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그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와 만난 숲 속에서 살았다.
거기서는 몬스터의 생태만 주의하면 다른 잡다한 일에 휘말릴 염려가 없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마법을 쓸 수도 있다.
물론 그 사이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모두 마법으로 해결했다.
마법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마법으로 식량을 확보하고, 마법으로 그것들을 가공하고 조리하고, 마법으로 몸을 씻고, 마법으로 결계를 쳐서 외부의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또한 마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잠을 청하고........
그런 환경 속에서 지내면서 나의 마법 실력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갔다.
"그 아이는 내 이름을 지어준 부모이기도 해. 할로 할로리 할로할로린네라는 이름, 꽤 이상한 이름이지? 왜 그런 이름이냐고 물었더니, 이름을 갖고 싶어 하던 나에게 그 애가 대충 지어준 거래."
"네에 ......? 저기 ...... 스승님은 그 분과 친하게 지냈던 거죠?"
"음~ ...... 필리아한테는 친하다고 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고나 할까 ...... 나는 그 애를 꽤 좋아했지만, 그 애는 아마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을 거야......"
"그래요......? 왠지 좀 쓸쓸하네요......"
"후후, 그렇지 않아. 그런 아이였기 때문에 나도 부담 없이 함께 할 수 있었어. 게다가 그 아이는 걱정이 많아서 말이야. 내가 언제 죽을지 몰라서 사시사철 곁에 있어줬어."
아침에 일어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마법을 수련할 때도, 목욕을 할 때도, 밤에 잠을 잘 때도 그녀는 항상 내 곁에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인류를 상당히 연약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도가 지나친 걱정스러움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 이봐, 너. 잠깐 거기 누워 있어. 수행? 중단해! 그런 건 됐으니까! 빨리 거기 누워!"
예를 들어, 마법의 여파로 먼지가 날릴 때 조금만 기침을 해도 심각한 질병이 의심되어 그녀의 마법으로 정밀 검사를 받거나.
"뭐 하는 거야 ...... 가뜩이나 위험해서 눈을 뗄 수 없는데, 이런 걸로 죽으면 안 되잖아. 하아......"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한 순간 순식간에 바람의 마법에 의해 구출되고, 혹시라도 머리를 부딪히면 죽을 수도 있으니 발밑을 조심하라는 한숨 섞인 설교를 듣기도 한다.
"잠깐만. 그 감자 너무 크잖아. 좀 더 잘게 썰어서 먹어. 뭐? 이 정도면 괜찮다고? 말대꾸하지 마! 됐어 내가 자를게!"
식사 중에 목이 막히지 않게 잘 씹어서 먹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 아이 우리 엄마라도 되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참고로 감자는 잘게 썰려 있었다.
혼자서 낯선 세상에 내던져진 몸이었지만, 그런 나날들 속에서는 불안과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그 아이는 분명 나를 좋아하지 않았으니, 뭐라고 했다간 '지겨워' 라며 쫓아낼 것이 뻔히 보였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
나는 진심으로 그 아이에게 고마워했고, 언제나 거짓 없이 자신에게 정직한 그녀를 존경했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그 꿈을 이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 그리고 그 아이가 지금까지 마법을 가르쳤던 그 누구도 도달할 수 없었던, 그 아이의 간절한 소망과 갈망을.
"...... 그래도 나는 그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 줄 수 없었어."
"할 수 없었다니요...... 잘 모르겠지만, 그 아이는 마법에 능통한 스승님께 무언가를 해 달라고 한 거죠? 스승님조차도 불가능했던 건가요 ......?"
"그래, ...... 할 수 없었어. 그 아이의 손을 잡은 날에 약속을 했는데 ...... 나는 도저히 할 수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