 쓰다듬기도 한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 온다.

     그렇게 촉수에 마음대로 당하는 느낌은, 마치 촉촉하게 젖은 혀로 핥아주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실제로는 그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손이나 손가락이 아니라 촉수다. 이 촉수 ...... 특히 끝부분. 이것은 분명 리자에게는 혀이기도 하다.
     어쩌면 촉각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까지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아니, 물론 원래부터 부끄럽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부끄럽다.

    "앗 ...... 하아, 응 ......"

     가렵고, 답답하다. 그런데도 몸이 알아서 반응하여 점점 뜨거워진다.

     으으......, 옆에서 아모르가 자고 있는데.......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억누르며, 바로 옆에 있는 아모르를 힐끗 쳐다본다.
     그녀는 이 소란에 깨어나지 않은 듯, 여전히 편안히 잠든 표정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아모르에게만은 절대 보여줄 수 없다.

    "리, 리자.......제발 그만해......."

     마법이 봉인된 상태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아모르를 깨우지 않도록 낮은 목소리로 간절히 애원할 뿐이다.

    "하지만 할로, 이런 거 싫어하지 않지? 예전에 나와 함께 있을 때도 가끔 내가 없을 때 혼자서 몰래 야한 짓을 한 적도 있었잖아."
    "읏......! 그, 그런 일은 ......"
    "뭐, 사실은 가까이 있었지만. 모습을 드러내면 과잉 반응해서 귀찮을 것 같아서 적당히 모른 척하고 있었거든."
    "...... 아, 아으 ......"

     설마 들켰을 줄은 몰라서, 부끄러움에 얼른 눈을 돌렸다.

    "그나저나, 그 수인 계집 ...... 시이나였나? 그 애가 졸고 있을 때도 혼자서 두근거리고 있었지? 후후, 나도 알아. 할로는 여자애를 좋아하지?"
    "그, 그건 ......!"
    "숨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그런 것에 편견이 없으니까. 오히려 요정으로 태어난 것을 이토록 후회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야. 인간이든 엘프든 수인이든.......할로와 같은 체격의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면 할로와 더 직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었을 텐데............."

     리자는 정말 아쉬운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그만큼 내가 할로를 많이 기분 좋게 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인간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 이런 식으로, 마법을 구사해서 말이야."
    "그, 그 마음은 기쁘지만 ...... 이런 건 원래 합의해서 해야 하는 일인데 ......"
    "...... 그럼 할로, 나랑 이런 거 하기 싫은 거야 ......?"

     촉수의 움직임이 멈춘다.
     리자는 매우 불안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여기서 분명하게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면, 분명 리자는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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