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두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에는 내가 입을 열었다.
"그거라면 괜찮지만 ......"
"그럼 리자가 아모르의 등을 씻겨 주면 안 될까?"
"...... 뭐? 아까 그 아이의 등은 아까 할로가 씻겨주지 않았어?"
"아모르한테는 미안하지만, 사실 제대로 씻기지 못했을지도 몰라. 아모르를 더러운 채로 놔둘 수는 없고, 모처럼이니 리자한테 봐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
"...... 언니 ......"
"...... 알았어. 할로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게 해줄게."
아모르와 리자 모두 뭔가 눈치챈 것 같았지만, 그걸 굳이 지적하지는 않았다.
리자는 욕조 가장자리에서 훌쩍 날아오르더니 비누와 스펀지를 마법으로 떠오르게 하여 아모르의 뒤로 이동했다.
"마법으로는 힘의 조절이 잘못될지도 모르니까. 별 수 없으니 내가 이 걸로 직접 씻겨줄게."
"그래. 고마워, 요정님."
"...... 됐어, 할로가 부탁한 것뿐이니까."
좋아하는 아모르에게 퉁명하게 대답하면서, 리자는 자신의 키만 한 스펀지를 양팔로 들고서 아모르의 등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참고로, 요정인 리자는 평소에도 마법을 구사하며 지내는 탓에 마법의 제어는 항상 완벽하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손발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절대로 힘을 잘못 주는 일은 없다.
결국 힘의 조절을 언급한 것은 정말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 것뿐인데, 이를 폭로하게 되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리자가 화를 낼 것 같아서 입술을 꾹 다물고 참았다.
...... 리자의 츤데레 같은 서투름이 흐뭇해서 입꼬리가 살짝 풀린 느낌은 거부할 수 없었지만.
"요정님은 언니와 같은 마법사야?"
세 사람이 욕조에 몸을 담글 즈음에는, 아모르와 리자 사이에 있던 어색한 분위기도 사라졌다.
요정 리자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그런 호기심 가득한 눈빛에, 리자는 언제나처럼 가볍게 코웃음을 친다.
"그래, 나는 마법사이며 동시에 마술사지."
"마법사와 마술사는 뭐가 달라?"
"마법사는 그냥 마법을 사용하는 녀석. 마술사는 마법을 창조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녀석. 마법사는 많지만 마법의 전문가인 마술사는 그리 많지 않아."
"그렇구나. 그럼 요정님은 그 흔치 않은 마법의 전문가로서 ...... 지금까지 다양한 마법을 많이 만들어 왔구나. 요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어."
"...... 별거 아니야. 그냥 남들보다 쓸데없이 오래 살았을 뿐인걸."
리자는 겸손해했지만, 사실 리자가 마술사로서 개발한 마법은 모두 유용하다.
예를 들어, 내가 외출할 때 즐겨 사용하는 전이 마법 같은 것도. 원래는 리자가 발명한 것이다.
아는 장소의 좌표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마법. 만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이 세상의 모든 곳을 보았을 리자에게는 나보다 더 유용한 마법일 것이다.
이 외에도 리자는 수많은 마법을 개발해 왔다.
원래 요정 자체가 육체가 약하기 때문에, 일상 동작의 대부분을 마법으로 보완하는 종족이다.
그냥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날개를 통한 중력의 마법으로 부유하는 것처럼, 요정에게 마법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팔다리 그 자체다. 요정만큼 마법을 가까이 두고 있는 생물은 없다.
리자는 자기가 만든 마법을 스스로 전파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지금 이 시대 인류에게 전해지는 마법 중에는 리자가 만들어낸 마법이 다수 섞여 있다.
그것들은 거의 모두 리자가 자신의 저주를 풀 수 있는 마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마법을 가르쳤던 이들이 남긴 것들이다.
리자의 말대로, 허투루 오래 살지는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오래 살아 ......?"
내 스승인 리자를 내심 자랑스러워하는 내 옆에서 아모르 은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기울였다.
그리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의문을 던졌다.
"요정님은 혹시 할머니야?"
"......"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도, 마치 얼어붙은 듯 리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아모르는 그저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 딱히, 나도 내가 젊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럼, 역시 할머니야?"
...... 리자의 눈가가 씰룩이고 있다 .......
질문을 던진 사람이 아모르여서 다행이었지만, 만약 필리아가 그랬다면 리자는 분명 격렬한 분노를 드러냈을 것이다 .......
하지만 역시 리자는 아모르에게만큼은 강하게 말할 수 없는 모양인지, 이 자리에서 분노의 함성이 울려 퍼지지는 않았다.
대신 호소하듯 아모르에게 몸을 바짝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