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2. 할로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 알고 싶어(2)
    2024년 04월 12일 05시 42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나도 ...... 언니랑 함께 이불에 들어가면 따스해서 ...... 매번 금방 잠이 들어 ......이러다 못 일어나게 될지도."

     가볍게 눈을 비비며, 조금은 어눌한 말투로 아모르가 말한다.
     눈빛도 어딘지 모르게 흐릿하여, 한번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은 표정이다.

     리자는 우리의 대답을 듣고 턱에 손을 대며 침묵했다.

    "...... 혹시 두 사람은 항상 이런 식이야?"
    "응, 그런데 ......"
    "...... 흐음. 그래, 그렇구나. 알았어. 그럼 괜찮아, 불 꺼도 돼."
    "그래 ......? 그럼 끈다?"

     다시 한번 확인하자, 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 혹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가?
     왜냐면 리자가 이 집에 온 지 아직 하루밖에 되지 않았다.
     리자는 계속 나를 찾아다닌 것 같았으니, 할 얘기가 쌓여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좀 미안한 짓을 한 걸지도 .......
     하지만 괜찮다. 이제부터 리자도 함께 살게 될 테니 이야기라면 언제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일 또 둘이서 마음껏 이야기하자.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침대 옆 램프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언니 ...... 요정님 ...... 잘 자요......"
    "잘 자, 아모르."
    "...... 잘 자."

     방 안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조금 지나자, 아모르가 조용한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램프를 껐지만, 달빛이 살짝 비쳐서 바로 옆에 있는 아모르의 얼굴 정도는 볼 수 있다.
     기분 좋게 잠든 그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흐아아암 ......"

     서서히 밀려오는 잠에 몸을 맡기며 나도 눈꺼풀을 감았다.
     기분 좋은 온기에 휩싸여 조금씩 의식을 내려놓는다.

     .......
     .............

    "............로.........할...... ...로......"

     .................. 음......。
     ...... 음, 으응?

    "...... 리자 ......?"

     잠들기 직전,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게슴츠레 눈을 뜬다.
     아니나 다를까, 목소리의 주인공은 리자였고, 내 눈앞에 둥둥 떠 있었다.
     꺼두었던 침대 옆 램프도 어느새 다시 켜져 리자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후후, 깨어났어?  아모르는 그렇다 쳐도 할로가 잠들기엔 아직 이르잖아."
    "아직 이르다니 ...... 리자 ...... 무슨 일이야 ......? 역시, 더 이야기하고 싶었어 ......?"

     졸음이 너무 심해 드문드문 이어지는 말투가 되어버렸다.

     리자는 마치 지금부터 뭔가 즐거운 일이 시작될 것 같은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할로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아. 지금도 내가 이렇게 내 의지로 살아갈 수 있는 건 할로가 있었기 때문이니까. 그래서 할로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음...... 그럼 내일...... 많이 얘기해 줄 테니까...... 일단 지금은.... ...자게 해 줘......"
    "안 돼. 기대하게 해 놓고 막판에 미루다니, 너무 심하지 않아?"
    "그건 ...... 미안하다고 ...... 생각해, 하지만 ......"
    "후후. 생각만으로는 안 돼. 그런 걸로는 만족할 수 없어. 할로에게 기대하게 한 만큼의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겠어."
    "책임 ......? 뭘 ...... 응? ...... 으으응?"

     졸려서 뒤늦게 알아차렸지만, 무언가 이불속에서 기어 다니는 기척이 느껴진다.......
     그런 의문을 품은 직후, 그 기어 다니던 무언가가 갑자기 내 몸을 덮쳤다.

    "꺅!?"

     그것은 나에게 저항할 틈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나를 구속했다.
     옷 너머로 느껴지는 나를 묶은 그 존재의 감촉은,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뱀처럼 가늘고 가늘고 부드러우면서도 끈적끈적하고, 약간 축축한 느낌이다.

     공포가 밀려오는 감각으로 단숨에 정신을 차렸다.

    "뭐, 뭐야 ......!"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