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0. 제대로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었네요 ......?(5)
    2024년 04월 12일 02시 22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그런 것들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진행하는 지금의 필리아는, 훌륭한 마술사 중 한 명이었다.

    "자, 여기까지. 시간 됐으니까, 술식에서 손을 떼...... 어이. 무시하지 마."
    "네? 앗."

     어느새 리자가 제시한 40분이 지나고 있었다.
     완전히 집중하고 있던 필리아는 처음에는 리자의 부름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리자가 필리아의 시야에 들어오자 깜짝 놀란 듯이 고개를 들었다.

    "시, 시간 되었나요?"
    "그래. 그러니 손을 떼."
    "아뇨, 저기, 여, 여기를! 여기의 술식을 바꾸면 더 좋아질 거예요! 그러니까 적어도 그 정도만 더......"
    "안 돼. 떨어져. 지금 당장."
    "...... 우, 우우."

     리자의 강한 어조로 지적을 받자, 필리아는 마지못해 마법진 곁을 떠났다.
     리자는 필리아가 손을 댄 마법진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고서, 그 옆에 필리아에게 과제로 제시했던 마법진을 다시 한번 그려 넣었다.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니 마력 효율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리자가 과제로 낸 것에 비해 약 40% 정도 마력 소모가 줄어들었다.

    "그럼 발동할게. 잘 봐. 플레임 버스트."

     리자가 두 개의 마법진을 해제하자, 각각의 전방에 폭염이 발사된다.
     마법진이 효과를 발휘하는 속도는 필리아가 개조한 마법진이 한 박자 빨랐다. 게다가 폭염의 규모도 20% 정도 상승했다.
     처음으로 이 정도의 개선을 할 수 있는 것은 필리아의 재능임에 틀림없다.

     다만 .......

    "그리고 ...... 이것이 원래의 완성된 술식."

     두 개의 마법진과 그 효과가 사라지자, 리자는 세 번째 마법진을 공중에 그려냈다.
     그 술식의 완성도는 방금 전 구축한 두 개의 마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아 ......"
    '터져라, 플레임 버스트."

     세 번씩 발사된 폭염이 공중의 산소를 태우며 터뜨린다.
     제작 난이도, 소비 마력, 효과 속도, 마법의 규모.
     모든 면에서 리자가 과제로 제시한 초기 술식은 물론, 필리아가 방금 전 수정한 술식을 쉽게 능가했다.

     그렇다고 해서 리자가 만들어낸 마법이나 술식이 특별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리자가 발동한 이 플레임버스트라는 마법은 리자가 직접 만든 것도 아니고, 수많은 마법서에서 볼 수 있는 중급 마법일 뿐이다.

     필리아는 리자가 비효율적으로 만들어낸 술식을 개량해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원래의 술식에 비하면 어차피 장난 정도의 범위에 불과했다는, 그저 그런 이야기일 뿐이다.

    "알겠지? 기존의 마법을 사용하는 것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의 차이. 마법사와 마술사의 차이를."
    "...... 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술식을 바꿀 수 있었더라면, 저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차이가 있었을 텐데 ......"
    "그래. 하지만 이런 마법은 어느 정도 마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어. 너라면 머지않아 무영창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 마법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것은 마법을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그 술식의 최적화라고도 해."

     마법을 만드는 것과 사용하는 것의 차이.
     실제로 술식에 손을 대어보고서 그 어려움을 깨달은 필리아는, 리자의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필리아를 보고 리자는 코웃음을 치더니, 정원 안쪽으로 손을 내밀어 먼 곳에 마법으로 흙벽을 만들어냈다.

    "어떤 마법이든 상관없어. 저쪽을 향해 쏴봐."
    "...... 알겠습니다. 아이시클, 랜스."

     지난번 특훈의 복습으로서 40분 전에도 사용했던, 얼음 창을 발사하는 중급 마법.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 마법은, 특훈을 시작할 때 리자가 말했던 대로 마법의 완성도 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는 마법이다.
     얼음 창은 리자가 만든 흙벽을 쉽게 관통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리아의 표정이 밝아지지는 않았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