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1. 언니의 가슴속......정말, 기분 좋아(4)
    2024년 04월 08일 12시 06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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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지의 전승이나 문헌에서 《전》으로 불리는 이단의 요정 ...... 그게 스승님의 스승님이고, 그 이름이 스승님의 이명의 유래가 된 거죠?"
    "............"

     그, 그랬어? 내 마법의 스승이 요정이기는 하지만 .......
     근데 난 그런 이야기는 몰라. 그 아이는 뭐야? 다른 사람들한테 《전》이라고 불렸었어?
     그런 이야기, 나 그 애한테서 그런 이야기 들은 적 없는데?

    "......저기, 아닌가요? 스승님."
    "어......아, 
    아니 ...... 그래, 맞아. 음...... 잘도 알아맞췄네 ......"

     여기서 솔직히 모른다고 대답하면 스승으로서의 위엄 같은 것이 사라질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해 아는 척을 했다.

     그 아이가 아닐 가능성도 조금은 있지만, 뭐, 그 아이를 가리킨다 생각해도 틀림없을 것이다.
     그 아이가 알려주지 않은 이유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 아이는 남에게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 남들이 뭐라고 부르든 말든, 털끝만큼의 관심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구나 ...... 전이 대체 뭐냐고 계속 생각했었는데, 그 아이를 말하는 거였구나 .......
     ...... 그 아이도 꽤나 부끄러운 이름이 지어졌네.

    "스승님. 저, 시이나짱한테 
    들었어요 ...... 스승님은 자신의 이명을 언급할 때 어딘지 모르게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
    "그...... 그랬었나?"
    "네. 스승님은 분명 
    그때 ...... 스승님의 스승님을 생각하고 계셨을 거죠? 그래서 그런 표정을 ......"

     뭐, 잠깐만요. 얘기를 따라가지 못하겠어.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그게 대체 언제적 얘기야?
     시이나가 함께 있고, 최근 이명에 대해 언급된 타이밍이라고 하면 ...... 아, 혹시 저번에 길드 마스터를 만나러 갔을 때인가?

     아니, 그때는 전(全)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 칭찬해 줘서 기분이 좀 미묘했던 것뿐인걸?
     특별히 깊은 의미는 없었는데 .......

     ...... 그보다 혹시 그 때문에 내 이명에 대해 길드 마스터에게 물어보러 갔던 거야?
     완전히 착각이라서, 왠지 좀 미안한 느낌이 .......

    "스승님께서 예전에 시이나짱 말고도 친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분과는 지금은 조금 멀어져 
    버렸다고 ......"
    "아, 
    아아 ...... 말했었지."
    "그건 스승님의 스승님이 맞나요?"

     어딘지 모르게 진지한 눈빛으로 필리아가 나를 쳐다본다.
     질문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확신에 찬 색채를 띠고 있다.

     뭔가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고,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 이야기의 흐름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요컨대 필리아가 내 마법의 스승에 대해 물어본 것은 나를 걱정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후후."
    "스승님 ......?"

     한 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조금 오해한 것 같지만 ...... 그래.
     나를 걱정해 준 것은 솔직히 기뻤다.

    "그래. 맞아. 바로 그 멀어져 버린 아이가 내 마법의 스승님이야."
    "...... 스승님. 제발 들려주실 수 있나요? 그 스승님의 
    스승님 ...... 큰 스승님에 대해서요."
    "...... 글쎄. 그 아이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잘 못 할지도 
    모르지만 ...... 알았어. 필리아가 원한다면 얘기해 볼까. 나와 그 아이 사이에 있었던 일을."

     나를 생각해 주는 필리아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필리아의 입에서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눈꺼풀을 감고 추억에 잠기듯 떠올린다.
     항상 언짢다는 표정으로 입을 삐죽 내밀던, 마치 방약무인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구체화한 듯한 소녀를.
     그 아이와 함께 보냈던, 둘만의 시끌벅적했던 매일을.

    "...... 그건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의 일이었는데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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